현직 검사의 '쿠팡 사건' 외압 폭로?...대검 감찰은 다섯 달째 무소식

현직 검사의 '쿠팡 사건' 외압 폭로?...대검 감찰은 다섯 달째 무소식

2025.10.19. 오전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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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직 부장검사가 국정감사 증인석에 나와 눈물을 쏟으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해당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지휘부의 외압이 있었다며 대검에 감찰을 요청했지만 다섯 달째 지지부진합니다.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지석 / 대구지검 부장검사(지난 15일 환노위 국정감사) : 저는 기소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현직 부장검사,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떼더니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문지석 검사는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재직할 당시,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일용직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건을 수사했습니다.

일용직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받기 어렵도록 쿠팡 측이 취업규칙을 바꾼 것이 위법한 지가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지난 1월 고용노동청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은 석 달 만에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문 검사는 이 과정에서 상급자인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의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무혐의 가이드 라인을 주고 핵심 증거를 누락시켰다는 겁니다.

[문지석 / 대구지검 부장검사 : 기록을 안 본 청장이 기록도 제대로 안 본 주임검사를 불러서 무혐의 수사 가이드 라인을 정한 건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또, 쿠팡 압수수색 영장 청구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김 차장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같은 쟁점의 사건 17건이 내사 종결됐고 기소된 적은 없다면서, 일관된 결론이 중요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엄 전 지청장도 현행법상 일용직 근로자에 대해선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고, 진정을 제기한 이들의 고용 형태는 전형적인 일용직 근로자라며 무혐의 처분이 타당하다고 반론했습니다.

문 검사는 지난 5월 부당한 지시를 한 자신의 상관을 감찰해달라며 대검에 진정을 접수했습니다.

쿠팡 측도 문 검사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해 세 사람에 대한 감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다섯 달째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관련 질의에 감찰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한 만큼 별도 대응 없이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직 검사의 눈물 섞인 호소로 사건이 재조명된 가운데, 정종철 쿠팡 CFS 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취업규칙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영상편집 : 이자은
디자인 : 정은옥, 신소정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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