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쉬운 돈벌이"...범죄인 줄 알고 출국한 사례도

"캄보디아에 쉬운 돈벌이"...범죄인 줄 알고 출국한 사례도

2025.10.15. 오후 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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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 끝이 숨진 사건을 이후 고수익 해외 취업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YTN 취재진이 캄보디아 감금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법원 판결문들을 살펴보니 범죄에 가담하게 될 걸 알고 출국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캄보디아 취업사기나 감금 피해 사건을 다룬 법원 판결문에서 관련 인물들은 하나같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출국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카지노나 텔레마케팅, 암호 화폐 관련 업무를 하면 한 달에 수천만 원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말을 덜컥 믿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범죄에 가담할 수 있다는 걸 미리 알면서 비행기에 몸을 실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관련 판결에서 재판부는 '출국 전 이미 불법적인 일을 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거나,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일을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승낙하고 캄보디아행을 선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옥해실 / 캄보디아 선교사 : 문제가 뭐냐면 맨 처음에, 한국 애들이 범죄 동조자로 대포 통장을 들고 왔거나 보이스피싱이나 이 범죄를 알고 있는 친구들이 들어왔어요.]

다만 피해자들이 도착한 캄보디아 범죄단지, '웬치'는 기대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였습니다.

휴대전화와 여권 등 소지품을 모조리 빼앗기고 외부와는 철저히 차단된 채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온갖 범죄에 동원됐습니다.

심지어 기상과 취침 시각, 외출을 통제하는 엄격한 행동 강령을 따르며 죄수 같은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오창수 / 캄보디아 선교사 : 오래된 친구들은 1년 반, 2년 동안 탈출도 못 하고 계속…. 제가 봤을 때는 온라인 앵벌이에 다 동원되는 것이죠.]

반항하거나 업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무자비한 감금과 폭행은 물론 고문까지 당했습니다.

관련 판결문에선 탈출 시도가 의심되면 친구를 인질로 잡아 협박한 사례도 발견됐는데, '웬치'를 탈출한 한국인들을 잡기 위한 별도 SNS 대화방까지 존재했습니다.

[옥해실 / 캄보디아 선교사 : 텔레그램에 '수배방'이라고 있어요. 팀장 수십 명이 지금 자기가 갖고 있는 연락처에다가 쫙 전파하게 되고….]

겨우 탈출해도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몸과 마음에 남은 심각한 후유증과 경찰 조사, 그리고 기나긴 재판이었습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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