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명절 맞은 홈플러스 직원들..."눈물 나게 속상해요"

위기 속 명절 맞은 홈플러스 직원들..."눈물 나게 속상해요"

2025.10.07. 오전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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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금난으로 올해 3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는 현재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데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먹튀' 의혹에 직원, 입점업체 등 10만 명 가까운 생계 보장 문제까지 논란이 이어지며 직원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윤태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대형마트 매대 곳곳이 텅 비었고, 새 상품이 있어야 할 곳에는 창고처럼 상자만 가득 쌓였습니다.

다음 달 폐점 예정이었던 홈플러스의 한 수도권 매장입니다.

[정윤관 / 홈플러스 직원: 폐점 준비를 50% 이상은 진행을 했어요. 생활용품 쪽은 다 빠졌어요. 가전부터 해서 다 빠져있는 상태고, 집기류 철수가 돼서….]

가까스로 당장 문 닫는 건 피했지만, 직원들은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19년 동안 이 매장에서 일해온 정윤관 씨는 지금의 상태를 '포기'라고 말합니다.

[정윤관 / 홈플러스 직원: 그냥 포기를 하고 있는 상태라 발령이 나도 갈 사람도 있겠지만, 그만두는 사람도,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사람도 그냥 그만둔다고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포기….]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 올해 3월, 현재는 다른 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인수 기업과의 협상에서 고용은 그대로 보장될지, 또 그동안의 임금은 어찌 될지, 무엇 하나 확실할 것 없는 상태가 이어지며 아예 퇴사를 결정한 직원들도 있습니다.

[A 씨 / 홈플러스 직원: 그만두는 게 솔직히 낫다고 생각을 해서…. 눈물도 같이 흘렸던 직장 동료들인데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는 그런 말에 마음이 너무 속상해서….]

인테리어 등 적잖은 비용을 투자해 홈플러스에 입점한 소상공인들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점포 내부가 썰렁해지며 줄어든 손님에 당장 생계마저 위협받는 처지입니다.

[신나라 / 홈플러스 입점업체: 전 재산을 털어서 한 3억 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홈플러스를 믿고 입점해서 장사하고 있는데 저희는 생계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리는 거예요.]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애초 올해 안에 15개 점포를 폐점하겠다고 밝혔다가 노동계 반발과 여당 지도부까지 나선 중재에 일단 한발 물러섰습니다.

[김병기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달 19일): 매수 시까지 폐점은 없다는 확약은 받았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선 당장 대규모 실직과 같은 위기는 피했지만, 이전을 준비하던 일부 입점업체에서는 불만이 나오는 등 혼란은 줄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는 고객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B 씨 / 홈플러스 이용 고객: (가슴이) 덜컹하기도 하고, 너무 애용하던 곳인데 없어진다 하니까 여기 모든 게 걱정됐어요. 일상도 걱정되고, 직원들도 걱정되고….]

불안과 혼란 속에 홈플러스 직원과 관련 업체들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영상기자 : 장명호, 이율공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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