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출동 필요" 숨진 해경 무전...유가족 "살릴 수 있었다"

"추가 출동 필요" 숨진 해경 무전...유가족 "살릴 수 있었다"

2025.09.14. 오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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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갯벌에 고립된 남성을 구하려다 숨진 해양경찰관 고 이재석 경사와 관련해 유가족이 '2인 1조 출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죠.

당시 해경 무전 기록을 살펴보니 이 경사가 위험하다는 취지로 무전을 보내는데도 추가 출동 여부를 고민만 한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양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 남성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구조 활동을 벌이다 물에 휩쓸려 숨진 고 이재석 경사.

당시 이 경사가 겪은 상황을 해경 설명과 무전 기록을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1일 새벽 2시 7분, '갯벌에 사람이 있다'는 드론순찰대 신고가 접수되고, 이 경사는 혼자 출동합니다.

순찰차를 타고 전망대로 이동해 드론순찰대를 만나 대화를 나눈 이 경사는, '꽃섬에 상의 탈의한 요구조자가 있다'고 무전을 보냅니다.

이후 2시 42분, 꽃섬 근처로 이동한 이 경사는 '입수해서 들어가야할 것 같다'고 무전을 보내고, 파출소에서 '누구 좀 깨워서 보내줄까'라고 묻자 '물이 차올라서 필요할 것 같다'고 답합니다.

이후 파출소에서는 '서에 보고하고 다른 대원을 깨워서 같이 대응을 하면 어떻겠냐'라고 구체적으로 말했지만, 이 경사가 '일단 가보겠다'고 말하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10분쯤 뒤인 2시 56분 이 경사는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이탈시키겠다고 말하고 물이 허리까지 차 있다고도 전달하지만, 돌아온 답은 '신속하게 이탈하라' 뿐이었습니다.

이후 새벽 3시 9분, 드론순찰대가 '물이 많이 차 있다'며 재차 신고한 뒤에야 파출소에서 추가 인원이 출동하는데,

물에 들어가겠다는 보고 이후 20여 분, 구명조끼를 벗어줬다고 보고한 시점과 비교해도 10분이 훌쩍 넘게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후 3시 14분, 파출소에서는 이 경사에게 교신 가능하면 답변하라고 무전을 보내지만 답은 없었습니다.

출동한 해경들이 이 경사를 발견하지 못하자 3시 반에야 인천해양경찰서에 보고가 들어갔고,

6시간여 수색 끝에 발견된 이 경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유가족은 이 경사가 혼자 출동한 것도, 빠르게 추가 인원을 투입하지 않은 것도 모두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고 이재석 경사 사촌 형: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말이 안 되는 거고요, 이거는. 사리 물때라 물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만약 추가 인원만 (제때) 보냈으면, 재석이 살았어요.]

해경은 유가족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통해 명명백백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욱
디자인 : 김진호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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