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쓰러진 50대 가장,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떠나

폭염에 쓰러진 50대 가장,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떠나

2025.08.28. 오전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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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쓰러진 50대 가장,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떠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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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을 둔 50대 가장이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영면에 들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월 18일 손범재(53세)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손 씨는 폭염이 기승이던 지난 7월 7일, 일을 마치고 휴식하던 중 쓰러졌다. 동료가 발견해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손 씨는 가족의 동의로 의정부을지병원에서 심장, 폐(양측), 간장을 총 4명에게 나누어 기증했다.

유족은 "손 씨의 몸 일부가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이고, 그를 통해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며 성실하고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손 씨가 마음속에 영원히 자랑스러운 존재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리시에서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손 씨는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직원훈련원에서 자격증을 따서 공장 생활을 시작했다. 선방과 분체도장이라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늘 밝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손 씨는 베트남 아내와 결혼해 2명의 딸을 둔 다문화가정의 가장으로 주말이면 아이들을 위해서 캠핑과 여행을 다녔고, 집에서는 바쁜 아내를 위해서 집안일을 먼저 나서서 도와주곤 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주신 주신 기증자 손범재 님과 유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에 감사드린다.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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