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내 벼랑으로 몰아"…'쌍둥이 살해 친모' 남편 선처 호소

"내가 아내 벼랑으로 몰아"…'쌍둥이 살해 친모' 남편 선처 호소

2025.07.22.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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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내 벼랑으로 몰아"…'쌍둥이 살해 친모' 남편 선처 호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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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 스트레스로 생후 7개월 된 쌍둥이 자매를 살해한 40대 친모의 항소심 재판에서 남편이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22일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4·여)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앞선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A씨 측과 검사는 모두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8시 30분쯤 전남 여수시 웅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7개월 된 쌍둥이 자매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독박육아 중이던 A씨는 남편 B씨와 잦은 다툼으로 우울증과 육아스트레스 등을 겪으며 삶을 비관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제 문제나 임신, 출산의 어려움, 자녀 양육 방법 등으로 배우자로부터 질타를 받아 극단적 우울감에 빠졌던 것으로 보이고 정신적인 불안 상태가 범행으로 이어지는 등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A씨의 범행이 '참작 동기 살인' 유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남편 B씨는 "피해자의 유족으로 나와 있지만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인 것 같다"고 눈물을 흘리며 "아직도 딸들의 물품을 정리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에게) '애 낳은 것 빼고 한 게 뭐가 있냐. 밖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쏘아붙였다. 아내의 우울증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한 번도 아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아내에게 너무 편하게 있다'며 벼랑 끝으로 몰았다. 제가 아내에게 조금만 다정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게 제 탓이다. 너무나 후회한다"며 A씨에 대한 선처를 구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8월) 26일 A씨에 대한 재판을 속행해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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