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조로 250억 원대 주한미군 입찰 담합 적발...255억 원 규모

[앵커]
주한 미군 시설관리 입찰을 담합한 국내외 업체 관계자들이 한미 공조로 적발됐습니다.

불법 입찰 규모만 250억 원대에 이르는데, 미국 법무부 요청으로 우리 검찰이 수사에 나선 첫 사례가 됐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나 동두천 '케이시·호비' 등 전국의 미군기지에서 용역 입찰을 담합한 업체들이 적발됐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약 4년간 확인된 낙찰 건수만 229건, 우리 돈으로 약 225억 원대 규모입니다.

주한미군 병원시설의 CCTV나 벽지 등을 유지·보수하고, 관련 물품을 제공하는 용역 계약을 따기 위해 입찰 들러리를 세운 건데,

관련 업체 11곳이 미리 투찰 가격이나 견적서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법인인 용역 입찰 시행사는 해당 업체들이 낙찰자로 점찍은 곳만 현장실사를 하고 계약을 체결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이 가운데 국내 용역업체 한 곳과 관련 종사자 9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미국 시행사와 관계자 3명도 재판에 넘겼습니다.

우리 검찰은 지난해 8월, 현지에서 이 사건 관계자들을 기소한 미국 법무부 요청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용식 /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 범행 구조상 한국과 미국 양측에 증거가 산재해있기 때문에 양국 수사 공조 없이는 명확한 실체 규명이 어려운 사건입니다. 입찰을 시행한 원 수급업체 한국 사무소 등 총 1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였고….]

지난 2020년 한미 반독점 형사집행 업무협약이 체결된 이후 미국 수사당국 의뢰로 우리 검찰이 공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미국 시행사가 용역 업체들에 담합을 부추긴 정황을 포착해 관련 자료를 다시 현지에 넘겼다며,

앞으로 잔여 수사나 공소유지 과정에서도 한미 공조 체계를 견고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영상기자 : 최성훈
영상편집 : 이자은
디자인 : 임샛별


YTN 신지원 (jiwonsh@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