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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5년 5월 3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하 김언경) : 안녕하세요.
◆ 최휘 : 이제 곧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그런데 최근 ‘언더피프틴’이라는 방송을 통해 미성년자 성상품화 우려가 논란의 중심으로 섰는데요, 소장님 먼저 '언더피프틴' 논란에 대해 정리해주시죠.
◇ 김언경 : 해당 방송은 크레아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크레아스튜디오는 TV조선에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 인기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큰 성공을 거둔 서혜진 피디가 2022년 7월에 설립한 제작사인데요. 이후 MBN과 협력하여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 '한일가왕전'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이 방송도 애초 MBN에서 방영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초 MBN은 글로벌 최초 세대교체 오디션이라면서 ‘언더피프틴‘ 방영일정을 공개했는데요. 제작사는 “만 15세 이하 K-POP 신동 발굴 세대교체 오디션을 표방했고요. 전 세계 70여 개국 만 15세 이하 소녀들 중 인종과 국적, 장르를 불문하고 선별된 59명 신동들이 비주얼과 퍼포먼스, 가창력까지 갖춘 육각형 매력으로 K-POP의 새 역사를 쓰며 전 세계를 열광케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3월 10일에 59명 참가자들의 프로필과 그중 일부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긴 ‘스팟 티저’가 MBN과 크레아 스튜디오 공식 인스타와 유튜브 등에 공개했는데요. 제작사와 MBN은 홍보 차원에서 기대감을 갖고 이런 영상을 올렸지만요. 8세부터 15세까지, 17명의 미성년자 소녀들이 짧은 크롭티, 시스루 의상 등을 입고 성인 같은 표정 연기를 보여주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불편한 감정을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각 참가자들마다 바코드가 삽입된 포스터로 미성년자 성상품화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바코드는 우리가 주로 상품에 찍혀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소녀들의 사진 옆에 찍힌 바코드는 이 아이들을 상품처럼 취급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켜서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을 준다는 지적이었습니다.
◆ 최휘 : 그래서 3월 당시 제작사가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이후에도 비판은 줄어들지 않았죠?
◇ 김언경 : 그렇습니다. 3월 25일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러나 비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언더피프틴' 제작사 측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습니다. 제작사 측은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된 바코드 표시에 대해서는 디자인 담당자와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학생증 콘셉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본인들이 어떤 아이디어로 이런 제작을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제작진의 그런 아이디어와 논의, 결정과정 자체가 낮은 인권감수성에 따른 심각한 실수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였고요. 인식하지 못하는 듯한 해명이 더 실망스러웠습니다.
티져영상에 대해서도 티저 영상 역시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꿈을 멋지게 펼쳐내고 싶어하는 이들의 '진짜 모습'을 반전 매력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오해 소지가 발생해서 빠르게 삭제 처리했다"라고 전했는데요. 아 또한 시민의 문제의식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태도였습니다. 마치 애초 영상은 문제가 없는데 '시청자들의 왜곡된 시각이나 오해'가 문제이지 문제 삼아서 더 지적을 받았습니다.
특히 간담회에서 서 대표는 “이미 녹화된 영상을 편집해 방심위 사전 심의를 받고 있다. 2주 전에 벌써 방심위에 완본을 보냈고 그분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고 했는데요. 이게 말이 안되는 것이요. 서 대표가 말한 방심위는 사후 심의만 가능하거든요. 그러니 방심위에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혹시 방송사의 사전심의를 말하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발언은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최휘 : 그래서인지 오히려 시민단체들이 모여 비판 기자회견까지 했던데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 기자회견은 2025년 3월 26일 오전에 MBN 본사 앞에서 열렸습니다. 이 기자회견에는 여성, 언론, 청소년, 교육, 문화, 인권, 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12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여, 프로그램의 방송 중단과 제작분 폐기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공동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사건은 한국 방송산업 전반에 여성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성인지 감수성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MBN과 크레아스튜디오를 향해 각각 ‘언더피프틴’ 방송 계획을 철회하고 공식적으로 폐지를 선언할 것, 제작·홍보 행위를 전면 중단하고 방송 제작분을 완전히 폐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부에도 여성 아동·청소년 대상 오디션·연예 콘텐츠 전반에 대한 기준을 수립하고 성적 대상화 및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당일 현장 발언에서 노새 민우회 활동가는 “우리 공동체가 합의하고 있던 최소한의 상식선을 ‘글로벌 최초로’ 저 아래로 추락시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아무리 출연자의 꿈과 열정과 의지가 대단하고 배려와 보호자의 ‘동의’가 넘쳐난다고 한들 이런 방송이 용납돼선 안 된다”고 했고요. 김지연 전교조 부위원장은 “제작진은 참가자를 방패로 세우고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굴고 있다. 방영되고 나서 참가자들이 온라인 괴롭힘과 성폭력에 노출돼 고통받더라도 ‘참가자의 의사를 확인했으니 괜찮다’고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 대응팀장은 “‘아이들’을 앞세우며 ‘학교’라고 이름 붙인다고 해서 어린이·청소년의 욕구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상술을 가릴 수 없다” 고 지적했고요.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 또한 “같은 연령이라도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훈련받으며 준비된 상태로 대중 앞에 서는 것과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외모, 실력, 성격까지 모두 평가받는 상황과 위치에 놓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또래 아동까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작진은 과연 이 모든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기획 의도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 최휘 : 그래서 결국 이 방영을 취소하기로 했는데 이 논란이 다시 불거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 김언경 : 3월 26일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는 △언더피프틴 방송계획 즉각철회와 폐지선언 △제작사의 책임 인정과 제작·홍보 행위 전면중단 및 방송제작분 완전폐기 △유관부처와 기관의 여성 아동·청소년 오디션·연예 콘텐츠 기준 수립 및 성적 대상화·인권침해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MBN은 3월 28일 방송 일정을 취소하고 '언더피프틴'의 편성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참 애매한 것이 MBN은 입장문에서 “깊은 고심과 회의 끝에 3월 31일 방송 일정을 취소하고 출연자 보호와 재정비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MBN에서는 편성하지 않는다”며 “프로그램의 본질과 참가자들의 진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마디로 3월 31일 방영 일정만 취소한 것이고 이후 보완하여 방송하겠다는 말로 들렸거든요.
그런데 최근인 4월 24일에 이 프로그램이 파이널 무대 촬영을 진행해 최종 데뷔조 7명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에 또 여러 시민단체들이 함께 비판적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촬영이 강행되었다니 가히 충격적이다.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시민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끝내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방송제작분 완전폐기 요구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방영 재추진에 나선 크레아스튜디오의 무책임하고 반인권적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이 공동성명에서는 크레아스튜디오의 행태에 비판이 쏠렸는데요. “MBN 방영취소 결정 이후에도 크레아스튜디오는 여전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자극적 콘텐츠로 이윤을 추구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어떠한 방송도 여성아동·청소년의 존엄과 안전을 침해할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크레아스튜디오는 ‘언더피프틴’ 제작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관련 콘텐츠를 전면 폐기하라.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멈춰라. 우리는 언더피프틴’이 영구 폐기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다. 크레아스튜디오는 더 늦기 전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 최휘 : 그런데요. 소장님. 제가 관련 보도를 보더라도, 8세부터 15세 소녀들이 어른들과 같이 성적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복장과 춤을 추거나, 특히 이들에게 바코드를 붙여서 홍보한 것 등은 문제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것을 하지 못하게 할 근거는 없지요?
◇ 김언경 : 현실적으로 우리 법을 살펴보자면요. 올해 1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사업자는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과 계약할 때 예술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학습권, 인격권, 수면권, 휴식권 등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조치를 계약에 포함해야 합니다. 또한 청소년보호책임자를 지정해야 하며 관련 자료 제출도 해야 합니다. 이 법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됩니다. 그러나 이를 어겨도 제재할 방법은 없습니다. 과태료 등 법적 조치 사항이 없기 때문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청소년 보호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8월 첫 시행 후 곧바로 과태료 등 부과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유관 단체 등과 의사소통하는 단계이고,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어 (과태료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 최휘 :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5년 5월 3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하 김언경) : 안녕하세요.
◆ 최휘 : 이제 곧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그런데 최근 ‘언더피프틴’이라는 방송을 통해 미성년자 성상품화 우려가 논란의 중심으로 섰는데요, 소장님 먼저 '언더피프틴' 논란에 대해 정리해주시죠.
◇ 김언경 : 해당 방송은 크레아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크레아스튜디오는 TV조선에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 인기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큰 성공을 거둔 서혜진 피디가 2022년 7월에 설립한 제작사인데요. 이후 MBN과 협력하여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 '한일가왕전'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이 방송도 애초 MBN에서 방영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초 MBN은 글로벌 최초 세대교체 오디션이라면서 ‘언더피프틴‘ 방영일정을 공개했는데요. 제작사는 “만 15세 이하 K-POP 신동 발굴 세대교체 오디션을 표방했고요. 전 세계 70여 개국 만 15세 이하 소녀들 중 인종과 국적, 장르를 불문하고 선별된 59명 신동들이 비주얼과 퍼포먼스, 가창력까지 갖춘 육각형 매력으로 K-POP의 새 역사를 쓰며 전 세계를 열광케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3월 10일에 59명 참가자들의 프로필과 그중 일부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긴 ‘스팟 티저’가 MBN과 크레아 스튜디오 공식 인스타와 유튜브 등에 공개했는데요. 제작사와 MBN은 홍보 차원에서 기대감을 갖고 이런 영상을 올렸지만요. 8세부터 15세까지, 17명의 미성년자 소녀들이 짧은 크롭티, 시스루 의상 등을 입고 성인 같은 표정 연기를 보여주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불편한 감정을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각 참가자들마다 바코드가 삽입된 포스터로 미성년자 성상품화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바코드는 우리가 주로 상품에 찍혀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소녀들의 사진 옆에 찍힌 바코드는 이 아이들을 상품처럼 취급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켜서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을 준다는 지적이었습니다.
◆ 최휘 : 그래서 3월 당시 제작사가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이후에도 비판은 줄어들지 않았죠?
◇ 김언경 : 그렇습니다. 3월 25일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러나 비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언더피프틴' 제작사 측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습니다. 제작사 측은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된 바코드 표시에 대해서는 디자인 담당자와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학생증 콘셉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본인들이 어떤 아이디어로 이런 제작을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제작진의 그런 아이디어와 논의, 결정과정 자체가 낮은 인권감수성에 따른 심각한 실수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였고요. 인식하지 못하는 듯한 해명이 더 실망스러웠습니다.
티져영상에 대해서도 티저 영상 역시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꿈을 멋지게 펼쳐내고 싶어하는 이들의 '진짜 모습'을 반전 매력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오해 소지가 발생해서 빠르게 삭제 처리했다"라고 전했는데요. 아 또한 시민의 문제의식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태도였습니다. 마치 애초 영상은 문제가 없는데 '시청자들의 왜곡된 시각이나 오해'가 문제이지 문제 삼아서 더 지적을 받았습니다.
특히 간담회에서 서 대표는 “이미 녹화된 영상을 편집해 방심위 사전 심의를 받고 있다. 2주 전에 벌써 방심위에 완본을 보냈고 그분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고 했는데요. 이게 말이 안되는 것이요. 서 대표가 말한 방심위는 사후 심의만 가능하거든요. 그러니 방심위에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혹시 방송사의 사전심의를 말하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발언은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최휘 : 그래서인지 오히려 시민단체들이 모여 비판 기자회견까지 했던데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 기자회견은 2025년 3월 26일 오전에 MBN 본사 앞에서 열렸습니다. 이 기자회견에는 여성, 언론, 청소년, 교육, 문화, 인권, 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12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여, 프로그램의 방송 중단과 제작분 폐기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공동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사건은 한국 방송산업 전반에 여성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성인지 감수성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MBN과 크레아스튜디오를 향해 각각 ‘언더피프틴’ 방송 계획을 철회하고 공식적으로 폐지를 선언할 것, 제작·홍보 행위를 전면 중단하고 방송 제작분을 완전히 폐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부에도 여성 아동·청소년 대상 오디션·연예 콘텐츠 전반에 대한 기준을 수립하고 성적 대상화 및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당일 현장 발언에서 노새 민우회 활동가는 “우리 공동체가 합의하고 있던 최소한의 상식선을 ‘글로벌 최초로’ 저 아래로 추락시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아무리 출연자의 꿈과 열정과 의지가 대단하고 배려와 보호자의 ‘동의’가 넘쳐난다고 한들 이런 방송이 용납돼선 안 된다”고 했고요. 김지연 전교조 부위원장은 “제작진은 참가자를 방패로 세우고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굴고 있다. 방영되고 나서 참가자들이 온라인 괴롭힘과 성폭력에 노출돼 고통받더라도 ‘참가자의 의사를 확인했으니 괜찮다’고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 대응팀장은 “‘아이들’을 앞세우며 ‘학교’라고 이름 붙인다고 해서 어린이·청소년의 욕구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상술을 가릴 수 없다” 고 지적했고요.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 또한 “같은 연령이라도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훈련받으며 준비된 상태로 대중 앞에 서는 것과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외모, 실력, 성격까지 모두 평가받는 상황과 위치에 놓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또래 아동까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작진은 과연 이 모든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기획 의도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 최휘 : 그래서 결국 이 방영을 취소하기로 했는데 이 논란이 다시 불거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 김언경 : 3월 26일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는 △언더피프틴 방송계획 즉각철회와 폐지선언 △제작사의 책임 인정과 제작·홍보 행위 전면중단 및 방송제작분 완전폐기 △유관부처와 기관의 여성 아동·청소년 오디션·연예 콘텐츠 기준 수립 및 성적 대상화·인권침해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MBN은 3월 28일 방송 일정을 취소하고 '언더피프틴'의 편성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참 애매한 것이 MBN은 입장문에서 “깊은 고심과 회의 끝에 3월 31일 방송 일정을 취소하고 출연자 보호와 재정비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MBN에서는 편성하지 않는다”며 “프로그램의 본질과 참가자들의 진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마디로 3월 31일 방영 일정만 취소한 것이고 이후 보완하여 방송하겠다는 말로 들렸거든요.
그런데 최근인 4월 24일에 이 프로그램이 파이널 무대 촬영을 진행해 최종 데뷔조 7명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에 또 여러 시민단체들이 함께 비판적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촬영이 강행되었다니 가히 충격적이다.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시민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끝내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방송제작분 완전폐기 요구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방영 재추진에 나선 크레아스튜디오의 무책임하고 반인권적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이 공동성명에서는 크레아스튜디오의 행태에 비판이 쏠렸는데요. “MBN 방영취소 결정 이후에도 크레아스튜디오는 여전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자극적 콘텐츠로 이윤을 추구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어떠한 방송도 여성아동·청소년의 존엄과 안전을 침해할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크레아스튜디오는 ‘언더피프틴’ 제작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관련 콘텐츠를 전면 폐기하라.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멈춰라. 우리는 언더피프틴’이 영구 폐기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다. 크레아스튜디오는 더 늦기 전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 최휘 : 그런데요. 소장님. 제가 관련 보도를 보더라도, 8세부터 15세 소녀들이 어른들과 같이 성적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복장과 춤을 추거나, 특히 이들에게 바코드를 붙여서 홍보한 것 등은 문제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것을 하지 못하게 할 근거는 없지요?
◇ 김언경 : 현실적으로 우리 법을 살펴보자면요. 올해 1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사업자는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과 계약할 때 예술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학습권, 인격권, 수면권, 휴식권 등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조치를 계약에 포함해야 합니다. 또한 청소년보호책임자를 지정해야 하며 관련 자료 제출도 해야 합니다. 이 법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됩니다. 그러나 이를 어겨도 제재할 방법은 없습니다. 과태료 등 법적 조치 사항이 없기 때문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청소년 보호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8월 첫 시행 후 곧바로 과태료 등 부과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유관 단체 등과 의사소통하는 단계이고,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어 (과태료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 최휘 :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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