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첩보부대 대북 블랙요원, 1932년생 故도종순님의 너무 늦은 민원 처리

육군첩보부대 대북 블랙요원, 1932년생 故도종순님의 너무 늦은 민원 처리

2025.05.02. 오후 12:0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5년 5월 2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국민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 임채수 과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슬기로운 생활백서, 금요일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생활 속 놓치고 있는 권리를 찾아봅니다. 지난 3월 28일은 서해수호의 날이었습니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 서해 바다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55명 영웅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국가안보를 더욱 공고히 하는 취지에서 지정된 날인데요. 국민권익위원회가 6·25전쟁 기간 국군첩보부대원으로 활동하고 미군으로 근무하다가 사망하신 분을 71년 만에 전사로 인정되게 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위패를 봉안하여 명예를 회복해 드렸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보훈민원과 임채수 과장으로부터 들어 보겠습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국민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 임채수 과장(이하 임채수): 안녕하세요.

◆박귀빈: 우선 국방보훈민원과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임채수: 네. 저희 국방보훈민원과는 2006년 12월 21일에 시작해서 올해로 19년 차에 접어든 부서입니다. 현재 저를 비롯해 9명의 직원들이 국방부, 국가보훈부, 병무청, 방위사업청 등과 관련한 민원업무를 처리하고 있고요. 담당하는 업무를 연도로 보면 임진왜란까지는 아니지만 1919년 독립운동부터 1950년 6·25전쟁, 1965년 베트남전쟁은 물론 현재 군에 복무 중인 현역장병들의 민원도 처리하고 있으니 약 106년의 기간 동안 발생한 군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부서입니다. 특히 다수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집단 고충민원을 주로 해결해 주고 있는데요. 군부대, 군비행장, 사격장의 폐쇄 또는 이전,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요구 등과 같은 집단민원을 조정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보령 대천해수욕장 관광특구 안에 살고 있는 갓배마을 주민들이 사격 소음과 화약 연기로 인해 대부분 암으로 사망하고 암 치료를 받고 있으니 사격장을 폐쇄하거나 이전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요. 약 11개월간 국방부, 공군본부,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 충남도, 보령시 등 관계기관과 의견을 조율한 끝에 주민들께 이주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65년간 지속된 갈등을 해결한 바 있습니다.

◆박귀빈: 진짜 오래된 민원을 처리하고 다양한 업무를 하시는군요. 최근에는 故 도종순 님과 관련된 민원을 처리하셨다고요, 故 도종순 님은 어떤 분인가요?

◇임채수: 故 도종순 님은 1932년 생의 여성분입니다. 6·25전쟁이 발발한 다음 해인 1951년 2월 9일 19세의 꽃다운 나이에 육군첩보부대에 자원입대해서 특수임무를 수행했던 여성 첩보원, 요즘으로 말하면 블랙요원입니다. 故 도종순 님은 북한지역에서 첩보 임무를 수행하고 복귀하다가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 美 극동공군사령부 첩보부대에 체포됩니다. 이후 심문을 받고 첩보활동 결과를 인정받아 미군 소속으로 신분이 전환되었지만 1953년 7월경 평안북도 철산군 순도라는 섬에서 중공군의 기습 공격으로 21세의 꽃다운 나이에 사망한 분입니다.

◆박귀빈: 그러면 故 도중순 님은 대북 육군특수부대원으로 임무 수행까지 했는데 국가로부터 왜 공을 인정받지 못한 걸까요?

◇임채수: 정보사령부는 2009년 故 도종순 님이 특수임무 수행 중 1951년 12월 31일 전사하였다는 전사확인서를 유족에게 전달하였고, 유족은 故 도종순 님의 위패를 국립대전현충원에 봉안하였습니다. 그런데 2012년 국방부 특수임무수행 보상심의위원회 심의과정에 故 도종순 님이 육군첩보부대가 아닌 미군 소속으로 전환되어 복무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후 故 도종순 님의 전사확인서가 회수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봉안된 위패도 철거되었습니다. 故 도종순 님의 위패 철거 소식을 들은 86세의 여동생이 가슴을 치며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박귀빈: 국민권익위원회가 크리스마스이브의 기적처럼 故 도종순 님의 전사를 인정하게 했다고 하는데요?

◇임채수: 故 도종순 님의 남동생이 2022년 7월 ‘故 도종순을 전사로 인정해 달라’는 민원을 신청합니다. 이에 권익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 5월 정보사령관에게 ‘故 도종순 님의 전사 여부를 재심의하라’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정보사령관은 6월 심의 결과, 전사를 불인정하는 ‘기각’ 결정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보훈민원과 조사관들은 한번 잡은 사건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놓지 않는 끈질긴 기질이 있습니다. 故 도종순 님이 전사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계속 고민하였고, 다시 한번 더 조사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조사관들이 직접 故 도종순 님의 남동생이 살고 있는 경기도 포천으로 찾아가 ‘국민권익위원회가 끝까지 돕겠다.’고 말씀드리고 다시 민원을 접수하게 됩니다. 그렇게 재조사 끝에 공군참모총장에게 ‘故 도종순 님의 전사 여부를 심의하라’는 의견을 표명했고, 결국 202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의 기적처럼 공군에서 故 도종순 님을 전사자로 결정하였습니다.

◆박귀빈: 그리고 이후 국립서울현충원에 위패도 봉안하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잘 진행이 됐을까요?

◇임채수: 국민권익위원회는 故 도종순 님의 남동생에게 ‘전사가 인정되었으니 국립현충원 위패봉안도 돕겠다.’ 고 말씀드렸습니다. 이후 국가보훈부와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가 故 도종순 님의 위패봉안을 협의하였습니다. 故 도종순 님은 3월 1일이 생일인데 93번째 생일 바로 전날인 2월 28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유가족, 국민권익위원장, 국립서울현충원장, 국가보훈부 기획조정실장, 공군본부 인사참모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6·25전쟁 여성 영웅 故 도종순 님의 유가족에게 전사확인서를 전달하고 위패봉안식을 거행하였습니다. 드디어 故 도종순 님이 전사한지 71년 만에 명예가 회복되고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과 함께 영면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박귀빈: 그렇군요. 국방보훈민원과 과장님과 직원분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희생과 공헌한 분들을 찾아 예우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임채수: 위패봉안이 끝난 저녁 시간 故 도종순 님의 남동생분께서 “동생의 명예를 회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는 연락을 주셨는데요. “국가에 큰 공을 세우신 분을 잘 모시게 되어 오히려 영광”이라고 답을 드리면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저희 국방보훈민원과 직원들은 독립운동부터 6·25전쟁까지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유족을 끝까지 책임지고, 현역장병들과 사회적 약자분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박귀빈: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 국민 모두가 기억하고 나라에서는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겠죠. 지금까지 국민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 임채수 과장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