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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FM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
□ 방송일시 : 2025년 1월 20일 (월)
□ 진행 : 이익선, 최수영
□ 출연자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익선 : 점심 드시고 차 한잔 하시면서 저희 방송 들어주세요. 이슈 피플의 작은 응접실 <쌀롱 드 상암> 중장년들의 멘토죠. 숭실사이버대학교 이호선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이하 이호선)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상담계 마음 담요 숭실사이버대 이호선입니다.
◇ 이익선 : 소설 어린왕자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는데요. 교수님한테는 해당이 안 되는 얘기일 것 같습니다. 지난번 딱 45분 출연으로 청취자분들의 마음을 그냥 홀딱 얻으셨거든요. 정말 길어진 노후 순탄한 인생을 위한 중년의 관계 방정식을 풀어가 볼 텐데요. 오늘 중장년들의 고민 그중에서도 부부 관계에 집중해 볼까 합니다. 내 아내, 내 남편과의 사이 어떠신지요? 고민 있으신 분들 또 조언이 필요하신 분들 일찌감치 문자 주세요.
◆ 최수영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 하면서 사는 거라는데요. 교수님 공감하세요?
★ 이호선 : 그럼요. 요새는 다 염색을 해요. 그래서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기가 일단 어렵고요. 사실 우리가 옛날에는 백년해로라는 게 그만큼 오랫동안 행복하게 사는 부부의 상징적인 사자성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은 정말 부부가 100년 살고요. 까딱 잘못 살면 100년 ‘헤롱’하고 살게 되거든요. 어떻게 보면 부부로서 전혀 모르는 두 사람, 두 개의 세계관, 두 개의 가문이 만나서 또 다른 제3의 아이들을 낳고 그 존재를 통해서 서로의 유전자를 아이들을 통해서 확인해 보고 또 그 아이들을 통해서 서로를 거울처럼 보는 게 바로 이 부부의 삶이잖아요. 굉장히 긴 세월이고 굉장히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정말 둘 간의 상호 역사를 써가는 과정입니다. 엄청난 일이고 우리가 비록 불화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세월은 그 사이에 뭐든지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최수영 : 불화가 있었어도 그거는 성공한 부부 해로다.
★ 이호선 : 그럼요. 50년 사는 부부는 그냥 50년 살지 않습니다. 이들은 참는 법도 알고요. 견뎌내는 법도 알고 내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언덕에서 어느 시점에 멈춰야 되는지를 알고 있는 거예요. 대단하신 거죠.
◇ 이익선 : 그렇군요. 국내 이혼 건수는 연간 10만 건 안팎이고요. 2020년도부터 꾸준히 혼인 건수 대비 50% 수준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하루에 100쌍이 결혼한다 치면 약 50쌍 정도가 이혼한다는 건데 이러다 보니까 ‘이혼 오픈런’을 해야 되는 시대래요. 협의 이혼 서류를 접수하려고 줄 서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초기에 접수하는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갈라설 배우자와 하루 종일 불편하게 동행을 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현행법상 협의 이혼 서류는 제출할 때 배우자와 함께 출석해야 한다네요.
★ 이호선 : 우리가 이혼 전성시대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정말 이혼이 많고요. 실제 저는 상담 현장에서 이혼하러 오신 분들 우리가 이혼을 할 때 결혼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결혼은 둘이 하지만 이혼은 가족이 하거든요. 그런데다가 결혼은 굉장한 많은 준비를 하고 축복을 받으면서 하지만 이혼은 준비 없이 때로는 홧김에 했다가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는 그 이후 적응도 어렵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저는 저희 상담 현장에서 이혼식도 해요. 왜냐하면 결혼식이라고 하는 건 사회적으로 ‘우리가 부부가 되었음을 공표합니다’라고 사회적인 인정받는 과정이거든요. 결혼식이 공개적으로 한다면 이혼식은 몰래 합니다. 저는 이게 마음의 문턱을 한번 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마침표가 찍어지기 때문에 이혼한 이후에 상대를 괴롭히는 일도 없고 또 이혼한 이후에 내 삶을 또 씩씩히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장을 넘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혼 건수가 워낙에 많기도 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20년 이상 산 부부들이 이혼을 할 때 ‘황혼 이혼’이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황혼 이혼 비율은 아주 드라마틱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이혼들이 있을 수 있죠. 살다 보면 인생이 기니까 이혼을 할 수도 있고 두 번 할 수도 있고 세 번 할 수도 있는데 중요한 건 이혼한다면 이혼한 후가 이혼하기 전보다 나아야죠. 잘 준비하시고 단단히 준비하시고 그 다음번에 내 마음과 몸과 우리가 살아갈 미래까지 잘 계획을 세우셔서 이혼하신다면 그래도 이혼하기 전보다 이혼한 후가 나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기왕이면 이혼은 가능한 미루자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이익선 : 그런데 미루지 말 걸 미루고 있나 봐요. 결혼식을 한 후에도 혼인 신고를 최대한 미루는 트렌드가 있다면서요?
★ 이호선 : 그렇죠. 요새 젊은 층들이요. 결혼식을 하고 결혼 신고를 1년, 2년 때로는 3년 이렇게 늦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게 왜 그러냐 하면
◆ 최수영 : 혹시 모르니까.
★ 이호선 : 그렇죠. 그 혹시를 저는 부릅니다. ‘세대 완벽주의’다. 왜냐하면 내 인생에 이 결혼이 오점이고 싶지 않은 거예요. 서류상의 완전성을 꾀하기 위해서 너와 내가 살아보고 결혼한다고 하는 사전 동거 커플도 많이 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다음에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법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나는 깨끗하고 싶다 그러면 법적인 신고 자체를 1년 정도를 미루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요. 특별히 최근에 가장 많은 경우는 결혼식을 한 다음에 바로 하는 게 아니고 신혼여행 갔다 와서 한 달 있다가. 왜냐하면 그때가 맞추기도 좋지만 싸우기도 많이 싸운다 이렇게 알려져서 요새 젊은 층들은 신혼여행 갔다 오고 나서 한 달 있다가 이혼하는 게 일종의 트렌드처럼 되더라고요.
◆ 최수영 : 다음 주가 설 명절 연휴입니다. 길어요. 일주일 가까이 되는데 명절에 저도 그런 경험이 살짝은 있었습니다. 명절에도 부부 싸움 하거든요. 명절 이혼도 하나의 추세라고 잡힐 만한 게 있습니까?
★ 이호선 : 요새는 이혼이 하도 많아서 수면 이혼도 있고 잠수 이혼도 있고. 갑자기 사람이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걸 잠수 이혼이라고 하는데, 명절 이혼은 가장 상징적이죠. 우리가 보통 명절이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설과 추석으로 나누어져 있잖아요. 이때가 상담 쪽에서는 극성수기입니다. 보통 설 2주 전부터 설 2주 후까지 이때가 가장 많습니다. 그때가 또 가장 많은 이유가 저희가 연말을 지낸 지가 얼마 안 됐어요. 그러면서 그 전에 크리스마스 있었잖아요. 그리고 연말이 되면 여러 사람들이 이런저런 복잡한 일들을 많이 정리하면서 스트레스가 굉장히 고조됩니다. 그런 상태에서 선물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지나가고요. 그다음에 1월 1일 지나고 난 다음에 슬슬 구정이 다가오잖아요. 그러면 그전부터 돈을 얼마 써야 될지 거기를 가야 될지 친정을 갈지 아니면 시가를 먼저 갈지 이런 복잡한 문제들이 한꺼번에 수많은 노동량과 함께 섞이기 때문에 이때의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고요. 막상 가서도 우리가 예전처럼 막 대단히 널뛰기를 하고 이런 게 아니라 좁은 집 안에 모여서 오글오글 있다가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 하고 어색한 답변하고 돌아오고. 돌아오는 와중에 또 싸우고 이 많은 결과 ‘우리는 안 맞아’ 이런 결정을 설 끝나고 나서 굉장히 많이 짓습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숙려 기간 지나고요. 숙려 기간 지난 다음에 이혼을 하거나 아니면 나아지면 또다시 명절이 오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명절이 원래 좋은 시기잖아요. 그런데 너무나도 아쉽게 어떤 가정에서는 또 많은 젊은 층들에게는 이혼의 기점이 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저는 이혼을 하라고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합쳐주는 사람이니까요. 저희가 이슈앤피플에서 이런 말씀을 나누면서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삶의 또 다른 기쁨을 다른 창구에서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기회도 저는 좋습니다.
◇ 이익선 : 자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하는데 교수님이 여기에 대해서도 얘기를 여러 번 하셨던 것 같아요.
★ 이호선 :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인데 저는 이런 말씀드립니다. 갔다 오더라도 해라. 왜냐하면 결혼을 했을 때의 후회도 있고 안 했을 때의 후회도 있는데 인생에 오점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아무리 깔끔한 도자기라도 다 알게 모르게 흰색과 회색 사이 아주 묘한 절묘한 섞임이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완벽한 깔끔은 없는 거거든요. 그래도 내가 결혼 한번 해보고 물론 아프고 힘든 일이지만 잘 준비해서요. 결혼 예비 학교도 다니고요. 결혼 예비 상담도 하고 결혼을 하고 난 다음에 한 3개월에서 6개월 있다가 한 번쯤 상담 받으면 좋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조율점을 찾아가면서 한 번쯤 누군가와 내 인생에서 여보라고 부르면서 살아보는 거 저는 참 좋다고 생각하고요. 할 수만 있다면 저는 애도 낳으라고 이야기해요. 아이 낳고 키우고 이런 과정 정말 어렵지만 낳아보신 분들은 다 아시잖아요. 큰 애 생겨나서 둘째 사랑 못 할 것 같다고 해도 둘째 낳으면 방이 또 하나가 생겨요. 그래서 이 사랑의 방이라는 건 어쩌면 있는 방을 나눠 쓰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생겨나는 것이고 또 요새는 여러 지역사회에 도우미도 많고 하니까요. 우리 아이를 너무 완벽한 아이로 키우려고 생각하면 그 아이는 완벽하게 망치잖아요. 내가 가지고 있는 오점이나 어려운 점이 있지만 우리는 더 나은 부모가 되려고 해서 애쓰며 그렇게 살아가는 거니까 그런 분들도 좋은 부모가 됩니다. 아이들도 꼭 낳았으면 좋겠어요.
◆ 최수영 : 전에 완벽이라는 단어 썼잖아요. 완벽이라는 게 사실은 흠 하나 없는 구슬을 얘기하는 건데 그게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완벽이라는 게 그렇게 어렵다는 겁니다. 교수님도 부부 상담 수없이 많이 해오셨는데 프로그램도 진행하시고 했잖아요. 부부들이 겪는 이른바 갈등의 유형의 전형적인 패턴이 있다면서요?
★ 이호선 : 징그럽게 많죠. 말씀하신 건 아마 유형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어떤 원인으로 이혼을 하게 됐는지 이런 것일 텐데 요새는 그 원인이 대부분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긴 해요. 대부분 성격 차이가 가장 많고 그다음에 외도가 많고요. 요새 가장 가파르게 올라오는 게 뭐냐하면 돈 문제입니다. 퇴직을 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나의 몫에 대한 또 나의 삶의 보람을 어떤 식으로 보상받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이 져서 내가 옛날에 그냥 받던 그 대접받고 살지 않겠다. 사람같이 살고 나라는 한 여자로 한 남자로 대접받고 살겠다. 그 가장 대표 증후인 그것 중에 하나가 물론 그 사람이 나를 존중해 주고 이런 건 좋지만 함께 번 돈을 같이 쓸 수 있는 삶의 자리에서 공정에 대한 부부들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어요. 잘 아시는 것처럼 대학 이혼도 있고 흔히 말하는 수능 이혼도 있고 취업 이혼도 있고 결혼 이혼 이런 거 다 있잖아요. 이혼이 애들 수능 끝나면 내가 이혼하겠다. 애들 취업만 하면 내가 이혼하겠다. 애들 결혼만 하면 내가 이혼하겠다 이걸 흔히 다 합쳐서 ‘계획 이혼’이라고 불러요. “너한테 계획이 다 있구나” 하는 것처럼 계획을 세워서 이혼이 나의 인생에 하나의 계획이 되는 겁니다. 굉장히 아픈 이야기고 그런 결정을 할 때는 굉장히 말하지 못하는 수많은 세월들이 있었겠다만 어쨌든 우리가 지금은 재산 분할도 잘 되고 있고 양육비에 대한 것들도 정부가 나서서 하고 이렇다 보니까 이혼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제가 인동초 이야기를 가끔 하는데 인동초라고 하는 게 겨울 끝나갈 쯤 되면 꽃을 피우는데 인동이 겨울을 견딘다는 뜻이잖아요. 어쩌면 요즘은 옛날에 비해서 상황이 달라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부부 간에 참는 호흡이 굉장히 짧아요. 젊은 부부도 마찬가지고 나이 든 부부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나 우리가 긴 인생을 생각해 볼 때 한 번쯤 우리도 이런 호흡을 늘리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전혀 참으려고 하지 않는 세상 속에 나도 한 번쯤은 누군가를 위해서 조금 더 참아보는 것도 의미는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 최수영 : 우리가 황혼 이혼이라고 하면 통상 20년 이상 부부를 지칭하는데요. 황혼 이혼이 많다면서요? 요새 20년이면 짧은 거 아닌가요?
★ 이호선 : 엄청 짧죠. 결혼 생활 해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눈 뜨면 20년이에요.
◆ 최수영 : 애가 아직 대학을 안 갈 수도 있어요.
★ 이호선 : 그럼요. 눈 뜨면 20년 코 풀면 30년이에요. 세월이라는 게 지나고 보면 너무 짧고 정말 순간처럼 순삭이 되는데 전 그런 차원에서 황혼이혼은 30년으로 늘려야 된다. 그리고 저는 그게 20년이 됐건 30년이 됐건 웬만하면 해로하면 좋겠어요. 그런데 또 저는 무조건 참고 살으라고 살으라고는 말씀을 못 드려요. 왜냐하면 누군가는 그 세월이 고통이었기 때문에 또 누군가는 그 세월이 아픔 중에 또 다른 아픔이고 남아 있는 그 청춘의 시간들을 누릴 것도 우리의 권리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현명하게 판단하시되 이혼하실 땐 반드시 꼭 한 번 상담받으시고 우리가 또 이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혼 후에 적응 문제도 있으니까 그렇게 하신다면 그래도 후회 없는, 덜 아쉬운 과정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이익선 : 저는 황혼 이혼 20년 해야 될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까. 결혼 연령이 늦어져서. 출발 연령이 늦어져서.
★ 이호선 : 대신에 우리는 안 죽을 수도 있어요.
◆ 최수영 : 그러니까 또 늘어난 게 있으니까.
◇ 이익선 : 황혼 이혼을 청구하는 분들이 부인 분들이 많으시다고 들었거든요. 상담하실 때도 남편 쪽에서는 이혼을 못 해주겠다, 도장은 못 찍는다 이런 분들이 많으시다고요?
★ 이호선 : 옛날에는 이혼해 이거는 주로 남편들 얘기였었고요. 지금은 아내들 얘기입니다. 요새 정말 아내들의 이혼이 폭주하고 있는데 더 이상 참지 않겠다. 그리고 나의 삶을 살겠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변화도 있고 이런 것도 있지만 재미있는 거는 아내들이 이혼을 선언을 해도 남편들이 별로 이혼을 안 해주려고 하세요. 그 사유가 너무 재밌어요. 누구 좋으라고. 옛날 아내들이 이혼을 요청하는 남편에게 많이 했다는 얘기 있죠. 내가 벌은 돈을 내가 널 왜 주냐 이런 개념도 있고요. 어쨌든 이혼이라는 게 특별히 재판까지 가거나 이러면 거의 진흙탕입니다. 인생에서 보여줄 거 못 보여줘야 될 거 완전히 지하에 있는 찌꺼기까지 다 끌어올리기 때문에 정말 저는 비극 속에서 지옥을 보는 게 재판 이혼이라고 생각해요.
◇ 이익선 : 그 정도예요. 그걸 그렇게 안 하려면 협의 이혼을 해야 되는 거구나.
★ 이호선 : 협의 이혼도 안 하면 더 좋죠. 그래서 먼저 상담받으시라 말씀드리는 거고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우자들이 자주 싸우고 이런 이유가 있어요. ‘일상적 공격성’ 때문에 그렇거든요. 우리가 10년이 됐든 20년이 됐건 30년이 됐건 부부들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이 사람하고는 언제든 화해하거나 언제든 풀어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되게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자식도 부모에게 함부로 말하고 부모도 자식들에게 욕을 하고 부부 사이에도 그렇게 멱살을 잡고 하거든요. 분명한 건 우리 부부가 우리 가족이 영적인 게 아니에요. 이 가족이 언제 회파될지 언제 이혼 이후 내 길목을 가로막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라 노래 제목처럼 있을 때 잘해야 되는 게 맞고요. 또 한 가지 제가 이런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부부 사이에 이혼 얘기가 나왔으니까 요새 욕하는 부부들이 너무 많아요. 어쩜 그렇게 부부들 사이에 상욕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말할 수 없이 욕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요새 이혼 관련된 프로그램 보시면 아시겠지만 삐삐삐 계속 삐예요. 그게 젊은 부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50대, 60대, 70대 부부들도 그렇게 욕을 해요. 기억하셔야 됩니다. 나이를 먹었어요. 그리고 내가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던 그 사람은 우리는 결혼을 하면서 내 배우자를 낳는 겁니다. 나를 닮은 배우자를 낳게 되는 거예요. 결국 그 배우자의 욕은 내가 만든 거일 수도 있고요. 내가 그 배우자에게 욕을 한다는 건 내가 내 자신에게 욕을 하는 것과 똑같아요. 그래서 잊지 마실 것은 이 세상에 욕먹을 존재는 없다는 거. 화를 내시지 마시고 대화. 곧 다시 말해 말을 해야 말을 해라. 화를 내지 말고 말을 해야 되는 겁니다. 말이 잘 안 통하지만 그렇다고 화를 내고 욕을 하고 이러면 말이 통할까요? 더 말이 안 통하겠죠. 때로는 상대방이 진정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굉장히 흥분하면 나는 내가 조용해주고 이건 뭐냐 하면 대화의 그 순간을 찾아내는 거거든요. 사람마다 인품 다르고 사람마다 속도가 달라서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면 욕은 하지 마셔야 돼요.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고 말씀하실 때 두괄식으로 먼저 주제 말하고 그 다음에 왜 그런지 말하고 마지막으로는 확전. 싸움의 이 건만 말해야 돼요. 옛날 거 가져오고, 집안 거 다 들고오고 이러지 마시고 여기서 우리가 나눌 이야기만 하자.
◇ 이익선 : 그런데 지금 사안이 나에게 5만큼의 충격밖에 주지 못했는데 분노 게이지는 마구 올라가는 이유가 이전에 이와 유사했던 일들이 다 소환되면서 분노 게이지가 100으로 가는 거거든요. 어떻게 옛날 걸 얘기 안 하겠어요. 유사한 일들이 생기는데.
★ 이호선 : 어떤 얘기를 계속한다. 심지어 내가 사과까지 했는데 배우자가 같은 얘기를 계속한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아직 이 사람에게는 이게 해결 과제인 거예요. 풀리지 않은 미제인 거예요. 어떤 이야기가 반복되고 반복되는 이야기로 또 싸우게 된다는 얘기는 뭐냐 하면 주제를 던졌을 때 우리는 같은 방식의 해법을 쓴다는 거예요. 더 이상 진전 없는 해법을 쓰는 거기 때문에 이럴 때 전문가가 필요한 거예요. 위에서 조망해주고 사이에 들어가서 간격을 벌린 다음에 서로를 바라보게 하고 몰랐던 부분이 있으면 몰랐던 새로운 방법과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과정을 전문가가 함께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희 업계는 늘 성수기입니다.
◇ 이익선 : 이혼에까지 이르지를 않는 대신에 졸혼을 하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있어요. 실제로 서약서를 썼어요. 무슨 차이야? 그랬더니 그냥 같은 공간을 사는데 남처럼 지낸다는 거예요.
★ 이호선 : 저는 졸혼을 중년들의 미화된 별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어쩌면 별거라고 하면 불화한 것 같고 아이들 앞에서도 좀 그렇고. 우리는 서로를 탐색하고 자기의 꿈을 이루어보기 위해서 따로 지내기로 했어 그러면 엄청 있어 보이고 그 말을 이래저래 쓰는데 졸혼도 단기로 정해져 있어야 돼요. 무작정 벌어져 있는 건 우리가 아주 감정적 싸움 끝에 만들어낸 별거라고 하는 안타까운 상황인 거거든요. 졸혼이라는 것도 잊지 마실 게 사람은 떨어져 있잖아요. 어떻게든 떨어져 있으면 그 사이에 뭐든지 감정의 틈도 나고요. 관계의 틈도 나고 사람의 틈도 나고 결국 인생의 틈이 나버려요. 졸혼은 이혼으로 가는 하나의 징검다리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할 수 있다면 졸혼을 하더라도 잊지 말 것, 3개월 이내로 할 것. 그리고 매주 혹은 두 주에 한 번씩은 반드시 서로 찾아가 가지고 밥 먹을 것. 가끔씩은 살아있나 죽어 있나 안부는 꼭 전할 것.
◇ 이익선 : 그럼 같은 집에서 사는 졸혼 부부는요?
★ 이호선 : 그거는 각방이라고 얘기하죠. 그러나 그런 계약서 같은 것을 써서 심리적 안정감을 추구하려는 것 같아요.
◆ 최수영 : 이혼을 얘기할 때 보면 3종 세트가 등장합니다. 배우자의 외도, 폭력, 도박. 이 세 가지 유형은 흔히 죽어도 못 고친다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이 세 가지 고칠 수 있습니까?
◇ 이익선 : 도박 대신에 중독으로 넣어도 되겠죠.
★ 이호선 : 그게 알코올이 됐건 또 도박이 됐건 여러 가지 요새는 또 게임도 굉장히 많고요. 이게 참 어려운 주제입니다. 외도는 관계 중독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알코올이나 도박이라든지 게임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 도파민을 건드려서 사실상 머리 체계를 바꾸는 겁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쾌와 불쾌에 머무르기 때문에 이걸 우리가 중독이라고 하는 건데 중독의 핵심은 내 스스로도 꼼짝 못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까지도 망치는 과정. 이게 중독이 가지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이자 나쁜 점인데 거기에 또 폭력도 마찬가지예요. 폭력 같은 경우에는 공격성 중독이라고 봐야 되거든요. 이런 모든 요소들이 가정 내에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말씀드려요. 외도 아니면 심각한 정도의 중독 그리고 폭력 이 세 가지가 여러 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는다면 전 이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왜 인생을 살아가며 폭력을 당한다는 건 뭐냐 하면 내가 사는 모든 삶이 부정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를 생명체로 취급하지 않는 거예요. 무생물로 취급하는 겁니다. 어떻게 우리가 생명을 두들겨 패고 상처를 입히겠어요. 중독도 마찬가지예요. 중독은 한 번 시작이 되면 중독에 빠져 있는 사람을 돌보기 위해 다른 모든 가족이 다 희생이 됩니다. 이런 걸 우리가 ‘돌봄 중독’ 상태에 들어간다고 얘기를 해요.
◇ 이익선 : 중독이 중독을 낳는군요.
★ 이호선 : 그렇죠.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고 외도 같은 경우는 배우자의 영혼까지 생채기를 내는 과정이에요.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상황 속에 계속 머릿속에 또 다른 부정적 상상을 불러오는 거기 때문에 이 사람의 영혼을 완전히 갈가리 찢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해야 되냐면 이혼을 하는 게 아니라 먼저 치료부터 해야 돼요. 외도를 한 사람도 마찬가지고 배우자도 마찬가지 당연히 상담을 받아야 돼요. 이거는 이혼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인류와 또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과 내 삶에 대한 애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하셔야 된다고 꼭 말씀드립니다.
◆ 최수영 : 중독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독의 한가운데라는 의미거든요. 독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빠져나올 수가 없다는 뜻이예요.
★ 이호선 : 중독은 저는 ‘악마가 다리를 붙들고 있다’고 저는 표현을 해요. 모래 지옥 같은 거거든요. 그래서 이거는 변화 정도가 내가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이건 치료를 받아야 되는 겁니다. 잊지 마시고 그래도 우리가 이혼을 먼저 선택하기보다 폭력도 그렇고 중독도 그렇고 이런 외도도 그렇고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한번 받아보고 그다음에 이혼을 결정하자 그 말씀을 드리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의 노력을 했는데 어렵다. 저는 이혼을 하시는 걸 고려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익선 : 전문가라는 게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도 계실 거고 상담소를 찾아가 또 되잖아요. 어느 쪽이 부부 관계에는 더 편한 거예요?
★ 이호선 : 잘하는 사람 찾아야 되겠고요. 정신과 같은 경우에는 약물 처방이 가능하니까 이 점이 상담 현장하고 다르고요. 상담 현장은 정신과 선생님들이 만나는 시간보다는 훨씬 더 길고 구조화가 조금 더 잘 되는 편이라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요. 정신과 선생님들에 대해서 훨씬 더 나는 신뢰가 가 그럼 정신과를 가시는 게 낫고요. 그게 아니라 나는 상담이 나을 것 같아 그럼 상담 현장에 오시면 되고 둘 다 함께 병행하는 경우들도 많이 있습니다.
◆ 최수영 : 관계의 핵심은 대화, 소통 같은데요. 나이가 들수록 부부간의 대화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죠.
★ 이호선 : 젊어서부터 말 없는 분은 돌아가실 때까지 말이 없더라고요. 우리 젊을 때에도 말이 많았던 부부들이 아이들이 딱 출가하고 나면 그때부터 할 말이 없어요. 그랬다가 다시 손주를 데리고 들어오면 그때부터 또 다시 말이 많아지는데 이거는 부부가 해야 될 좋은 대화를 배워본 적도 없고요. 또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대화라고 하는 게 드라마에서 하도 많이 봐가지고 무슨 이벤트처럼 늘 짜릿짜릿한 걸 생각하시더라고요. 이 세상에 그런 건 없어요. 부부들이 그냥 별일 없으면 잘 지내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20년, 30년 살아오신 분들 다 아실 거예요. 부부가 할 말이 없어요. TV 없으면 어떻게 살았겠나 싶을 정도로 그렇게 할 말이 없는데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가 말이 없어도 첫째 식사를 하루에 한 끼는 무조건 할 것.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반드시 집 안에서 하는 취미 하나, 집 밖에 나가서 하는 취미 하나 2개의 취미를 가질 것. 그다음에 세 번째가 하루에 3시간은 무조건 나갈 것이에요. 3시간은 각자 나가 놀아야 돼요. 마지막 네 번째가 땡큐. 그래서 제가 ‘1, 2, 3, 땡’이라고 부르거든요. 아이들 다 출가하고 난 다음에 남아 있는 나이 든 부부들은 잊지 마시고 '1, 2, 3, 땡'을 해야 되는 이유가 내가 한 끼 밥 먹으면서 내가 두 개의 취미를 오늘 어떻게 했는지 대화 거리가 나오고요. 3시간 동안 나가면서 서로 얼굴 안 보는 환기의 시간이 돼요. 그리고 나서 땡큐 하면 잠이 잘 오거든요.
◆ 최수영 :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 서커스는 일상이 될 수 없어요. 서커스는 서커스일 뿐입니다.
◇ 이익선 : 그럼 마지막으로 짧게, 명절을 보내고 화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잖아요. 기술을 알려주세요. 내 의사를 전하면서 화를 안 내고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기술.
★ 이호선 : 명절 동안에 화를 안 내고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제일 먼저 명절이 끝난다는 걸 알고 계시는 게 되게 중요해요. 반드시 지나간다. 두 번째로는 감정으로는 어차피 해결이 잘 안 됩니다. 일 자체가 많기 때문에. 그래서 남편이든 아내든 고생한 사람에게 신사임당 5만 원짜리 2장정도 챙겨주세요. 금융 치료가 제일입니다.
◇ 이익선 : 금융 치료 신개념이네요. 금융 치료 요거 많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쌀롱 드 상암 오늘 숭실 사이버대학교 이호선 교수 모시고 부부 관계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수고하셨습니다.
★ 이호선 : 좋은 하루 되세요.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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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5년 1월 20일 (월)
□ 진행 : 이익선, 최수영
□ 출연자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익선 : 점심 드시고 차 한잔 하시면서 저희 방송 들어주세요. 이슈 피플의 작은 응접실 <쌀롱 드 상암> 중장년들의 멘토죠. 숭실사이버대학교 이호선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이하 이호선)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상담계 마음 담요 숭실사이버대 이호선입니다.
◇ 이익선 : 소설 어린왕자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는데요. 교수님한테는 해당이 안 되는 얘기일 것 같습니다. 지난번 딱 45분 출연으로 청취자분들의 마음을 그냥 홀딱 얻으셨거든요. 정말 길어진 노후 순탄한 인생을 위한 중년의 관계 방정식을 풀어가 볼 텐데요. 오늘 중장년들의 고민 그중에서도 부부 관계에 집중해 볼까 합니다. 내 아내, 내 남편과의 사이 어떠신지요? 고민 있으신 분들 또 조언이 필요하신 분들 일찌감치 문자 주세요.
◆ 최수영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 하면서 사는 거라는데요. 교수님 공감하세요?
★ 이호선 : 그럼요. 요새는 다 염색을 해요. 그래서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기가 일단 어렵고요. 사실 우리가 옛날에는 백년해로라는 게 그만큼 오랫동안 행복하게 사는 부부의 상징적인 사자성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은 정말 부부가 100년 살고요. 까딱 잘못 살면 100년 ‘헤롱’하고 살게 되거든요. 어떻게 보면 부부로서 전혀 모르는 두 사람, 두 개의 세계관, 두 개의 가문이 만나서 또 다른 제3의 아이들을 낳고 그 존재를 통해서 서로의 유전자를 아이들을 통해서 확인해 보고 또 그 아이들을 통해서 서로를 거울처럼 보는 게 바로 이 부부의 삶이잖아요. 굉장히 긴 세월이고 굉장히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정말 둘 간의 상호 역사를 써가는 과정입니다. 엄청난 일이고 우리가 비록 불화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세월은 그 사이에 뭐든지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최수영 : 불화가 있었어도 그거는 성공한 부부 해로다.
★ 이호선 : 그럼요. 50년 사는 부부는 그냥 50년 살지 않습니다. 이들은 참는 법도 알고요. 견뎌내는 법도 알고 내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언덕에서 어느 시점에 멈춰야 되는지를 알고 있는 거예요. 대단하신 거죠.
◇ 이익선 : 그렇군요. 국내 이혼 건수는 연간 10만 건 안팎이고요. 2020년도부터 꾸준히 혼인 건수 대비 50% 수준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하루에 100쌍이 결혼한다 치면 약 50쌍 정도가 이혼한다는 건데 이러다 보니까 ‘이혼 오픈런’을 해야 되는 시대래요. 협의 이혼 서류를 접수하려고 줄 서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초기에 접수하는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갈라설 배우자와 하루 종일 불편하게 동행을 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현행법상 협의 이혼 서류는 제출할 때 배우자와 함께 출석해야 한다네요.
★ 이호선 : 우리가 이혼 전성시대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정말 이혼이 많고요. 실제 저는 상담 현장에서 이혼하러 오신 분들 우리가 이혼을 할 때 결혼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결혼은 둘이 하지만 이혼은 가족이 하거든요. 그런데다가 결혼은 굉장한 많은 준비를 하고 축복을 받으면서 하지만 이혼은 준비 없이 때로는 홧김에 했다가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는 그 이후 적응도 어렵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저는 저희 상담 현장에서 이혼식도 해요. 왜냐하면 결혼식이라고 하는 건 사회적으로 ‘우리가 부부가 되었음을 공표합니다’라고 사회적인 인정받는 과정이거든요. 결혼식이 공개적으로 한다면 이혼식은 몰래 합니다. 저는 이게 마음의 문턱을 한번 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마침표가 찍어지기 때문에 이혼한 이후에 상대를 괴롭히는 일도 없고 또 이혼한 이후에 내 삶을 또 씩씩히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장을 넘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혼 건수가 워낙에 많기도 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20년 이상 산 부부들이 이혼을 할 때 ‘황혼 이혼’이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황혼 이혼 비율은 아주 드라마틱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이혼들이 있을 수 있죠. 살다 보면 인생이 기니까 이혼을 할 수도 있고 두 번 할 수도 있고 세 번 할 수도 있는데 중요한 건 이혼한다면 이혼한 후가 이혼하기 전보다 나아야죠. 잘 준비하시고 단단히 준비하시고 그 다음번에 내 마음과 몸과 우리가 살아갈 미래까지 잘 계획을 세우셔서 이혼하신다면 그래도 이혼하기 전보다 이혼한 후가 나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기왕이면 이혼은 가능한 미루자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이익선 : 그런데 미루지 말 걸 미루고 있나 봐요. 결혼식을 한 후에도 혼인 신고를 최대한 미루는 트렌드가 있다면서요?
★ 이호선 : 그렇죠. 요새 젊은 층들이요. 결혼식을 하고 결혼 신고를 1년, 2년 때로는 3년 이렇게 늦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게 왜 그러냐 하면
◆ 최수영 : 혹시 모르니까.
★ 이호선 : 그렇죠. 그 혹시를 저는 부릅니다. ‘세대 완벽주의’다. 왜냐하면 내 인생에 이 결혼이 오점이고 싶지 않은 거예요. 서류상의 완전성을 꾀하기 위해서 너와 내가 살아보고 결혼한다고 하는 사전 동거 커플도 많이 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다음에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법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나는 깨끗하고 싶다 그러면 법적인 신고 자체를 1년 정도를 미루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요. 특별히 최근에 가장 많은 경우는 결혼식을 한 다음에 바로 하는 게 아니고 신혼여행 갔다 와서 한 달 있다가. 왜냐하면 그때가 맞추기도 좋지만 싸우기도 많이 싸운다 이렇게 알려져서 요새 젊은 층들은 신혼여행 갔다 오고 나서 한 달 있다가 이혼하는 게 일종의 트렌드처럼 되더라고요.
◆ 최수영 : 다음 주가 설 명절 연휴입니다. 길어요. 일주일 가까이 되는데 명절에 저도 그런 경험이 살짝은 있었습니다. 명절에도 부부 싸움 하거든요. 명절 이혼도 하나의 추세라고 잡힐 만한 게 있습니까?
★ 이호선 : 요새는 이혼이 하도 많아서 수면 이혼도 있고 잠수 이혼도 있고. 갑자기 사람이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걸 잠수 이혼이라고 하는데, 명절 이혼은 가장 상징적이죠. 우리가 보통 명절이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설과 추석으로 나누어져 있잖아요. 이때가 상담 쪽에서는 극성수기입니다. 보통 설 2주 전부터 설 2주 후까지 이때가 가장 많습니다. 그때가 또 가장 많은 이유가 저희가 연말을 지낸 지가 얼마 안 됐어요. 그러면서 그 전에 크리스마스 있었잖아요. 그리고 연말이 되면 여러 사람들이 이런저런 복잡한 일들을 많이 정리하면서 스트레스가 굉장히 고조됩니다. 그런 상태에서 선물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지나가고요. 그다음에 1월 1일 지나고 난 다음에 슬슬 구정이 다가오잖아요. 그러면 그전부터 돈을 얼마 써야 될지 거기를 가야 될지 친정을 갈지 아니면 시가를 먼저 갈지 이런 복잡한 문제들이 한꺼번에 수많은 노동량과 함께 섞이기 때문에 이때의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고요. 막상 가서도 우리가 예전처럼 막 대단히 널뛰기를 하고 이런 게 아니라 좁은 집 안에 모여서 오글오글 있다가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 하고 어색한 답변하고 돌아오고. 돌아오는 와중에 또 싸우고 이 많은 결과 ‘우리는 안 맞아’ 이런 결정을 설 끝나고 나서 굉장히 많이 짓습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숙려 기간 지나고요. 숙려 기간 지난 다음에 이혼을 하거나 아니면 나아지면 또다시 명절이 오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명절이 원래 좋은 시기잖아요. 그런데 너무나도 아쉽게 어떤 가정에서는 또 많은 젊은 층들에게는 이혼의 기점이 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저는 이혼을 하라고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합쳐주는 사람이니까요. 저희가 이슈앤피플에서 이런 말씀을 나누면서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삶의 또 다른 기쁨을 다른 창구에서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기회도 저는 좋습니다.
◇ 이익선 : 자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하는데 교수님이 여기에 대해서도 얘기를 여러 번 하셨던 것 같아요.
★ 이호선 :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인데 저는 이런 말씀드립니다. 갔다 오더라도 해라. 왜냐하면 결혼을 했을 때의 후회도 있고 안 했을 때의 후회도 있는데 인생에 오점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아무리 깔끔한 도자기라도 다 알게 모르게 흰색과 회색 사이 아주 묘한 절묘한 섞임이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완벽한 깔끔은 없는 거거든요. 그래도 내가 결혼 한번 해보고 물론 아프고 힘든 일이지만 잘 준비해서요. 결혼 예비 학교도 다니고요. 결혼 예비 상담도 하고 결혼을 하고 난 다음에 한 3개월에서 6개월 있다가 한 번쯤 상담 받으면 좋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조율점을 찾아가면서 한 번쯤 누군가와 내 인생에서 여보라고 부르면서 살아보는 거 저는 참 좋다고 생각하고요. 할 수만 있다면 저는 애도 낳으라고 이야기해요. 아이 낳고 키우고 이런 과정 정말 어렵지만 낳아보신 분들은 다 아시잖아요. 큰 애 생겨나서 둘째 사랑 못 할 것 같다고 해도 둘째 낳으면 방이 또 하나가 생겨요. 그래서 이 사랑의 방이라는 건 어쩌면 있는 방을 나눠 쓰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생겨나는 것이고 또 요새는 여러 지역사회에 도우미도 많고 하니까요. 우리 아이를 너무 완벽한 아이로 키우려고 생각하면 그 아이는 완벽하게 망치잖아요. 내가 가지고 있는 오점이나 어려운 점이 있지만 우리는 더 나은 부모가 되려고 해서 애쓰며 그렇게 살아가는 거니까 그런 분들도 좋은 부모가 됩니다. 아이들도 꼭 낳았으면 좋겠어요.
◆ 최수영 : 전에 완벽이라는 단어 썼잖아요. 완벽이라는 게 사실은 흠 하나 없는 구슬을 얘기하는 건데 그게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완벽이라는 게 그렇게 어렵다는 겁니다. 교수님도 부부 상담 수없이 많이 해오셨는데 프로그램도 진행하시고 했잖아요. 부부들이 겪는 이른바 갈등의 유형의 전형적인 패턴이 있다면서요?
★ 이호선 : 징그럽게 많죠. 말씀하신 건 아마 유형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어떤 원인으로 이혼을 하게 됐는지 이런 것일 텐데 요새는 그 원인이 대부분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긴 해요. 대부분 성격 차이가 가장 많고 그다음에 외도가 많고요. 요새 가장 가파르게 올라오는 게 뭐냐하면 돈 문제입니다. 퇴직을 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나의 몫에 대한 또 나의 삶의 보람을 어떤 식으로 보상받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이 져서 내가 옛날에 그냥 받던 그 대접받고 살지 않겠다. 사람같이 살고 나라는 한 여자로 한 남자로 대접받고 살겠다. 그 가장 대표 증후인 그것 중에 하나가 물론 그 사람이 나를 존중해 주고 이런 건 좋지만 함께 번 돈을 같이 쓸 수 있는 삶의 자리에서 공정에 대한 부부들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어요. 잘 아시는 것처럼 대학 이혼도 있고 흔히 말하는 수능 이혼도 있고 취업 이혼도 있고 결혼 이혼 이런 거 다 있잖아요. 이혼이 애들 수능 끝나면 내가 이혼하겠다. 애들 취업만 하면 내가 이혼하겠다. 애들 결혼만 하면 내가 이혼하겠다 이걸 흔히 다 합쳐서 ‘계획 이혼’이라고 불러요. “너한테 계획이 다 있구나” 하는 것처럼 계획을 세워서 이혼이 나의 인생에 하나의 계획이 되는 겁니다. 굉장히 아픈 이야기고 그런 결정을 할 때는 굉장히 말하지 못하는 수많은 세월들이 있었겠다만 어쨌든 우리가 지금은 재산 분할도 잘 되고 있고 양육비에 대한 것들도 정부가 나서서 하고 이렇다 보니까 이혼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제가 인동초 이야기를 가끔 하는데 인동초라고 하는 게 겨울 끝나갈 쯤 되면 꽃을 피우는데 인동이 겨울을 견딘다는 뜻이잖아요. 어쩌면 요즘은 옛날에 비해서 상황이 달라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부부 간에 참는 호흡이 굉장히 짧아요. 젊은 부부도 마찬가지고 나이 든 부부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나 우리가 긴 인생을 생각해 볼 때 한 번쯤 우리도 이런 호흡을 늘리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전혀 참으려고 하지 않는 세상 속에 나도 한 번쯤은 누군가를 위해서 조금 더 참아보는 것도 의미는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 최수영 : 우리가 황혼 이혼이라고 하면 통상 20년 이상 부부를 지칭하는데요. 황혼 이혼이 많다면서요? 요새 20년이면 짧은 거 아닌가요?
★ 이호선 : 엄청 짧죠. 결혼 생활 해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눈 뜨면 20년이에요.
◆ 최수영 : 애가 아직 대학을 안 갈 수도 있어요.
★ 이호선 : 그럼요. 눈 뜨면 20년 코 풀면 30년이에요. 세월이라는 게 지나고 보면 너무 짧고 정말 순간처럼 순삭이 되는데 전 그런 차원에서 황혼이혼은 30년으로 늘려야 된다. 그리고 저는 그게 20년이 됐건 30년이 됐건 웬만하면 해로하면 좋겠어요. 그런데 또 저는 무조건 참고 살으라고 살으라고는 말씀을 못 드려요. 왜냐하면 누군가는 그 세월이 고통이었기 때문에 또 누군가는 그 세월이 아픔 중에 또 다른 아픔이고 남아 있는 그 청춘의 시간들을 누릴 것도 우리의 권리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현명하게 판단하시되 이혼하실 땐 반드시 꼭 한 번 상담받으시고 우리가 또 이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혼 후에 적응 문제도 있으니까 그렇게 하신다면 그래도 후회 없는, 덜 아쉬운 과정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이익선 : 저는 황혼 이혼 20년 해야 될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까. 결혼 연령이 늦어져서. 출발 연령이 늦어져서.
★ 이호선 : 대신에 우리는 안 죽을 수도 있어요.
◆ 최수영 : 그러니까 또 늘어난 게 있으니까.
◇ 이익선 : 황혼 이혼을 청구하는 분들이 부인 분들이 많으시다고 들었거든요. 상담하실 때도 남편 쪽에서는 이혼을 못 해주겠다, 도장은 못 찍는다 이런 분들이 많으시다고요?
★ 이호선 : 옛날에는 이혼해 이거는 주로 남편들 얘기였었고요. 지금은 아내들 얘기입니다. 요새 정말 아내들의 이혼이 폭주하고 있는데 더 이상 참지 않겠다. 그리고 나의 삶을 살겠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변화도 있고 이런 것도 있지만 재미있는 거는 아내들이 이혼을 선언을 해도 남편들이 별로 이혼을 안 해주려고 하세요. 그 사유가 너무 재밌어요. 누구 좋으라고. 옛날 아내들이 이혼을 요청하는 남편에게 많이 했다는 얘기 있죠. 내가 벌은 돈을 내가 널 왜 주냐 이런 개념도 있고요. 어쨌든 이혼이라는 게 특별히 재판까지 가거나 이러면 거의 진흙탕입니다. 인생에서 보여줄 거 못 보여줘야 될 거 완전히 지하에 있는 찌꺼기까지 다 끌어올리기 때문에 정말 저는 비극 속에서 지옥을 보는 게 재판 이혼이라고 생각해요.
◇ 이익선 : 그 정도예요. 그걸 그렇게 안 하려면 협의 이혼을 해야 되는 거구나.
★ 이호선 : 협의 이혼도 안 하면 더 좋죠. 그래서 먼저 상담받으시라 말씀드리는 거고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우자들이 자주 싸우고 이런 이유가 있어요. ‘일상적 공격성’ 때문에 그렇거든요. 우리가 10년이 됐든 20년이 됐건 30년이 됐건 부부들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이 사람하고는 언제든 화해하거나 언제든 풀어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되게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자식도 부모에게 함부로 말하고 부모도 자식들에게 욕을 하고 부부 사이에도 그렇게 멱살을 잡고 하거든요. 분명한 건 우리 부부가 우리 가족이 영적인 게 아니에요. 이 가족이 언제 회파될지 언제 이혼 이후 내 길목을 가로막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라 노래 제목처럼 있을 때 잘해야 되는 게 맞고요. 또 한 가지 제가 이런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부부 사이에 이혼 얘기가 나왔으니까 요새 욕하는 부부들이 너무 많아요. 어쩜 그렇게 부부들 사이에 상욕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말할 수 없이 욕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요새 이혼 관련된 프로그램 보시면 아시겠지만 삐삐삐 계속 삐예요. 그게 젊은 부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50대, 60대, 70대 부부들도 그렇게 욕을 해요. 기억하셔야 됩니다. 나이를 먹었어요. 그리고 내가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던 그 사람은 우리는 결혼을 하면서 내 배우자를 낳는 겁니다. 나를 닮은 배우자를 낳게 되는 거예요. 결국 그 배우자의 욕은 내가 만든 거일 수도 있고요. 내가 그 배우자에게 욕을 한다는 건 내가 내 자신에게 욕을 하는 것과 똑같아요. 그래서 잊지 마실 것은 이 세상에 욕먹을 존재는 없다는 거. 화를 내시지 마시고 대화. 곧 다시 말해 말을 해야 말을 해라. 화를 내지 말고 말을 해야 되는 겁니다. 말이 잘 안 통하지만 그렇다고 화를 내고 욕을 하고 이러면 말이 통할까요? 더 말이 안 통하겠죠. 때로는 상대방이 진정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굉장히 흥분하면 나는 내가 조용해주고 이건 뭐냐 하면 대화의 그 순간을 찾아내는 거거든요. 사람마다 인품 다르고 사람마다 속도가 달라서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면 욕은 하지 마셔야 돼요.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고 말씀하실 때 두괄식으로 먼저 주제 말하고 그 다음에 왜 그런지 말하고 마지막으로는 확전. 싸움의 이 건만 말해야 돼요. 옛날 거 가져오고, 집안 거 다 들고오고 이러지 마시고 여기서 우리가 나눌 이야기만 하자.
◇ 이익선 : 그런데 지금 사안이 나에게 5만큼의 충격밖에 주지 못했는데 분노 게이지는 마구 올라가는 이유가 이전에 이와 유사했던 일들이 다 소환되면서 분노 게이지가 100으로 가는 거거든요. 어떻게 옛날 걸 얘기 안 하겠어요. 유사한 일들이 생기는데.
★ 이호선 : 어떤 얘기를 계속한다. 심지어 내가 사과까지 했는데 배우자가 같은 얘기를 계속한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아직 이 사람에게는 이게 해결 과제인 거예요. 풀리지 않은 미제인 거예요. 어떤 이야기가 반복되고 반복되는 이야기로 또 싸우게 된다는 얘기는 뭐냐 하면 주제를 던졌을 때 우리는 같은 방식의 해법을 쓴다는 거예요. 더 이상 진전 없는 해법을 쓰는 거기 때문에 이럴 때 전문가가 필요한 거예요. 위에서 조망해주고 사이에 들어가서 간격을 벌린 다음에 서로를 바라보게 하고 몰랐던 부분이 있으면 몰랐던 새로운 방법과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과정을 전문가가 함께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희 업계는 늘 성수기입니다.
◇ 이익선 : 이혼에까지 이르지를 않는 대신에 졸혼을 하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있어요. 실제로 서약서를 썼어요. 무슨 차이야? 그랬더니 그냥 같은 공간을 사는데 남처럼 지낸다는 거예요.
★ 이호선 : 저는 졸혼을 중년들의 미화된 별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어쩌면 별거라고 하면 불화한 것 같고 아이들 앞에서도 좀 그렇고. 우리는 서로를 탐색하고 자기의 꿈을 이루어보기 위해서 따로 지내기로 했어 그러면 엄청 있어 보이고 그 말을 이래저래 쓰는데 졸혼도 단기로 정해져 있어야 돼요. 무작정 벌어져 있는 건 우리가 아주 감정적 싸움 끝에 만들어낸 별거라고 하는 안타까운 상황인 거거든요. 졸혼이라는 것도 잊지 마실 게 사람은 떨어져 있잖아요. 어떻게든 떨어져 있으면 그 사이에 뭐든지 감정의 틈도 나고요. 관계의 틈도 나고 사람의 틈도 나고 결국 인생의 틈이 나버려요. 졸혼은 이혼으로 가는 하나의 징검다리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할 수 있다면 졸혼을 하더라도 잊지 말 것, 3개월 이내로 할 것. 그리고 매주 혹은 두 주에 한 번씩은 반드시 서로 찾아가 가지고 밥 먹을 것. 가끔씩은 살아있나 죽어 있나 안부는 꼭 전할 것.
◇ 이익선 : 그럼 같은 집에서 사는 졸혼 부부는요?
★ 이호선 : 그거는 각방이라고 얘기하죠. 그러나 그런 계약서 같은 것을 써서 심리적 안정감을 추구하려는 것 같아요.
◆ 최수영 : 이혼을 얘기할 때 보면 3종 세트가 등장합니다. 배우자의 외도, 폭력, 도박. 이 세 가지 유형은 흔히 죽어도 못 고친다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이 세 가지 고칠 수 있습니까?
◇ 이익선 : 도박 대신에 중독으로 넣어도 되겠죠.
★ 이호선 : 그게 알코올이 됐건 또 도박이 됐건 여러 가지 요새는 또 게임도 굉장히 많고요. 이게 참 어려운 주제입니다. 외도는 관계 중독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알코올이나 도박이라든지 게임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 도파민을 건드려서 사실상 머리 체계를 바꾸는 겁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쾌와 불쾌에 머무르기 때문에 이걸 우리가 중독이라고 하는 건데 중독의 핵심은 내 스스로도 꼼짝 못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까지도 망치는 과정. 이게 중독이 가지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이자 나쁜 점인데 거기에 또 폭력도 마찬가지예요. 폭력 같은 경우에는 공격성 중독이라고 봐야 되거든요. 이런 모든 요소들이 가정 내에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말씀드려요. 외도 아니면 심각한 정도의 중독 그리고 폭력 이 세 가지가 여러 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는다면 전 이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왜 인생을 살아가며 폭력을 당한다는 건 뭐냐 하면 내가 사는 모든 삶이 부정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를 생명체로 취급하지 않는 거예요. 무생물로 취급하는 겁니다. 어떻게 우리가 생명을 두들겨 패고 상처를 입히겠어요. 중독도 마찬가지예요. 중독은 한 번 시작이 되면 중독에 빠져 있는 사람을 돌보기 위해 다른 모든 가족이 다 희생이 됩니다. 이런 걸 우리가 ‘돌봄 중독’ 상태에 들어간다고 얘기를 해요.
◇ 이익선 : 중독이 중독을 낳는군요.
★ 이호선 : 그렇죠.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고 외도 같은 경우는 배우자의 영혼까지 생채기를 내는 과정이에요.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상황 속에 계속 머릿속에 또 다른 부정적 상상을 불러오는 거기 때문에 이 사람의 영혼을 완전히 갈가리 찢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해야 되냐면 이혼을 하는 게 아니라 먼저 치료부터 해야 돼요. 외도를 한 사람도 마찬가지고 배우자도 마찬가지 당연히 상담을 받아야 돼요. 이거는 이혼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인류와 또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과 내 삶에 대한 애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하셔야 된다고 꼭 말씀드립니다.
◆ 최수영 : 중독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독의 한가운데라는 의미거든요. 독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빠져나올 수가 없다는 뜻이예요.
★ 이호선 : 중독은 저는 ‘악마가 다리를 붙들고 있다’고 저는 표현을 해요. 모래 지옥 같은 거거든요. 그래서 이거는 변화 정도가 내가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이건 치료를 받아야 되는 겁니다. 잊지 마시고 그래도 우리가 이혼을 먼저 선택하기보다 폭력도 그렇고 중독도 그렇고 이런 외도도 그렇고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한번 받아보고 그다음에 이혼을 결정하자 그 말씀을 드리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의 노력을 했는데 어렵다. 저는 이혼을 하시는 걸 고려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익선 : 전문가라는 게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도 계실 거고 상담소를 찾아가 또 되잖아요. 어느 쪽이 부부 관계에는 더 편한 거예요?
★ 이호선 : 잘하는 사람 찾아야 되겠고요. 정신과 같은 경우에는 약물 처방이 가능하니까 이 점이 상담 현장하고 다르고요. 상담 현장은 정신과 선생님들이 만나는 시간보다는 훨씬 더 길고 구조화가 조금 더 잘 되는 편이라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요. 정신과 선생님들에 대해서 훨씬 더 나는 신뢰가 가 그럼 정신과를 가시는 게 낫고요. 그게 아니라 나는 상담이 나을 것 같아 그럼 상담 현장에 오시면 되고 둘 다 함께 병행하는 경우들도 많이 있습니다.
◆ 최수영 : 관계의 핵심은 대화, 소통 같은데요. 나이가 들수록 부부간의 대화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죠.
★ 이호선 : 젊어서부터 말 없는 분은 돌아가실 때까지 말이 없더라고요. 우리 젊을 때에도 말이 많았던 부부들이 아이들이 딱 출가하고 나면 그때부터 할 말이 없어요. 그랬다가 다시 손주를 데리고 들어오면 그때부터 또 다시 말이 많아지는데 이거는 부부가 해야 될 좋은 대화를 배워본 적도 없고요. 또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대화라고 하는 게 드라마에서 하도 많이 봐가지고 무슨 이벤트처럼 늘 짜릿짜릿한 걸 생각하시더라고요. 이 세상에 그런 건 없어요. 부부들이 그냥 별일 없으면 잘 지내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20년, 30년 살아오신 분들 다 아실 거예요. 부부가 할 말이 없어요. TV 없으면 어떻게 살았겠나 싶을 정도로 그렇게 할 말이 없는데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가 말이 없어도 첫째 식사를 하루에 한 끼는 무조건 할 것.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반드시 집 안에서 하는 취미 하나, 집 밖에 나가서 하는 취미 하나 2개의 취미를 가질 것. 그다음에 세 번째가 하루에 3시간은 무조건 나갈 것이에요. 3시간은 각자 나가 놀아야 돼요. 마지막 네 번째가 땡큐. 그래서 제가 ‘1, 2, 3, 땡’이라고 부르거든요. 아이들 다 출가하고 난 다음에 남아 있는 나이 든 부부들은 잊지 마시고 '1, 2, 3, 땡'을 해야 되는 이유가 내가 한 끼 밥 먹으면서 내가 두 개의 취미를 오늘 어떻게 했는지 대화 거리가 나오고요. 3시간 동안 나가면서 서로 얼굴 안 보는 환기의 시간이 돼요. 그리고 나서 땡큐 하면 잠이 잘 오거든요.
◆ 최수영 :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 서커스는 일상이 될 수 없어요. 서커스는 서커스일 뿐입니다.
◇ 이익선 : 그럼 마지막으로 짧게, 명절을 보내고 화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잖아요. 기술을 알려주세요. 내 의사를 전하면서 화를 안 내고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기술.
★ 이호선 : 명절 동안에 화를 안 내고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제일 먼저 명절이 끝난다는 걸 알고 계시는 게 되게 중요해요. 반드시 지나간다. 두 번째로는 감정으로는 어차피 해결이 잘 안 됩니다. 일 자체가 많기 때문에. 그래서 남편이든 아내든 고생한 사람에게 신사임당 5만 원짜리 2장정도 챙겨주세요. 금융 치료가 제일입니다.
◇ 이익선 : 금융 치료 신개념이네요. 금융 치료 요거 많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쌀롱 드 상암 오늘 숭실 사이버대학교 이호선 교수 모시고 부부 관계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수고하셨습니다.
★ 이호선 : 좋은 하루 되세요.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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