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이 지리산서 마주친 반달가슴곰...방사곰일까? 야생곰일까?

등산객이 지리산서 마주친 반달가슴곰...방사곰일까? 야생곰일까?

2024.06.02. 오전 08: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이미지 확대 보기
등산객이 지리산서 마주친 반달가슴곰...방사곰일까? 야생곰일까?
ⓒ인스타그램(@aanna0207) 영상 캡처
AD
"곰도 놀라고 우리도 놀랐어요"

지난 23일 지리산 국립공원 벽소령 대피소 근처에서 반달가슴곰을 마주쳤다는 등산객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목격담과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반달곰 한 마리가 수풀에서 나와 등산객을 한 번 쳐다보고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보면 길이 잘 조성되어있는 길로, 지정된 탐방로에 반달곰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올린 등산객은 "지리산 곰도 놀라고,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홈페이지 캡처

'방사곰일까? 야생곰일까?'

등산객이 마주친 반달가슴곰은 방사곰일까 야생곰일까.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에 따르면 방사곰은 귀에 표식기와 발신기가 부착되어 있어, 야생곰과 구별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야생생물보전원 정우진 남부센터장은 YTN에 "(등산객이 마주친 곰은)저희가 관리하는 개체가 맞다"고 밝혔다. 방사곰이라는 이야기다. 정 남부센터장은 "(곰을 마주친 게) 흔한 경우는 아니"라며 "주요 탐방로에서 한 10미터 이내에서 마주칠 확률이 0.4% 수준이다. 지금 탐방로에서 본 게 거의 몇 년 만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러시아 반달곰 6마리를 국내로 들여와 반달곰 종복원사업을 시작했다. 반달곰 복원 사업은 2000년 지리산에서 극소수의 반달곰 서식이 확인되면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를 방치할 경우 20년 이내 국내 반달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복원 사업은 일부 효과를 거뒀고, 현재 지리산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반달곰은 약 85마리로 추정된다.

야생생물보전원에 따르면 반달곰은 생후 만 4년이 되어야 번식이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2년에 한 차례 번식한다. 여름철에 짝짓기를 하지만 수정란이 암컷이 자궁 내에서 떠돌다가 동면 직전에야 자궁벽에 착상되는 '착상 지연' 현상을 보인다. 착상 여부는 가을 암컷의 몸 상태(영양, 환경, 스트레스 등)에 따라 결정되고 동면 중 1~2마리의 새끼를 출산한다.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홈페이지 캡처

'반달가슴곰과 마주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달곰을 마주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야생생물보전원이 공개한 대처요령에 따르면, 반달가슴곰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지 말아야 함 ▲곰의 흔적을 발견하면, 즉시 자리를 피해야 함 ▲금속성의 종 또는 방울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함 등이다.

또 반달가슴곰과 마주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면, 곰이 멀리 있는 경우 조용히 그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만약 갑작스럽게 가까이서 곰을 마주쳤을 경우에는 먹을 것을 주거나, 사진 촬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등을 보이며 뛰어서도 안 된다. 즉, 이번 등산객과같이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는 위험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곰이 공격을 해올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여 저항해야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만약 당신의 체형보다 더 큰 곰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게 된다면 엎드리거나, 몸을 동그랗게 마는 등 급소를 보호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등산객이 발견한 영상 속 반달가슴곰은 현재도 처음 발견된 대피소 근처에 있을까. 정 남부센터장은 "저희들이 그때(발견 당시) 4시경에 위치를 파악했다"며 "대피소에서 떨어진 곳에 있었고. 지금은 근처에 있지 않다"고 했다.

반달가슴곰을 목격하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홈페이지 또는 대표 전화(061-783-9120)를 통해 제보 접수가 가능하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YTN digital 이은비 (eunbi@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