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삼체'보다 더 충격적인 독살 사건... 살인 위해 동물 독극물 실험까지?

넷플 '삼체'보다 더 충격적인 독살 사건... 살인 위해 동물 독극물 실험까지?

2024.04.18. 오후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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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4월 17일 (수요일)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현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 청취자 여러분께서 혹시 삼체라는 드라마 혹은 소설을 알고 계신가요? 최근 넷플릭스에서 이 삼체라는 8부작 드라마가 공개됐는데 한동안 글로벌 탑텐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드라마 삼체는요. 2008년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휴가지에서 이 책을 읽었다고 알려지며 더욱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야기는요. 바로 이 드라마 삼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실제 발생한 아주 끔찍하고도 잔혹한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저는 변호사 이원화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김현우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현우 : 안녕하세요. 김현우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늘 김 변호사님과 함께 다뤄볼 사건 파일 바로 열어보겠습니다. 오늘 다룰 이 사건은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은 아니고요. 2020년 중국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왜 이 사건을 들고 왔냐면요. 최근 이 살인 사건의 발화점이 된 드라마 삼체가 글로벌 OTT에서 공개되기도 했고 또 살인 사건을 일으킨 주범의 재판 결과가 최근 공개되면서 나라 안팎으로 정말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인데요.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 건지 오늘 김 변호사님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변호사님 먼저 이 사건에 얽힌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봐야 될 것 같은데요. 중국의 청년부 억만장자인 린치 대표 이 인물부터 알아봐야겠죠?


◆ 김현우 : 중국의 유즈 게임즈라는 온라인 게임 회사가 있는데요. 그 유즈게임즈의 파운더예요. 조 단위 부자였고 20년 사망 당시 나이가 39세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굉장히 젊은 나이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고 봐야죠.


◇ 이원화 : 이 린치 대표가 중국의 유명 작가 류츠신의 소설인 삼체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면서요.


◆ 김현우 : 작가 류츠신는 아시아인 최초로 SF 문학상인 휴고상을 받기도 했고요. 말씀드린 대로 SF소설입니다. 지구와 교신하는 외계문명으로 삼체라는 곳이 있고 그곳은 항성이 세 개 있는 굉장히 변화무쌍한 극한의 환경에서 적응해 온 문명이었습니다. 그 문명인들이 지구와 교신하면서 지구 문명과 접촉하기 시작을 했고 지구에는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이 대략적인 내용입니다.


◇ 이원화 : 린치 대표가 거액을 들여서 삼체 판권을 샀다면서요?


◆ 김현우 : 예 맞아요. 린치 대표는 삼체를 스타워즈 시리즈 같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대작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삼체의 판권을 사고 왕자의 게임을 각색했던 작가들, 넷플릭스 등과도 접촉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자수성가한 청년부답게 추진력이 참 남다르다 싶은데 그러면 판권 사들이고 바로 드라마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겁니까?


◆ 김현우 : 삼체의 판권은 취득했다고 했잖아요. 삼체는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판권을 노리는 회사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쉬야오 변호사를 영입하게 된 것입니다. 쉬야오 변호사 역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140만 달러를 넘는 거래를 성사시킨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이었고, 삼체의 판권 거래도 성공적으로 하게 됩니다. 그 길로 쉬야오는 린치 대표의 신임을 얻어서 유즈 게임즈의 자회사인 삼체 유니버스의 대표가 됩니다.


◇ 이원화 :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아서 살인 사건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난다는 건가 전혀 감이 안 오거든요.


◆ 김현우 : 근데 쉬야오는 딜을 성사시키는 데는 전문가인데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잖아요. 삼체 유니버스의 실적이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고, 린치는 3년 만에 쉬야오를 대표해서 내리고 급여를 깎았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실적에 따른 좌천이었지만 그 일을 당하는 본인 입장에서는 아마 수치심을 많이 느꼈을 것 같긴 하거든요.


◆ 김현우 : 특히 넷플릭스 영상화 프로젝트에서 쉬야오 이름이 빠지는 일이 발생하는데요. 2020년 9월에 넷플릭스와의 계약이 발표됐을 때 삼체의 영상화 판권 소유한 자회사의 대표였지만 드라마 제작 발표 때 린치가 총괄 프로듀서로 발표되고 쉬야오의 이름은 빠져버립니다. 자신의 이름이 빠진 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했고, 이것이 이 사건 범행의 트리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 김현우 : 쉬야오는 명예를 중시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신의 이름이 빠지자 린치를 독살할 계획을 세우고 독특한 계획을 세웁니다. 상하이 외곽에 연구실을 차려놓고 다크웹에서 구매한 독약 수백 종을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상대로 이제 실험까지 했고요. 미국 드라마죠. 미드 ‘브레이킹 베드’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 이원화 : 독약을 만든 것도 놀랍기는 한데 이거를 린치 대표가 먹게 해야 되는데 억지로 먹일 수가 있나요?


◆ 김현우 : 쉬야오는 자연스럽게 먹이려고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독극물이 든 커피와 위스키 식수를 집중적으로 사무실에 반입했고, 사망 열흘 전에는 린 대표에게 유산균이라며 알약도 건넸다고 합니다. 그 안에 염화메틸, 수은 그리고 테트로도톡신 등이 들어있었다고 하고요.


◇ 이원화 : 독약을 무려 3개월 동안 먹였다고 했는데 쉬야오의 범행이 어떻게 발각된 거죠?


◆ 김현우 : 독극물 섭취하게 된 린치와 그 사무실 직원 4명이 쓰러지면서 원한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수사 당국에서도 살펴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력 용의자인 쉬야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 이원화 : 그래서 린치 대표는 결국 어떻게 됐죠?


◆ 김현우 : 린치 대표를 살리기 위해서 수사당국에서도 어떤 독을 썼는지 쉬야오를 강도 높게 조사를 했는데 쉬야오는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면 이젠 무죄 쪽으로 혐의 없음 쪽으로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고 착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범행 자백을 거부했고 끝내 자신이 어떤 독약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 밝히지 않아 린치 대표는 치료가 늦어졌고 결국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 이원화 : 저는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게 법적으로 봤을 때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랑 그렇지 않은 경우 살인이랑 살인 미수잖아요. 혐의나 형량에 있어서 차이가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오히려 자신이 형량을 낮추기 위해서는 독극물이 뭔지 알려주고 린치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되는 것 같은데 뭐 이런 생각 들거든요.


◆ 김현우 : 쉬야오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이제 자신이 쓴 독극물을 밝히는 것 자체가 자백 취지입니다. 굉장히 중하게 처벌이 될 수밖에 없고요. 다만 이제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기 위해서 독극물을 밝히지 않고 억울하다. 왜냐하면 굉장히 계획적으로 범행을 치밀하게 꾸몄거든요. 그래서 끝까지 자기가 무죄로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재판 결과가 최근에 나왔다고 알고 있는데 결과가 혹시 어떻게 나왔나요?


◆ 김현우 : 고의 살인죄를 적용하여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 이원화 : 범행 과정이 계획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 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했는지 이런 거 당연히 형량에 영향을 미치죠.


◆ 김현우 : 네 맞아요. 중국 법원에서는 쉬야오가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며 그 방법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독살이라는 치명적인 수단이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 이원화 :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도 궁금한데 김 변호사님께서 이 사건을 맡았다면 어떤 혐의들에 주목하고 어떤 법적 책임 물으실 것 같으세요?


◆ 김현우 : 제가 수사를 했다면 살인죄 외에도 불법적인 약물 거래에 대한 약사법 위반, 그리고 동물 실험 부분에 대한 동물보호법 위반, 여러 가지 혐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고, 중독돼서 병에 걸린 다른 직원들에 대해서는 미필적 고의 여부를 판단하여 살인미수죄 내지는 최소한 과실치상 책임을 물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쉬야오 변호사가 만약 대한민국에서 재판받았다면 재판 결과가 달랐을까요?


◆ 김현우 :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이제 실무적인 사례들을 봤을 때 뭐 예를 들어보자면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유명한 사건입니다. 영남제분 사건 같은 경우에 주범이 전부 무기징역형이 나왔는데 언론에 나오지 않는 일반적인 사건들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징역 15년에서 무기징역 정도를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도 물론 사형 제도가 존재하지만 현재 집행이 되지 않은 지 이제 수십 년이 됐고요. 사형 선고가 되는 사건은 그래서 극히 드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사형 선고는 피하지 않았을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린치 대표가 사망하고 혼외자 상속 분쟁도 뜨거운 이슈였던 모양이더라고요.


◆ 김현우 : 네. 한 네티즌이 린치에겐 혼외자 아들 린정칭이 있다고 글을 올렸는데 그 글에 린정칭에 출생 증명서와 변호사 서신까지 웨이보에 올렸습니다. 서신을 보면 유주 회사는 린정칭에게 린치의 다른 자녀들과 똑같은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증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만큼 유즈 회사에서는 당신들이 입증을 해봐라 혼외자인 걸 입증해 봐라 이런 식으로 주장을 했던 것 같습니다. 웨이브에 글을 올린 네티즌은 린치 혼외녀의 동생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네티즌은 웨이보에서 린정칭은 언니와 린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분명하고 두 사람은 전염병이 끝난 후에 결혼을 신고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많은 친구와 친척이 아이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유즈 회사 측에서는 상속인으로 인정하지 않아 뭐 이거를 인터넷에 공개하게 된 것이며 친자 확인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이원화 : 사건 X파일 오늘은 중국에서 벌어진 억만장자 독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자수성가로 억만장자가 됐던 중국 청년 사업가 린치 대표 중국판 스타워즈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고 하죠. 과연 그는 본인이 영입한 인재로부터 어쩌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범죄의 희생양이 될 거라고 감히 상상이나 했었을까요?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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