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특수 교사 소외, 특수 아동이 소외되는 것"

[뉴스큐] "특수 교사 소외, 특수 아동이 소외되는 것"

2023.08.02.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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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대 학부모 구도, 사태 본질 아냐"
"최근 논란,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 우려"
"학생 위해 한 번 더 참겠다고 생각하는 경우 많아"
"특수 교사가 소외되면 특수 아동이 소외되는 것"
"도전행동 매뉴얼·외부 전문가 연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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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법원 판례도 전해드렸고, 정부 대책들도 보도해 드렸지만 교권 침해에 대한 우려와 공분은 여전합니다. 현실에 대한 좀 더 명확한 판단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특수교사로 교단에 서고 있는 선생님이십니다. 정 원화 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지금 현직에 계시고 지금 방학 중이시죠. 개학은 언제예요?
[정원화]
8월 중순입니다.

[앵커]
어느 때보다 생각이 많은 그런 방학이 아닐까 싶은데. 서초구 초등학교 사건 이후 교권 추락에 대한 YTN 보도를 포함해서 언론의 관심도 높은 상황인데 그 이후로 보름 정도 시간이 지났더라고요. 최근에 학교 현장 분위기는, 방학이라 다르겠습니다마는 어떻습니까?

[정원화]
일단 그 사건 직후부터 선생님들이 까만옷을 입고 출근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만큼 일반적인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장 방학이기는 하지만 여러 보도들도 있고 교육청이나 교육부의 여러 대응들도 있고. 또 이렇게 교사의 목소리를 들어주시려는 자리도 마련하고 해서 아직은 변화가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나 보다 하는 체감이 있습니다.

[앵커]
저랑 앉아서 아까 리포트 두 개를 보셨는데 혹시 언론보도에 대해서 갖고 계시는 생각은 없으세요? 과장됐다거나 이런 점이 아쉽다?

[정원화]
교육계의 어려움, 특히 특수교육계의 어려움은 지금까지 조명된 것 자체가 별로 없어서 일단 이렇게 많이 노출해 주시고 많이 공감대를 형성해 주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무래도 최근에 특수아동, 특수학급에 대한 주목을 받은 건 웹툰작가 논란으로 번지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를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확산된 건데 어떻습니까? 그 사안에 대해서 선생님들은 어떻게 얘기하고 계시나요?

[정원화]
일단 특수교육계가 이미 많이 갖고 있던 어려움, 고충 이런 게 조명된 건데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마냥 반가워하고 좋아하시기는 어려운 게 지금 이 사건을 통해서 장애학생들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 그리고 혐오적인 인식 이런 이야기들도 자꾸 보여서 그 부분에 대한 걱정도 커요.

특수교육계 자체가 장애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다른 학생들이랑 어울려서 사회인으로서 살기 위해서 하는 거기도 한데. 그런 통합교육의 본질 자체가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세요. 장애학생은 전부 특수학교로 보내라, 왜 일반 학교에서 다니게 하냐?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그런 우려도 큽니다.

[앵커]
일반 학교로 왜 보내냐. 그러니까 그게 이번 논란의 핵심적인 부분인데, 최근의 추세가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같이 교육받을 수 있게 하는 환경이 되면서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교권을 보호하기 더 어렵다고 하던데 그 부분을 질문드리겠습니다.

[정원화]
그걸 통합교육이라고 부릅니다. 장애학생, 비장애학생이 어울려서 함께 교육을 받는 건데요. 통합교육을 실현하는 이유는 사실 장애학생들을 위해서도 있어서도 분명히 있지만 비장애학생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왜냐하면 비장애학생들 역시 앞으로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장애인을 많이 만나게 될 텐데 학생 때 분리 교육을 하다가 갑자기 사회에 나가서 장애인을 만났을 때 그 장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 갑자기 알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똑같이 존중하고 같이 어울려 사는 법을 학창시절부터 이미 계속 반복해서 학습해야 비장애인들도 체득할 수 있는 건데. 그런 면에서 통합교육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 그 자체입니다.

[앵커]
아까 말씀 들어보니까 최근에 이런 보도가 나가면서 특수학급에 자녀를 맡긴 부모님들의 마음이 불편할 것 같은데. 선생님께서 또 다른 사회적 차별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거든요.

[정원화]
맞아요. 저희가 최근의 보도들을 보면서 교사로서도 너무 마음이 아픈데 당사자인 보호자님들 그리고 학생 본인들은 어떨까요. 그 생각도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도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혹시나 보호자님들의 마음에 저희가 의도하지 않은 상처로 전달될까 봐. 그런데 이 사태의 본질이 계속 학생 대 학부모라는 구도로 잘못 와전되어서 보도되거나 아니면 일반 대중에게 그렇게 전달이 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사건 자체는 교사의 교육권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저희는 생각을 하거든요. 이건 특수교육, 일반교육 할 것 없이 결국 우리 아이들, 장애학생들도 그렇지만 일반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가 일관적인 교육방법을 학생에게 적용하면서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 무엇이 그렇지 않은 행동인지 꾸준하게 알려주고 계속 지도하면서 그걸 계속 반복해서 학생이 체득할 수 있을 때까지 알려줄 수 있어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 교사가 사용하는 교육방법에 대해서 뭔가 존중받지 못하고 학교 교육활동 자체가 존중받지 못하는 그런 상황 자체가 결국 이런 문제를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하거든요.

[앵커]
그 존중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떤 겁니까? 매뉴얼이 없다는 걸까요? 아니면 제도가 없다는 걸까요?

[정원화]
일단 아동학대법이 자꾸 남용되고 있다는 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 중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아동학대법에는 신체적인 발달, 정서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해서 추상적인 내용들이 들어가 있거든요. 그래서 현장에서 적용되려면, 교육현장에서 특히 적용되려면 예를 들어서 옆 친구를 때리려는 학생이 있어요.

그러면 그 친구의 팔을 잡으면 학생이 팔을 잡혔을 때 그 학생이 어느 정도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겠죠. 교사가 의도적으로 학생을 아프게 하려는 게 아니었어도. 그러면 그 학생이 통증을 호소하게 되면 교사는 신체적인 학대를 한 사람이 되는 거고요. 만약에 급박한 상황에 누구누구야. 이름을 크게 불러서 그러면 학생이 깜짝 놀라거나 아니면 위축된 기분이 들거나. 그럴 수 있겠죠. 그런데 그럴 때 교사는 정서적인 아동학대를 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이렇게 아동학대법 자체가 교육현장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점, 그것도 굉장히 클 것 같고요. 아까 말씀하신 매뉴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매뉴얼이 일반 교육현장에서는 구청 같은 데서 적용되는 민원응대 매뉴얼 이런 게 일반 교육현장에도 적용되면 좋겠다, 이런 목소리도 있는데요. 특수교육에서는 그거에 더해서 도전행동 매뉴얼을 추가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도전행동 매뉴얼.

[정원화]
도전행동이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살 때 그걸 어렵게 만드는 행동. 예를 들어서 소리 지른다거나 때린다거나 그렇게 어려움이 있는 행동들을 그렇게 부르는데요. 이게 왜 그러는 거냐 하면 도전행동 자체에는 이유가 있어요. 학생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싶고 뭔가 불편하거나 한데 그걸 말로 잘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 좀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표현이 되는 건데요.

그것 자체는 학생이 고의적으로 남을 아프게 하려거나 그런 의도는 아닌 거잖아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 자체는 학생이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걸 어렵게 만드는 행동인 건 맞으니 그걸 더 바람직한 행동으로 고쳐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사는 그거를 더 바람직한 행동으로 바꿔주고 학생이 다른 사람이랑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계속 지도를 해주고 싶은데. 지금 아동학대법이나 여러 교육현장의 분위기상 그 지도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그래서 매뉴얼을 달라고 하고 있는 거고요.

[앵커]
법 개정과 매뉴얼 정비가 시급하다는 말씀이었는데 아까 법원 판단, 김철희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보니까 특수아동을 지도할 때는 평소보다 강한 훈육이 필요하다고 봤는데. 정도가 지나칠 경우에는 학대로 판단하기로 했다. 그 정도의 판단을 만들자는 말씀이신 거죠?

[정원화]
그렇기도 하겠습니다. 매뉴얼에 명시된 대로 지도를 하면 애시당초에 그런 논란이 생길 이유가 없겠죠.

[앵커]
현장에서 이런 일을 물론 예방해야 되겠습니다마는, 발생했을 때 그런 판단을 현지에서는 누가 하나요? 어느 기사를 보니까 어떤 선생님께서 교보위를 개최해 달라고 했지만 교장도, 교무부장도 학생부장도 모두 묵살했다고 하는 제가 그 보도를 봤는데. 그런 경우가 생겼을 때 현실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겁니까, 제도적으로? [정원화] 일단 특수교육이 교육 자체가 사각지대인데 그 안에서도 더 사각지대다, 이런 말을 듣는 이유 중의 하나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특수교육 같은 경우는 일반교육이랑 아직도 다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계신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그건 잘못된 인식이거든요. 우리 학생들도 똑같은 학생들이고. 단지 조금 더 전문적이고 더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받을 필요가 있는 어린이들일 뿐인데, 특수는 아예 처음부터 일반이랑 달라,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좀 더 특수교사들이 교육활동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교권보호위원회를 말씀하셨는데 교권보호위원회 자체는 교사가 희망하면 원래 열려야 되는 게 맞아요.

그런데 선생님들께서 교권보호위원회 자체를 여는 걸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학생을 위해서 그래도 한 번 더 참겠다고 생각하시는 선생님들도 많고요. 그리고 입으신 상처가 너무 커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열기 위한 과정, 아니면 열려서 진행되는 과정 중에서 차별적인 인식 등으로 상처를 입고, 그러는 선생님들이 굉장히 많아요.

예를 들어서 교권보호위원회를 연다고 하면 특수교사가 그거를 지도로 고칠 생각을 해야지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서 뭐하냐. 특수교사는 원래 그러는 거 아니냐? 장애학생들은 원래 그러는 거 아니냐? 이거 전부 차별적인 인식들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인식들이 아직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다는 사실, 아니면 열려서 발생하는 결과에 대해서 학생의 보호자가 만족하지 않거나 불만을 품을 경우에는 그게 또 민원의 여지로 이어지거나 아니면 그게 또 아동학대의 고소까지 이어지기도 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우려들도 선생님이 많이 하고 계세요.

[앵커]
오늘 나오셔서 하신 말씀이 아마 내일 교육부와 특수교사들의 현장 간담회에서 나올 예정일 것 같은데. 어떤 논의와 목소리가 나올까요?

[정원화]
저희가 전국의 특수교사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떤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나. 그런데 저희도 아직 결과를 정리하는 중이지만 일단 일반교육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많은 교권보호 대책들이 있잖아요. 거기에서 특수교육이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우려의 목소리들을 선생님들이 굉장히 많이 주고 계세요.

조금 아까 말씀드렸듯이 특수는 잘 모르겠어, 장애는 따로 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왜냐하면 그런 일이 일어나면 결국 특수교사가 소외되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소외되는 결과가 되거든요. 그래서 일반교육에서 지금 논의하고 있는 많은 제도들, 민원창구 일원화라든가 다수 학생 수업권 보장을 위한 분리 제도 마련이라거나 그런 아동학대법 개정에 대한 것들이 모두 특수교육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게 선결조건일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아까 말씀드렸던 도전행동에 대한 매뉴얼 그리고 전문기관이랑 좀 더 연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굉장히 많으세요. 예를 들어서 도전행동을 아까 말씀드렸던 게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것 같아요. 도전행동 중재 전문가와의 연계가 우선 필요해요.

긍정적 행동지원이라고 해서 아이들의 행동을 더 긍정적인 방법으로, 긍정적인 형태로 바꾸자는 프로그램인데 이게 도입된 지 몇 년이 안 됐어요. 그래서 일부 시도교육청 서울이나 경기 같은 곳은 그렇게 도입을 조금씩 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고. 이미 그런 것이 없는 교육청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그런 것도 대폭 확대가 되어서 진짜 필요한 아이들이 행동중재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교사 혼자로는 너무 역부족이거든요. 그리고 또 의료전문가와의 연계도 어느 정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건 일반교육에서 나오는 지적이기도 한데요. 우리 학생들 중에는 충동조절 같은 것이 너무 스스로 어려워서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런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어서 적절한 의료전문가와의 상담 같은 걸 통해서 학생들이 약물 같은 걸 복용하고 충분히 교육적 지도를 받을 준비가 되면 그거랑 같이 병행해서 교육을 받으면 더 좋을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제도도 같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원화 선생님을 포함해서 특수교사분들, 특수아동들이 사회 안에서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가 아니겠습니까? 울타리일 텐데, 그 울타리를 위한 울타리가 필요해 보이네요. 내일 간담회 지켜보겠습니다. 정원화 실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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