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참사 '의인' 화물차 운전기사… 3명 목숨 구해

지하차도 참사 '의인' 화물차 운전기사… 3명 목숨 구해

2023.07.18. 오전 08:3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14톤 화물차 운전기사가 오송 궁평지하차도 침수 당시 3명을 구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CJB청주방송 보도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44) 씨는 15일 오송 지하차도 침수 때 차 지붕 위로 피한 뒤 주변이 있던 3명의 목숨을 구했다.

유 씨는 지하차도에 물이 차오르던 순간 버스의 시동이 꺼진 것을 보고 버스를 밀어 지하차도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유 씨는 "같이 탈출해 보려 처음에 뒤에서 (버스를) 박았는데 안 말리더라. 그 상태에서 제 차는 시동이 꺼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 씨는 물이 차오르자, 창문을 깨고 화물차 지붕으로 올라갔다. 그때 버스에서 휩쓸려 나온 20대 여성이 화물차 사이드미러를 붙잡고 버티는 것을 발견하고 화물차 위로 끌어 올렸다. 이어서 차량 뒤쪽에 떠 있는 남성을 발견하고 난간을 붙잡게 한 뒤, 또 다른 남성도 구했다. 유 씨는 "남자 두 분은 (물에) 떠서 계속 살려달라고 저에게 이야기하더라.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으니까, 얼굴만 물 밖으로 딱 나와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송 지하차도에서 구조된 9명 중 4명은 유 씨와 유 씨가 구한 3명이다.

여성 생존자의 부친은 사고 이후 유 씨를 만나 "(딸이) 힘이 없으니까 손 놓으시라고 했는데 (유 씨가) 끝까지 잡아서 높은 곳까지 올려줬다"면서 "자신도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구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쯤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범람한 물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YTN digital 최가영 (weeping07@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