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간부 줄소환" vs 노조 "경찰 고발"...양보 없는 대치

[앵커]
노조와 경찰의 한치 양보 없는 대치가 이어지면서 집회 현장마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최근 건설노조 고 양회동 씨 분향소를 강제 철거한 경찰은 민주노총 간부들을 줄소환하고 조합원 20여 명을 무더기 입건했습니다.

노조는 엄연한 공권력 남용이라며, 법적 대응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입니다.

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서울 중부경찰서 문을 나섭니다.

지난달 중순 민주노총이 주도한 정부 규탄 결의대회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길입니다.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경찰의 해산 명령에 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습니다.

[이태의 / 민주노총 부위원장 : 최대한 저희가 기획했던 대로 집회를 집행하려고 했고 불법을 기획하거나 준비됐던 건 아니라는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찰은 같은 날 김은형 부위원장과 간부급 1명도 잇따라 불러 조사했습니다.

민주노총 산별노조 간부들도 줄줄이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1박 2일 노숙 집회를 주도한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과, 결의대회 후에도 집회를 이어간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 등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경찰에 입건된 민주노총 조합원은 모두 29명.

노조도 정부의 압박에 법적 대응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시민사회와 손잡고, 경찰을 고발했습니다.

건설노조 조합원 고 양회동 씨의 분향소를 강제 철거한 건 엄연한 공권력 남용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정기호 / 변호사·건설노조 100인 변호인단 : 불법이란 딱지를 노동자에게만 붙이지 마시고 제발 공권력에도 불법이다, 이런 딱지를 붙여서 이것이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임을….]

한국노총도 목소리를 보태며 경찰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류기섭 / 한국노총 사무총장 : 이런 경찰의 폭력 진압을 조장하고 오히려 부추긴 최종 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퇴를 당장 촉구한다.]

민주노총은 이번 달 전국노동자대회에 이어 다음 달 대규모 총파업까지 예고하며 대정부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노조와 정부 모두 한 치 양보 없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긴장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 왕시온 이근혁
그래픽: 김효진


YTN 강민경 (kmk0210@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