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부 잘하는 약'은 없다" '대치동 ADHD 치료제'로 둔갑한 마약

"세상에 '공부 잘하는 약'은 없다" '대치동 ADHD 치료제'로 둔갑한 마약

2023.04.13. 오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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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부 잘하는 약'은 없다" '대치동 ADHD 치료제'로 둔갑한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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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4월 13일 (목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양성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매주 목요일은 식약처와 함께 하는 생활백서 시간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서 ’마약음료‘를 나눠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라고 홍보하면서 제품에는 ’메가 ADHD‘라고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ADHD 치료제가 정말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성준 연구관을 연결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양성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이하 양성준): 안녕하세요.

◇ 이현웅: 실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많이 사용됩니까?

◆ 양성준: 불행히도 데이터는 그렇습니다. 지역적으로는 서울 송파, 강남, 서초와 같이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곳의 처방이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많습니다. 시기도 의심스러운데요. 처방이 수능이나 입시가 다가오는 10월과 11월에 늘어나고 12월부터는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환자의 나이로도 유추해볼 수 있는데요. 10월부터는 고3 학생인 만 18세 환자 비율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실제 공부 잘하는 약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네요. 그럼 이 ADHD 치료제는 어떤 약물입니까?

◆ 양성준: 각성제이면서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각성제로는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카페인과 달리 ADHD 치료제는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이기도 합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중추신경계 작용하여 잘못 사용하거나 함부로 많이 사용하면 몸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쳐 엄격히 관리되는 의약품을 말합니다. 또한,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복용해서 성적이 향상되었다는 효과는 입증된 바 없습니다.

◇ 이현웅: 향정신성의약품이군요. 그럼 오남용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 양성준: 각성효과가 있다 보니 불면증과 신경과민에 가장 많이 시달립니다. 수험생은 컨디션 유지가 중요한데 시험을 앞두고 불면증과 신경과민이 나타나 컨디션을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벼운 부작용으로 두통과 불안감도 나타나는데 이것 때문에 오히려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분도 많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환각, 망상, 자살 시도까지 나타납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 아이 성장에 관심이 많은데요. 각성상태가 되면 배고픈 줄 모르게 되는데요. 따라서 식욕감퇴와 체중감소가 나타나 한참 잘 먹고 성장해야 할 시기에 성장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 이현웅: 아이들 공부를 잘하게 하려고 먹였는데 오히려 공부를 망칠 수 있군요. 자살 시도까지 한다니까 무섭기도 합니다. 식약처가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 해결책도 있을 것 같은데요. 식약처의 해결책은 무엇입니까?

◆ 양성준: 식약처는 마약류 오남용을 언제 어디서나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ADHD 치료제를 비롯하여 의료용 마약류는 처방을 식약처가 구축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입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식약처는 이 데이터 분석하여 오남용이 의심되는 경우 수사 의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년에는 불법 투약이 의심되는 환자 24명을 수사 의뢰하기도 하였습니다.

◇ 이현웅: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이 이번 강남 학원가 음료 사건을 보면서 궁금해하던데요. 집중력 강화나 공부를 잘하게 도와주는 건강식품이나 식품이 있습니까?

◆ 양성준: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식품, 건강식품, 의약품은 없습니다. 이번 마약이 든 음료에 공포심을 갖는 부모를 보면서 성적향상을 위해 사랑하는 아이에게 마약과 유사한 ADHD치료제를 권하는 부모는 없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성준 연구관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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