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에 버려지는 방역용품...환경오염 주범 되나?

일상회복에 버려지는 방역용품...환경오염 주범 되나?

2023.03.13. 오전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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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3년이 훌쩍 넘은 가운데, 일회용 마스크와 식당 등의 투명 칸막이는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쓰고 난 방역용품에 대해선 그저 버리는 것 말고는 뚜렷한 방침을 세워둔 게 없어서 자칫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거란 우려가 큽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침방울이 퍼지는 걸 막기 위해 식탁마다 세워둔 플라스틱 칸막이.

이 학교 급식실에만 300개 넘게 설치돼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이 누그러지면서 교육부는 새 학기부터는 식탁에서 칸막이를 떼어내도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곧 전국에 있는 학교에서 쓸모를 잃은 플라스틱 칸막이 수백만 개가 쏟아져나올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김창수 / 서울 휘봉고등학교장 : 폐기물 처리에 따른 비용 문제도 있고 환경적인 문제도 있어서…. (교육부에선) 어떤 방식으로 이걸 폐기해야 할지 특별한 안내가 없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부는 뒤늦게 환경부와 재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른바 '코로나19 쓰레기'는 칸막이 말고도 또 있습니다.

쓰고 난 마스크가 대표적으로, 재작년 한 해 사용된 마스크가 73억 개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날마다 마스크 2천만 개가 버려지는 셈인데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걸 아는 이는 드물어서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한 공공기관은 지난해 10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수거함을 만들었습니다.

[김현정 / 심평원 서울지원 고객지원팀장 : 가정에서 가족들이 다 쓰고 버린 마스크를 가져와서 여기서 한꺼번에 버리기도 합니다. 직원 전체적으로 많이 지금 수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곳 수거함에 쌓인 마스크들은 재활용 업체가 가져가 플라스틱 알갱이인 '펠릿'으로 만드는데요,

장난감과 병뚜껑, 화분과 의자 등 각종 생활용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다만, 전국에 있는 폐마스크 수거함은 일부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자체 비용을 들여 설치한 수십 개에 불과합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마스크 세척과 철심 분리 등 전처리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전국 단위로 폐마스크 재활용 지원이나 홍보 정책을 펴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눈앞의 이해타산을 따지기보다 '코로나 쓰레기'가 일으킬 환경오염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정음 /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 모든 국민이 지침에 따라서 마스크를 의무 착용했는데, 단순히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밝히는 건 좀 무책임한 태도라고 생각해요.]

지난 3년 동안 우리의 건강을 지켜온 방역용품들을 그저 쓰레기로 불태우거나 땅에 묻는 대신, 다시 쓸 방법은 없을지 고민해볼 때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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