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계모 "번듯하게 키워줬더니" 친모에 면박

아동 학대 계모 "번듯하게 키워줬더니" 친모에 면박

2023.02.21. 오전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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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동학대로 숨진 인천 초등학생 친어머니는 의붓어머니에게 아들이 숨지기 전에 '아들을 한 번만 보게 해달라'며 여러 차례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건 '번듯하게 키워주고 있으니 고마워하라'는 면박뿐이었다고 합니다.

김다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숨진 인천 초등학생 이 모 군의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는 계속해서 상습 학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 모 군 친아버지 : (아이를 왜 학교에 안 보냈습니까?) 그것도 아이 엄마가 한 겁니다. (아이를 때렸습니까?) 전 안 때렸습니다.]

[이 모 군 의붓어머니 :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은 없으세요?) 아이에게 사죄하는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친어머니 A 씨는 5년 전부터 학대 정황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지난 2018년 이혼 후, 양육권을 친아버지에게 넘겨 준 A 씨는 같은 해 면접 교섭권을 이행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가 발에도 맞지 않는 낡은 신발을 구겨 신고 있었고, 몸도 눈에 띄게 말라 있었기 때문입니다.

[A 씨 / 이 모 군 친어머니 : 옷도 후줄근하게 입히고 신발도 말도 안 되는 신발을 신겨 보내서 애가 신발을 구겨 신고 있고….]

언젠가는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찾아갔는데, 2학기가 끝나가도록 아이가 한 번도 등교하지 않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A 씨 / 이 모 군 친어머니 : 왜 아이 책상이 교실 뒤에 저렇게 빠져있느냐 물으니 학교에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교구랑 교재를 가지러 와야 하는데 오지 않았다….]

아이가 걱정되고 보고 싶은 마음에 의붓어머니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돌아온 건 오히려 고마워하라는 말뿐이었습니다.

[A 씨 / 이 모 군 의붓어머니 : 욕심 그만 부려. 자식 이렇게 번듯하게 키워준 거 봤으면 고마워해야지. 나한테 너무 많이 욕심부리는 거 아니야?]

아이 친아버지 역시, 한사코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아이가 친엄마를 만나면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아들의 모습.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A 씨 / 이 모 군 친어머니 : 아직도 솔직히 믿기지 않아요. 모든 상황을 다 봤는데도 믿기지 않고….]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밀쳤을 뿐인데 일어나지 않았다며 의도적인 살해 혐의를 부인하는 의붓어머니.

친어머니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며 엄벌을 촉구합니다.

[이 모 군 친어머니 : 받을 수 있는 정도의 벌을 최대한 받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인간으로서.]

아이에 대한 학대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뤄졌는지, 그리고 학대로 인한 사망이 맞는지는 이제 검찰이 가려내야 할 문제입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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