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땐 병상 부족하다더니...국립중앙의료원 예산 삭감 논란

코로나19 대유행 땐 병상 부족하다더니...국립중앙의료원 예산 삭감 논란

2023.02.05. 오전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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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대유행이 있을 때마다 전담 병상 부족 문제가 반복되는데,

중앙감염병전문병원으로 새 단장에 나서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첫 삽을 뜨기 전부터 논란입니다.

정부가 예산을 대폭 삭감해 병상 축소가 불가피한데 의사들은 이 예산으로는 부족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흰 가운 위에 어깨띠를 두른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사들이 병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비 예산을 기획재정부가 삭감한 데 반발하며 직접 지지서명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이소희 /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장 : 감염병 같은 경우 최전선에 나가야 할 때 그 역할을 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 국민 건강의 미래가 매우 걱정되고….]

지난 1958년 설립된 국립중앙의료원은 시설 노후화와 비좁은 공간 등으로 20년간 논의 끝에 인근 방산동으로의 이전이 확정됐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감염병 의료 대응 총괄병원의 필요성이 커졌고, 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기부금이 더해지며 사업비도 확보됐기 때문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신축 이전될 곳은 의료원과 맞닿은 옛 미군 공병단 용지로 4만 2천여㎡ 규모, 현재의 1.6배 수준입니다.

본원 이전과 함께 중앙감염병전문병원 134병상이 새로 지어지는 등 모두 760병상 규모의 사업비 1조 7천억 원이 확정됐습니다.

현재 의료원보다 규모가 커지긴 했지만, 당초 보건복지부와 중앙의료원이 요구했던 1,050병상보다는 크게 줄었습니다.

기재부는 같은 진료권 안에 종합병원이 15개나 있어 병상이 초과공급 되는 데다, 중앙의료원의 낮은 병상이용률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의료원 의사들은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유행 때마다 기존 입원 환자를 내보내고 감염병에 대응하도록 한 정부가 낮은 병상이용률을 이유로 든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앞으로 닥칠 감염병에 대응하려면 축소한 예산과 규모, 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입니다.

[조필자 / 국립중앙의료원 총동문회 회장 : 국가적 미충족 의료 대응의 중추적 기능 및 최후의 보루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정 투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복지부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총사업비 재조정과 병상 확대를 기재부와 계속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감염병 유행 대응은 물론 국가 공공의료 기관으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규모와 질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신윤정입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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