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한파까지 한국 날씨가 난리인 이유 [쥐니어스]

가뭄에 한파까지 한국 날씨가 난리인 이유 [쥐니어스]

2022.12.06.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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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11월에 웬 모기?’ 싶었는데, 갑자기 한파라니.
한파만 해도 괴로운데,
인구 143만 광역시인 광주는
가뭄 때문에 욕조에 물 받아놓고 쓰게 될지도 모른다고요?

안녕하세요. 전 쥐니고요.
망하기 전 꼭 알아야 할 이슈를 똑똑하게 정리해드립니다.


[역대급 가뭄에 한파까지?]

이번 가을은 이상하리만치 따뜻했었는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16도나 뚝 떨어졌죠.
기상 전문가들은 올겨울 한파가 지속되고,
12월은 아마 영하 9도 ~ 0도 사이에서
삼한사온이 끊임없이 반복될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파도 한파지만,
남부지역은 엄청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 거!
심지어 마실 물이 모자랄 정도라는데요.


[문영훈 /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 ]
"시민들께서 샤워하는 시간을 20% 줄여준다든지 세탁기, 설거지 하는 물을
20% 줄여준다면 저희가 제한급수까지 가지 않고..."

지난 여름부터 올 한 해 날씨가 계속 가물었던 광주.
장마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광주의 식수원인 동복댐과 주암댐이
거의 바닥을 보일 정도.
그러자 광주시에선 물 절약 운동까지 시작했어요.

목표는 ‘물 사용 20% 줄이기’로 잡아놨는데,
실제 절감률은 5%에 못 미쳐서
이대로라면 내년 초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상황.

전남 다른 지역들도 식수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완도 보길도와 노화도 등 섬 지역에선
지난 3월부터 제한급수를 시행했고,
이제껏 식수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았던 광산 바닥 지하수를 퍼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남부지방에선 가뭄이 해마다 찾아온 고질적인 문제긴 하지만,
이번 가뭄은 ‘반세기 내 최악’이라 불립니다.


[이게 다 라니냐 때문?]

그래서 올해 날씨 왜 이런 건데?!
이게 다 라니냐 때문인데요.

라니냐가 뭔지 조금 생소하시죠?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인데,
단순히 바닷물의 온도가 변하는 게 아니라
어느 지역엔 폭염과 가뭄을, 어느 지역엔 한파를,
또 어느 지역엔 홍수를 일으킵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겨울철 우리나라는 차가운 북풍이 자주 불어닥쳐서
기온이 평년보다 낮고 강수량은 적은 경향을 보입니다.
그때마다 한파와 가뭄이 닥친 거죠.

그런데 유독 이번 겨울에 찾아온
가뭄과 한파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뭐냐고요?

라니냐는 원래 반대 현상인 엘니뇨와 함께
번갈아가면서 나타나곤 했대요.
그런데 이번 라니냐는 2020년 9월부터 시작해서 무려 3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상기후 빈도와 강도는 심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라니냐가 길어진 이유는 뭘까요?

지난 2월, 과학 전문 주간지 ‘네이처’에는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해
해류 흐름의 변화가 강화되고
라니냐 현상이 점차 증가해 갈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논문이 실렸습니다.

즉,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라니냐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는 거죠.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세계 기상기구의 보고서를 보면, 라니냐는 자연스러운 기상 현상이기는 하나,
최근에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
즉 기후 변화로 인해 점점 극심한 라니냐라든가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 겨울이 춥다고 예상하는 것도 첫 번째 이유는 라니냐였지만,
두 번째 이유는 북극 해빙이었거든요. 북극 해빙이 평년보다 많이 녹아있어요.
그러면 북극 한기가 우리나라까지 내려올 확률이 높아져요.
한기가 내려오면 추위가 길게 지속되죠.”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이상기후]

앞서도 얘기했지만,
라니냐가 우리나라에만 이상기후를 일으키는 건 아니에요.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세계 곳곳에서 정말 심각한 이상기후가 나타났죠.

지난 여름, 파키스탄에서는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로
천 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유럽과 미국, 중국은 반대로 어마어마한 가뭄과 폭염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호주는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의 홍수가 일어나 큰 피해를 봤죠.
중국 신장 지역에서 영하 48도의 한파와 폭설로
노동자 7명이 동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죠.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엘니뇨, 라니냐 현상 업데이트 보고서를 올렸는데,
라니냐가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지속될 확률을 약 75%로 봤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닥친 가뭄도
이번 겨울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거고,
전지구적으로도 당분간 이상기후가 계속될 거라는 얘기이기도 하죠.

얼마나 더 심각한 재해가 우리를 찾아오게 될까요?
그럼 지금까지 쥐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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