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기사는 노동자? 사업자?..."입맛대로 골라 압박" 반발

화물기사는 노동자? 사업자?..."입맛대로 골라 압박" 반발

2022.12.04. 오전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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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화물연대 총파업에 ’업무개시명령’ 조치
조합원 자조 섞인 반응…"드디어 노동자로 인정"
정부, 화물기사 ’노동자’ 아닌 ’개인사업자’ 규정
"정부가 자영업자들 문 열라고 강요하나" 반발
"화물기사들 ’노동자성’ 수단 삼아 복귀 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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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에 대해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에 이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조사에 나서면서 압박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화물연대 측은 정부가 화물 기사들의 모호한 법적 지위를 그때그때 다르게 활용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그 배경을 송재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정부가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업무개시명령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지난달 24일.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달 24일) : 정당한 사유가 없는 이번 집단 운송 거부가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까지 초래한다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근거한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하겠습니다.]

이후 화물연대 조합원들 사이에선 자조 섞인 얘기가 나왔습니다.

30년 동안 요구해온 '노동자' 지위를 정부가 드디어 인정해줬다는 얘기입니다.

"같은 노동자입니다! 동지 여러분 맞습니까!"

정부는 화물 운송 기사들의 '파업'을 '집단 운송 거부'라고 달리 표현했습니다.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 같은 개인 사업자로 규정한 겁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곧 자영업자들에게 문을 열고 계속 영업하라고 강제하는 셈이라는 게 화물연대 주장입니다.

정부가 화물 기사들을 복귀시키기 위해 그동안 인정해오지 않던 노동자성을 수단으로 삼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이유입니다.

[김성훈 / 변호사 : (업무개시명령 법 조항이) 근로자여야만 적용되는 건 아니긴 하고요. 다만 그 배경과 내용을 봤을 땐 화물 운수 종사자들이 노동자로서 연대하여 단체 행동으로서 쟁의 행위를 할 경우 거기에 대응하는 수단으로서 이게 만들어진 제도이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선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노동자가 아닌 분명한 사업자입니다.

다른 기사의 운송 거부를 강요하거나 방해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건지 조사에 나선 건데, 제시된 근거 조항의 주어는 모두 '사업자'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 특수고용직이라고 해서 사업자 성격이 부정되는 건 아니거든요. 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화물연대 측은 정부가 법적으론 사업자지만, 업무 성격은 노동자에 가까운 특수형태 종사자의 모호한 법적 지위를 마음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박연수 / 화물연대 정책기획실장 : 정부는 입맛대로 골라서 어떤 때는 노동자성을 얘기하면서 또 어떤 부분에서는 사업자 단체, 자영업자라는 걸 강조해서 편한 대로 화물 노동자들을 정의 내리고 있는데, 유감입니다.]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정부가 압박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화물연대 측도 법적 대응에 나설 태세입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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