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책임 규명 안갯속...'변죽만 울려' 비판 여전

이태원 참사 책임 규명 안갯속...'변죽만 울려' 비판 여전

2022.11.29.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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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출범 직후부터 휴일 없이 달려왔지만, 성과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습니다.

이른바 '윗선'에 이르지 못한 채로 변죽만 울린다는 비판 목소리가 큽니다.

출범 한 달 수사상황 이준엽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사흘 만에 5백 명이 넘는 매머드급으로 출범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바로 다음 날 경찰과 소방, 용산구청을 압수 수색하며 본격 수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영장 죄명은 뭐로 돼 있어요?) 죄송합니다."

특수본에 주어진 두 가지 과제는 '참사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겁니다.

먼저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특수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3D 스캐너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지난 24일 넘겨받았습니다.

이 내용을 가지고 국내외 전문가에게서 자문받고 있는데, "수사와 연관됐다"는 이유로 결과 발표 때까지 공개를 미루겠다는 입장입니다.

참사 발생 한 달이 지나도 150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책임 소재 규명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특수본 출범 한 달 가까이 이른바 '윗선' 대신 현장 책임자에만 칼끝을 향한다는 비판이 계속 쏟아집니다.

고발을 빼고 직접 입건한 건 16명인데, 윗선이라고 불릴만한 책임자는 없는 상황입니다.

[고진영 / 공무원노조총연맹 소방노조위원장 (지난 23일) : (비유하자면) 음주운전, 신호위반으로 교통사고를 낸 정부가 사고 수습을 한 소방기관에 책임을 묻는 것 아니냐.]

[전호일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 정책 집행자인 우리 공무원들은 83%가 행안부 장관에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표현하였고 사퇴와 처벌에 찬성하였습니다.]

수사가 직접적인 재난 예방과 대응책임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변죽만 울린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이 대표적인데, 정작 문제가 된 보고서는 '압사' 언급조차 없는 한 쪽짜리인 데다 애초 시스템에도 정상 등록됐던 내용입니다.

입건된 정보계장은 극단적 선택까지 하면서 참사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이른바 '토끼 머리띠', '각시탈'처럼 인터넷에서 논란된 인물을 피의자보다도 먼저 부르기도 했습니다.

윗선으로 가기 위해선 가능한 많은 참고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특수본의 입장이지만 현재 진행되는 수사 과정으로 보면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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