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녹화 공작 진실규명 결정...'김순호 사건'도 들여다본다

대학생 녹화 공작 진실규명 결정...'김순호 사건'도 들여다본다

2022.11.23.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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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사정권 시절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생들을 강제로 입대시키고 '프락치' 활동까지 시키는 공작 사건이 수시로 이뤄졌는데요.

진실화해위원회가 이러한 공작 사건을 중대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187명을 피해자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밀정 의혹'을 받는 김순호 경찰국장에 대한 진실 규명은 다음 주쯤 시작됩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81년 국방부가 작성한 '소요 관련 대학생 특별조치 방침'이라는 제목의 문건입니다.

첫머리에 학생운동을 벌인 대학생들을 즉각 입영시켜 사회 질서 유지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써놨습니다.

징병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신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 그리고 수형 생활을 한 경우라도 최우선 입영시킨다는 표현까지 등장합니다.

보안사령부는 이렇게 강제 입영한 대학생들은 대상으로 '사상 심사'를 거친 뒤 노동계나 학생 운동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게 하는 등 '프락치' 공작 활동에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1년 반 정도에 걸친 조사 끝에 이와 같은 '강제징집·프락치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당사자 187명을 중대 인권침해 피해자로 인정했습니다.

국가 기관이 강제 징집·프락치 사건 피해자들의 개별 사례를 일일이 조사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근식 /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 제45차 전체위원회에서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사건의 1차 진실규명을 의결했습니다. 187명에 대해서 진실규명 결정을 하였습니다.]

위원회가 보안사 문건과 존안 자료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한 관련자만 2천921명에 달합니다.

진화위는 국가 전체가 동원돼 중대한 인권침해를 자행한 만큼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회복 조치 마련과 재발 방지대책 수립을 서두르라고 권고했습니다.

[정근식 /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 프락치 임무를 강요하는 등 중대한 인권침해를 발생케 한 사실에 대하여 피해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할 것을 권고합니다.]

밀정 의혹을 받는 김순호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 문제도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8월 시민단체와 김 국장이 잇따라 진실규명을 신청했는데 다음 주쯤 위원회의 조사개시 결정이 내려질 전망입니다.

녹화사업 피해자들은 김 국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강조했습니다.

[조종주 / 대학생 녹화 공작 피해자 : 우리와 같이 끌려갔던 강제 징집자였고 녹화 공작을 받았고. 거기에서 일정 부분 협조를 했던 내용은 드러났죠. 김순호 씨가 그런 자리에서 있다는 자체가 용납이 안 됩니다.]

이후 규명 절차가 본격화되면 그동안 제기된 김 국장 행적 의혹에 대한 의문이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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