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난임으로 인한 결혼 생활의 위기...어떻게 극복해야?

[뉴있저] 난임으로 인한 결혼 생활의 위기...어떻게 극복해야?

2022.10.20.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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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이번 달은 '결혼'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요.

지난 시간 출산과 양육 이야기에 이어 오늘은 늦어지는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난임 문제를 짚어봅니다.

권희범 PD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 주제는 난임인데요.

결혼이 늦어지는 만혼이 늘면서 난임도 늘고 있다는 보도가 많은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PD]
네, 난임은 말 그대로, 임신이 어려운 상태를 가리키는데요.

병원에서는 피임하지 않고 부부관계를 1년 이상 지속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난임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대로 이 난임 환자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약 20만 명이었던 난임 환자가 4년 뒤인 지난해는 25만 명 정도로 20% 정도 늘었습니다.

가파른 증가세죠.

자연스럽게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등 임신을 위해 의학의 힘을 빌리는 보조생식술, 일반적으로 난임 시술이라고 부르죠, 이 난임 시술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는 건강보험도 적용되면서 지난 2018년 11만6천여 건에서 지난해 14만4천여 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월간 뉴있저 시간에 전해드린 것처럼 결혼과 출산 나이 역시 늦어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난임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이를 원하지만 갖지 못하는 것, 부부에겐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일 텐데요.

난임으로 인해 결혼생활까지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있다고요?

[PD]
네, 이번 취재를 위해 전문가와 다양한 사례자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난임 부부들이 겪는 어려움이 굉장히 크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육체적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부부도 많았습니다.

일부는 이혼 위기를 겪기도 하는데요.

이 내용 다룬 영상 보시겠습니다.

[영상]
실제 난임 부부가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일까?

난임 치료 1년 만에 임신에 성공한 김 모 씨를 만나봤습니다.

[김 모 씨 / 32세 : 2년 정도 자연 임신 시도를 했는데 자연 임신이 잘되지 않아서 21년 연말부터 병원 진료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진료를 보면서 난임 진단을 받고 시험관 시술을 했고 임신에 성공했어요.]

Q. 어떤 점이 힘드셨나요?
[김 모 씨 / 32세 : 일단은 호르몬제 복용을 하다 보니까 살이 많이 찌더라고요. 그것에서 오는 우울감이 있었고. 배 주사를 직접 놔야 하니까 배에 멍드는 것도 보고…. 배란일을 받아서 부부 관계를 해야 하는데 흔히들 그걸 숙제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숙제라는 그 부담감에 부부 관계를 진행하게 되면 '이게 내가 지금 뭘 하는 건지'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김 씨는 다행히 임신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난임 치료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걸까요?

전문의에게 물어봤습니다.

[최승영 / 산부인과 전문의 : 정상적인 부부 관계를 하시는 부부가 피임 없이 1년간의 부부 생활을 했을 때 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를 난임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남편분은 정액 검사를 시행하고.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난소 나이를 비롯한 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하고 초음파 검사를 시행합니다. 그 이후에 생리가 끝난 직후 며칠 이내에 나팔관 조영술을 시행하게 되고….]

이런 검진 과정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후 진행하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 역시 고단합니다.

임신에 실패했을 때 부부가 큰 고통을 경험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난임 때문에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없을까?

이혼 전문 변호사를 만나봤습니다.

Q. 난임 때문에 혹은 난임 시술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부부관계가 파탄 나거나 이혼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나요?
[이미숙 / 변호사 : 실제로 그런 경우가 꽤 많습니다. 난임 시술 과정에서 상대방의 건강 정보나 이런 신체 정보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면서, 또는 비협조 한다거나 그런 갈등들이 생기다 보니까 그로 인해서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Q. 난임이나 불임 이런 것들이 이혼의 유책 사유가 되기도 하나요?
[이미숙 / 변호사 : 난임 자체는 사실 우리 법원에서 얘기하는 재판상 이혼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난임을 겪는 부부들이 갈등이 계속 깊어지게 되고 그런 경우는 혼인 파탄으로 이혼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
[이미숙 변호사 : 임신을 원하던 여성분이 직장까지 그만두고 난임 시술을 받았는데 계속 임신에 실패하다 보니까 우울증이 심해졌고 그런 과정에서 남편과의 관계도 점점 악화하고 나중에 남편 쪽에서 항상 우울한 여성분과 못 살겠다고 이혼 청구를 하신 분도 있었고요.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오히려 남성분이 외도하고 있었고….]

우울증까지 동반하는 난임.

해결책은 없을까요? 난임상담센터를 찾아가 봤습니다.

[김장래 / 중앙 난임·우울증상담센터 부센터장 : 머릿속이 임신해야 한다는 것으로 가득 차버리기 때문에 부부가 서로 관계하기보다는 임신이 아니면 대화에 등장할 수 없는 주제가 되는 거죠. 그러면서 시술에는 실패하다 보니까 관계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혼까지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요.]

Q. 난임에 대처하는 올바른 마음가짐은?
[김장래 /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부센터장 : 임신이 아닌 다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배려죠. 이 문제를 가지고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요즘에는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관들이 많이 있습니다. 도움을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앵커]
네, 영상을 보니 난임이 결혼생활의 큰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PD]
네, 난임 부부들이 겪는 어려움은 다양한데요.

크게 난임 시술 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 시술 과정의 육체적 고단함, 그리고 정신적 어려움입니다.

난임 시술의 비용 같은 경우 앞서 말씀드린 대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그리고 정부 지원이 확대되면서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데요.

이에 비해 난임으로 인한 정신적 문제점은 비교적 관심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은 여성을 대상으로 어떤 증상을 겪었는지 물었을 때 '우울, 감정 기복'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80.1%로 가장 많았는데요.

반면 그중 11.6%만이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난임으로 인한 정신적 어려움이 부부 생활의 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부부가 함께 극복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이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PD]
앞선 영상에서도 짧게 언급됐지만, 전문가는 부부가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난임 시술 과정에서 부부의 일상이 모두 임신과 관련한 것들로만 채워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신과 관련되지 않은 일상 대화도 하고 예민해진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건데요.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 주변의 친구나 가족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를 비롯해 인천, 대구 등 5곳에서 권역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방문하면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월간 뉴있저, 다음 주제는 뭔가요?

[PD]
네, 다음 주제는 결혼 제도를 벗어난 사람들을 차례로 다루려고 합니다.

먼저 '황혼 이혼' 문제인데요.

최근 한국의 이혼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한 부부들의 이혼, 이른바 황혼 이혼의 비율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희 제작진이 직접 당사자들을 만나 황혼 이혼 사유를 들어봤고요.

또 이혼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변화도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권 PD, 수고했습니다.



YTN 권희범 (kwonhb054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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