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정폭력 재신고 받고도 1시간 배회"...피해자 중태

"경찰, 가정폭력 재신고 받고도 1시간 배회"...피해자 중태

2022.09.21. 오후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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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부싸움 소리 들린다" 112신고에 출동
피해 여성, 심하게 구타당해 의식 잃은 채 쓰러져
경찰 밀치고 도주한 남편 구속…현장 대응은 논란
당일 새벽 분리 조치…재신고했지만 범행 못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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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가정폭력 관련 두 번째 신고를 받고 집 주변을 한 시간 정도 배회하는 사이 피해자가 중태에 빠진 일이 발생했습니다.

출동 때부터 충분히 중대 사안으로 인식했는데도 막상 현장에선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인용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용인시에 있는 주택가 골목.

경찰차 한 대가 황급히 이동합니다.

도착한 곳은 한 가정집이었습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 23분쯤 부부싸움 소리가 주로 들리는 한 여성의 112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출동 경찰관들이 8분 만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대답도, 인기척도 없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집 주변을 배회하다가 신고 여성의 휴대전화 위칫값이 계속 같은 곳으로 나와 다시 문을 두드렸고, 결국 남편이 열어줬습니다.

신고한 아내는 남편에게 심하게 구타당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 : 처음에는 욕설도 들리고 했는데, 어느 순간 다투는 소리가 딱 끊어지고 정적이 한 10여 분간 흘렀던 것 같은데, '무슨 일이지' 이렇게 생각했던 거예요.]

경찰관들을 자신들을 밀치고 도주한 남편을 2시간 만에 붙잡아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후 경찰의 현장 대응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 집엔 이미 11시간 전쯤 경찰이 가정폭력 신고로 충돌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 출동 당시 경찰은 A 씨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경고하고 분리 조치한 뒤 복귀했습니다.

이후 남편이 다시 아내를 찾아가 폭행을 가했고 두 번째 신고가 접수됐지만, 집 주변을 한 시간 배회했던 겁니다.

출동 당시 긴급 코드 가운데 하나인 코드1 지령까지 내려진 만큼 이미 중한 것으로 판단한 사안입니다.

지방청 차원에서 출동 경찰관들의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YTN 정인용입니다.


YTN 정인용 (quoteje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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