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삼영 "대통령-경찰과 대화, 기회되면 제안"

[인터뷰] 류삼영 "대통령-경찰과 대화, 기회되면 제안"

2022.07.25. 오후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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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상연 앵커, 김영수 앵커
■ 출연 : 류삼영 / 前 울산중부경찰서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일선 경찰서를 지휘하는 서장급으로 경찰의 꽃으로도 불리는 총경들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팀장급 간부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파장이 예상됩니다.

[앵커]
경찰청이 대대적인 감찰로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고 조금 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총경회의를 쿠데타에 비유하며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총경 회의를 제안했던 류삼영 전 서장과 함께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류삼영]
안녕하십니까. 류삼영 총경입니다.

[앵커]
소장님, 지난 토요일 밤에 대기발령 조치가 있었고 만약 그게 없었다면 경찰서로 출근을 했어야 하는데 지금 야외에 계신 것 같습니다. 어디십니까?

[류삼영]
경찰서 옆 공원에 있습니다.

[앵커]
지금 서장실을 나오신 건데 인사조치를 뒤집기 위한 행정적인 법적 조치도 고려를 하고 계신가요?

[류삼영]
우리 동료들과 후배들이 그 문제의 부당성을 가지고 법적, 제도적 투쟁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아마 지금 서서 말씀하시는 게 조금 어색하실 텐데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총경회의에 대해서 부적절하다고 공개적으로 발언을 했습니다. 이게 대통령실 경고라는 분석도 있던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류삼영]
총경회의는 우리 경찰에 대한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일선 14만 경찰과 살을 맞대고 같이 근무하는 경찰서장들의 의견이 빠졌기 때문에 의견 수렴 과정에 경찰서장의 의견을 듣고 충분히 논의를 거쳐서 경찰 전체의 의견을 표시하자 하는 그런 취지였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진행된 회의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부적절한 게 아니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고요. 조금 전 이상민 장관이 총경 회의를 하나회 쿠데타에 비유하면서 상당히 위험하다, 이렇게 언급을 했습니다. 잠깐 먼저 그 녹취를 들어보고 이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 이번 사태는 일반 공무원들의 집단행동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다시피 경찰은 물리력과 강제력, 심지어 무기도 소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과 책임을 맡은 분들이 임의로, 자의적으로 한 군데 모여서 회의를 진행할 경우 대단히 위험합니다. 우리 역사에서 배우지 않았습니까? 하나회가 12·12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물론 세월이 많이 지나서 지금 뭐 쿠데타라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만, 이러한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상부의 지시를 위반해서 임의로 모여서 정부의 시책을 반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앵커]
상당히 강도 높은 발언이었습니다.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류삼영]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우리 경찰서장회의에 어떤 물리력을 동원하거나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쿠데타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일선에서 생각하기에는 경찰권을 장악해서 지금 경찰을 통제하고 경찰을 수족처럼 부리려는 이런 것이야말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하는 헌법 7조를 위반하는 그런 쿠데타적인 발상입니다.

그래서 그 쿠데타적인 발상을 막기 위해서 반쿠데타 행위로 우리가 나왔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지금까지 윗선의 지시나 개입이 있는 것 같다라는 언급을 여러 차례 해 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봤을 때도 생각이 비슷하십니까?

[류삼영]
다시요.

[앵커]
안 들리셨습니까?

[류삼영]
그렇습니다. 아직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 짐작이 맞으리라 생각합니다.

[앵커]
윗선이라고 하면 어디를 지칭하시는 겁니까?

[류삼영]
그러니까 경찰청장의 의사를 완전히 제압해서 그동안에 보였던 그런 행태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앵커]
대기발령이나 대규모 감찰 착수까지 경찰청의 대응이 생각보다는 좀 빠른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류삼영]
목을 비틀어서 목소리를 죽이겠다는 뜻입니다. 지금 두 달 만에 급속히 진행되는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빠른 시간 내에 진행하고자 급히 목소리를 막기 위해서 위협을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앵커]
한편으로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기도 합니다. 현장 팀장급 직원들도 비슷한 회의를 열겠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혹시 교감이 좀 있으셨습니까?

[류삼영]
전혀 없었습니다.

[앵커]
그건 없었고요. 그럼 혹시 후배들이 동참을 하는 것도 좋지만 고위 간부들이 힘을 보태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혹시 바로 위의 계급이 경무관이지 않습니까? 혹시 도움을 요청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류삼영]
동참은 호소했지만 도움은...경무관급에도 보면 서장을 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해 봤지만 우리 조직의 특성상 그분들은 숫자도 몇 명 되지 않고 또 고려해야 될 게 많으신 분들이라서 그만뒀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이미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분석이 나오더라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삼영]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지금 후보자입니다. 후보자의 불안정한 지위 때문에 소신껏 의사를 발표하지 못하리라는 저는 짐작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한 게 그것입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임용돼서 2년의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는 그 시기에 논의해도 좋은데 왜 하필이면 불안정한 후보자 시기에 이 절차를 마무리하려고 하는지 그 의도가 상당히 궁금합니다.

[앵커]
사실관계를 하나 확인하고 싶은데요. 총경회의를 연다는 걸 윤희근 후보자도 알았던 것 아닙니까?

[류삼영]
그렇습니다.

[앵커]
총경 회의 이후에 만나서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던 것도 맞고요?

[류삼영]
네, 그렇습니다. 오늘이 그날이었고 제가 그래서 휴가를 신청한 상태에서 지금 출근하는 겁니다. 휴가를 신청해서 청장에게 의사를 전달하러 가려 했는데 약속이 갑자기 취소된 거죠. [앵커]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시려고 했는지요?

[류삼영]
그러니까 이제까지 제가 반복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법적으로 위법성 시비가 있고 절차적으로 충분하게 40일 이상 소요해야 되는 의견수렴 절차를 5일 만에 끝내버렸고 지금 경찰청장이 안 계시고 임용이 안 된 상태니까 이런 불완전한 상태를 해소해서 충분하게 시간을 가지고 여러 사람들이 이 논의에 참여해서 의견을 수렴할 때까지 조금 대통령님에게 제정을 중단하려고 촉구하려 했죠.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경찰국 신설을 위해서 정부가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사실 경찰 내부의 대응도 그만큼 속도를 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류삼영]
그것에 대해서는 반성을 하고요. 지금부터 중요한 건 바꿀 수 있는 건 지금부터입니다. 과거에 대한 생각은 조금 이따가 판단을 하기도 하고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지금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 행동을 위한 게 추가로 어떤 게 논의되는 게 있습니까?

[류삼영]
내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안에 대해서 의결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그런 경우에 법적으로 우리가 그 타당성 있고 합법성을 가지고 다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지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법적으로 자문을 구하거나 그런 걸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류삼영]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경찰국이 신설이 되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어떤 게 있습니까?

[류삼영]
경찰국이 신설되면 우리 총경 이상 고위 경찰의 인사가 장관의 통제하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경찰들은 장관의 심기를 살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정권의 시녀가 되고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다시 생기게 되는 겁니다.

[앵커]
경찰이 인사권자를 바라보게 되는 그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우려를 하고 계신 것 같고요. 다만 민정수석이 없는 상황에서 또 경찰권이 커지는 만큼 통제나 제한도 비례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류삼영]
그날 회의에서도 경찰권은 통제돼야 된다, 다들 공감을 했습니다. 그낭 회의 명칭이 자세히 보시면 경찰의 민주적 통제를 위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였습니다. 그런데 장관이 경찰을 통제하는 것은 민주적인 통제하고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겁니다.

그러면 경찰 인사권을 가지고 다른 권력까지 함께 장관은 누구에게 통제를 받습니까? 통제가 전혀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국민의 인권이 침해될 위험이 생기는 겁니다.

[앵커]
앞서 저희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발언을 전해 드리기도 했는데요.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으로 봤을 때 대통령의 의중도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류삼영]
그건 제가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고 모두들 짐작으로 알고 계신데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앵커]
저희의 추측이나 시청자분들의 추측으로 남겨두겠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검사와의 대화처럼 윤 대통령과의 소통을 좀 제안하실 생각은 없으실까요?

[류삼영]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기회가 되면 공개 제안을 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서장실을 나오셔서 야외에서 인터뷰에 응해 주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짧게 한말씀 해 주시죠.

[류삼영]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찰권은 국민의 인권이나 국민의 생활에 직결돼 있습니다. 이런 경찰권은 반드시 통제를 받아야 되고 지금보다 더한 통제를 받아야 됩니다.

그 통제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방법으로 통제돼야 되기 때문에 지금처럼 장관 아래로 들어가는 것은 우리 역사의 시계바늘을 31년 전에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민주화 투쟁 이전으로 돌려버리는 잘못된 처사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인권과 관련된 이런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지시고 잘 지켜봐주시고 우리 경찰이 절대적으로 조직의 이익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한 건 아니라는 충정을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류삼영 전 서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서장님 잘 들었습니다.

YTN 김영수 (yskim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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