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코로나 잦아드니 돌아온 'K-갑질'...갑질 구분법과 대책은?

[뉴스라이더] 코로나 잦아드니 돌아온 'K-갑질'...갑질 구분법과 대책은?

2022.07.08.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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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김유경 / 직장갑질 119 노무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출근하는 것도 싫은데 그 사람 얼굴 보는 건 더 싫다는 분들 위해서 이분 모셨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의 김유경 노무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직장 내 괴롭힘 우리가 갑질이라고 하는데 이 갑질이라는 용어가 옥스포드 사전에 올랐더라고요. 영어니까 갑질 이런 식으로 해야 될 것 같긴 한데, 이게 CNN 보도로 대문작만하게 났더라고요. 부끄러운 일 아닙니까?

[김유경]
그렇죠. 많이 부끄럽죠.

[앵커]
이번에 CNN 보다가 뭐였냐 하면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두기가 끝나고 나고 재택근무를 하다가 출근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잖아요. 그래서 이게 한국 사회에 만연한 고질적인 문제가 또 터졌다. 그러니까 재택근무가 끝나고 나서 더 늘었다라는 취지거든요.
실제로 더 많이 늘었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김유경]
저도 깜짝 놀라서 그 기사를 외신을 찾아봤거든요. 그런데 진짜 회사로 리턴하니까 갑질도 리턴이라는 말이 나와서 상당히 부끄럽다고 생각을 했고요. CNN이 이 부분을 조명하게 된 이유가 직장갑질119가 조사를 해봤습니다.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저희가 정기적으로 조사를 하는데 지난 3월이면 거리두기 완화되기 전이거든요. 그때는 직장 내 괴롭힘 경험 비율을 물어봤을 때 23.5%가 경험했다라고 했다면 이제 거리두기 풀리고 나서 저희가 6월에 조사를 다시 해 보니까 29.6%가 나왔어요.

[앵커]
3개월 만에 6.1%가 늘어난 거네요.

[김유경]
굉장히 저희는 많은 늘어난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저는 보고 놀라운 게 거리두기가 유지됐을 때 재택근무를 많이 하는데 사실 재택근무를 하면 갑질을 할 일이 그렇게 많이 있나 싶거든요. 그런데 재택근무 기간 중에도 23.5%가 됐다는 게 저는 놀랍기는 한데요. 재택근무 중에도 갑질이 있었던 거예요?

[김유경]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말하자면 잠재적 가해자와 일하는 분들이 마주칠 일이 별로 없으니까 많지 않지 않을까 추측을 하는데 사실은 굉장히 다양한 유형의 재택기간에도 갑질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앵커님 보시기에 집에서 일하는 거랑 회사 나와서 일하는 거랑 관리자 입장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요?

[앵커]
얘가 일을 제대로 하나 안 하나, 이런 감시 맞나요?

[김유경]
많이 관리자 입장에서는 불안하죠. 일을 제대로 안 하고 노는 것 아닐까. 그래서 나타난 갑질 유형들이 실시간으로 거의 감시하는 수준의 계속 보고를 하라고 한다거나.

[앵커]
지금 뭐 하고 있는지?

[김유경]
그렇죠. 그게 너무 지나치게 보고를 해야 된다거나 안 그러면 불이익을 준다거나 아니면 심지어 위치를 추적하는 앱을 깔라고 한다거나.

[앵커]
핸드폰에요?

[김유경]
그런 식의. 불법이죠. 정말 말 그대로 불안한 거예요. 그래서 계속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밤에 12시에 SNS를 계속 확인을 한다거나.

[앵커]
밤늦게까지. 밤늦게까지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출근시간부터 퇴근시간은 정해져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일을 하고 있는지 안 한지 확인이 잘 안 되니까 관리자 입장에서는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는 것 맞나 연락을 한다는 건가요?

[김유경]
네, 그런 일들이 많이 제보가 됐었죠.

[앵커]
이게 재택근무였을 때 나타나는 유형이었군요. 그런데 직장 내 갑질이라고 하면 종류가 다양하게 있잖아요. 간략하게 얘기하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김유경]
제가 직장갑질119에서 법률 스태프를 하면서 상담을 한 지...

[앵커]
단체채팅방을 운영하시는 거죠?

[김유경]
제가 가끔 들어가서 채팅을 합니다. 누적해서 받았던 제보 건수가 10만 건이 넘었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다양한 유형이 있는 거죠. 초창기에는 제가 기억을 해 보면 저희가 키워드를 뽑아서 보도자료를 많이 뿌렸었는데 예를 들면 김장갑질이다. 아까 김장 얘기 잠깐 나왔지만. 김장갑질은 예측이 되시죠?

[앵커]
부장님 댁에 김장을 하는데 직원들이 휴일에 와서 도와라.

[김유경]
네, 맞습니다. 부장님 댁, 사장님 댁, 전무님 댁 이런 김치를 1만 포기씩 해서 휴일에 나와서. 그런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 다행히 저희가 보도를 많이 하니까 이런 부끄러운 일은 더 이상 하지 않는데 장기자랑 시키거나 회식 갑질, 굉장히 많고 최근에는 사실 코로나 때는 굉장히 코로나 관련된 갑질들이 많이 있었고요. 그리고 아까 CNN 얘기도 잠깐 나왔지만 다시 직장 돌아왔을 때 회식을 그렇게 강요하는 갑질이 요즘에 눈에 띄게 늘었죠.

[앵커]
그러니까 코로나 기간에는 우리가 거리두기도 있고 인원 제한도 있으니까 그때 회식을 못 했으니까 밥 먹으러 가자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직장에 복귀하고 나서 이런 것도 갑질인가 의아한 부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들도 있나요?

[김유경]
저희가 사실은 언론에 공개를 한 갑질 사례들이 되게 많지만 어찌 보면 공개를 하지 못한 갑질들이 훨씬 더 충격적이고 엽기적이고 그다음에 입에 담기 힘든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너무나 특징적이고 엽기적이기 때문에 말을 하는 순간 신원이 드러날 수 있는 사례들이에요. 그러니까 사실 뒤에 있는 이런 사례들이 훨씬 더 어떻게 보면 심각한 갑질들인데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차마 말하지 못하는. 말씀하셔도 되는데.

[김유경]
예를 들면 그런 겁니다. 가장 저는 인권침해 행위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렇게 화장실을 못 가게 하는 거예요.

[앵커]
왜요?

[김유경]
예를 들면 2명이 어떤 일을 하는데 그게 실시간으로 계속 뭔가를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이런 일들이 있다. 그런데 그 2명 중에 1명이 상사인데 그 상사가 그렇게 일을 안 해요. 그러면 나머지 1명이 계속 거기에 앉아있어야 되니까 화장실을 못 가고 페트병에 해결을 하고 이랬던 사례라든가.

[앵커]
그건 정말 심각하네요.

[김유경]
제가 각색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마는 그런 사례들도 있고요.

[앵커]
그런데 누가 봐도 그런 거는 이거는 심각한 갑질이라는 건 사회적 인식이 돼 있는 것 같고 갑질인가 아닌가 긴가민가한 사례들도 있다면서요?

[김유경]
많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사실 법에는 갑질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요건들이 있는데 그 요건 중에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게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거냐 아니냐. 그러면 이 범위는 사실은 통계적으로 수치화할 수 없으니까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갑질이냐 늘 질문을 하시거든요.

[앵커]
그래서 노무사님이 저한테 질문할 것 준비해오셨다고 들어서 이거 O, X 판도 제가 준비하고 있었는데. 저는 갑질은 안 하는 것 같긴 한데.

[김유경]
당연히 그러실 것 같기는 한데요. 예를 들어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앵커님하고 누군가가 항상 특정한 요일에 항상 밥을 먹어야 해요. 밥을 먹자고 해서 먹는다. 그러면 그게 괴롭힘에 해당할까요?

[앵커]
밥은 먹자고 하는 게, 밥은 먹고 살아야 되잖아요. 밥은 먹고 살아야 된다. O 들었어요. 왜냐하면 후배들도 일하고 있으면 밥도 같이 먹자 그런 얘기도 하고.

[김유경]
이거는 그냥 짧게 표현을 한 거고요. 이건 저희가 제보받은 사례 중에 하나인데 어떤 회사에서 직급이 높은 A라는 상사가 있는데 그렇게 직원들하고 밥을 먹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배정을 해요. 오늘은 1팀, 내일은 2팀 이래서 그 사람들이 모여서 밥을 의무적으로 먹어야 되는데 심지어 메뉴도 그 상사가 무조건 정해주는 걸 먹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사실은 그런 밥값도 갹출을 해서 내야 돼요.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이 되는 거죠.

[앵커]
그거는 상사가 사면 혹시 갑질은 아닌가요?

[김유경]
상사가 사더라도 원하지 않는 자리를 만들어서 강제로 와야 되고 거기에 오지 않으면 예를 들어 불이익이 있다거나 이렇다고 하면 괴롭힘에 해당될 소지가 큰 거죠.

[앵커]
불이익이라는 게 회사로 복귀해서 너는 왜 안 왔어, 이렇게 얘기하는?

[김유경]
그런 식의 불편한 말들부터 시작이 될 텐데 나중에는 그런 것들이 평가라든가 인사처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많죠.

[앵커]
그렇군요. 아까 잠깐 저희가 그래픽도 나갔는데 매달 업무분장을 한다는 부분들도 업무를 누가 누가 얼마큼 맡아야 된다라고 분장을 하는 것 또한 그게 갑질이 될 수도 있는 건가요?

[김유경]
네, 이것도 저희가 받았던 사례인데 당연히 회사가 일하려면 업무분장 해야 되죠. 그런데 이 사례는 뭐였냐면 매달 업무분장을 합니다. 매달 업무분장은 상당히 지나치지 않나요?

[앵커]
저희는 매일 업무분장을 합니다. 저희는 방송 특성상.

[김유경]
그런데 그건 특성이지만 중요한 건 이 사례에서는 업무분장을 한 이유가 뭐인가 봤더니 이 특정한 사람을 따돌리기 위해서 계속 이 사람을 돌려가면서 부서를 바꾸는 겁니다. 업무상 필요성도 없고 그다음에 이분이 가는 데마다 계속 따돌림을 당하는 거예요.

[앵커]
그렇군요. 저희가 시간이 여의치가 않아서 짧게 마지막 질문 하나 드리면 직장 내 갑질 금지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다 됐잖아요. 그런데 그 명암도 있을 것 같아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김유경]
긍정적인 부분은 당연히 직장 내 괴롭힘이 줄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늘어났고요.
그다음에 신고를 예전보다 활발히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한계를 좀 더 말씀드리고 싶은데 이 법이 사실 현재까지는 많이 한계들이 있습니다. 특히 첫 번째는 진짜 심각한 갑질을 한 가해자에 대해서 제대로된 처벌조항 이런 게 없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벌해라, 몇 개월 이런 조항이 없다는 말씀이시죠?

[김유경]
네, 그러니까 만약에 갑질을 한 가해자가 사장이라거나 사장의 친인척이라거나 배우자라면 과태료가 부과될 뿐인데 사실은 현실에서는 정말 너무 심각해서 극단의 선택에 이를 정도로 심한 갑질을 당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러면 적어도 이런 심각한 갑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제재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 가지는 이 법이 여전히 적용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광범위해요.

[앵커]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들입니까?

[김유경]
네, 특수고용 형태의 노동자들도 있지만 사실은 그보다 심각한 것은 5인 미만 사업장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이 법이 아예 적용이 안 돼요. 그러니까 저희가 제보받을 때 5인 민망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갑질은 훨씬 심각하거든요. 소규모다 보니까 정말 말 그대로 이거는 인권침해를 넘어서서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법 적용이 안 되다 보니까 이분들이 할 수 있는 조치가 거의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까지 법 시행 3년이 다 됐으니까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까지 두루두루 보살필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거죠? 알겠습니다. 저부터도 반성을 해보고 저희가 짧게 얘기를 나눴지만 조금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다음에 또 모셔서 더 자세한 얘기 들어볼게요. 지금까지 김유경 노무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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