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 이혼 사실 떠들고 다닌 직장동료, 명예훼손 고소하면 처벌 받나요?

[양담소] 이혼 사실 떠들고 다닌 직장동료, 명예훼손 고소하면 처벌 받나요?

2022.06.30. 오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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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담소] 이혼 사실 떠들고 다닌 직장동료, 명예훼손 고소하면 처벌 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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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6월 30일 (수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강효원 변호사

- 형법에서 명예훼손은 공연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 최근에는 사실적시와 관련해서 명예훼손 형법 규정 자체를 삭제해야 된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어
-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떨어뜨린다고 볼 수 없다면 사실이어도 명예훼손에 해당 안된다는 판례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오늘은 강효원 변호사님과 말씀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강효원 변호사(이하 강효원): 안녕하세요.

◇ 양소영: 자세한 사연 들어보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저는 3년에 걸친 이혼소송 끝에 최근 남편과 이혼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칠 때로 지친 상황에서 사내 등산모임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산이라도 오르면 답답함이 해소될까 싶어서요. 그런데 더 답답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등산모임엔 입사 때부터 저와 경쟁관계였던 동료 한명이 있었습니다. 사이가 크게 나쁘진 않아 별 문젠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제가 모임에 들어온 걸 탐탁치 않게 생각했나봅니다. 여러 직장 동료들을 붙잡고 ‘이혼도장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모임에 나왔다’며 제가 등산모임에 나온 의도가 수상하다는 듯 떠들고 다닌 겁니다. 대체, 이혼을 하면 집에만 있어야 하는 건가요? 그 이후 저는 직장모임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화가 납니다. 저에 대해 말하고 다닌 직장동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싶은데 이런 경우 명예훼손이 되는 건가요?” 정말 이런 사연을 보면 슬퍼요. 남의 슬픈 사연을 그 사람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려고 보듬어 주면 좋을 텐데 오히려 상처를 생채기를 더 내고 있는 건데요. 위안이 되려고 찾은 등산모임에서 더 상처를 받았습니다. 명예훼손 요건을 지금 한번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 명예훼손은 어떻게 하면 성립이 되나요.

◆ 강효원: 명예훼손은 형법 307조에서 규정되어 있고요. 공연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세 가지 요건인 공연성 사실의 적시 명예훼손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공연성이라고 하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는데요. 사연에서 직장 동료들한테 그 말을 전한 것이기 때문에 사연자에 대한 말이 전파될 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공연성 요건은 충족되었습니다. 문제는 이혼했는데 이혼 도장이 마르기도 전에 왔다. 이런 말이 명예훼손을 구성한다는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로 볼지 아니면 그냥 개인적인 가치 판단이나 평가를 표현하는 의견 표현으로 볼지가 문제될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공연성 그다음에 사실의 적시까지는 갖췄는데 그것이 명예훼손이 될 것이냐 이 부분이 문제라는 말씀이네요. 지금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명예훼손이 된다고 보는데 이 부분이 어떻게 될까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볼까요.

◆ 강효원: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기보다 관련 대법원 판례를 소개하면서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명예훼손과 관련된 판결을 내린 사건이 있는데요.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이혼한 사람이 마을 제사에 참석하였는데 이를 두고 마을 회장이 다른 주민자치위원에게 이혼한 사람이 마을 제사에 참석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면서 이혼한 사람이 마을 제사에 참석해서 안 좋게 평가하는 말이 많다거나 이혼했다는 사람이 왜 마을 제사에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사실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 양소영: 양담소에서도 오프닝해서 한번 이 사건 소개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그 결과를 좀 소개해 주시겠어요.

◆ 강효원: 1심과 2심에서는 명예훼손죄가 되어서 유죄로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되었지만 3심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혀서 무죄가 되었습니다. 2심에서는 이혼 경위나 사유 혼인 파탄의 책임 유무에 관한 언급 없이 같이 중립적인 이혼 사실 자체만을 전달하는 것은 이혼이나 재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많이 사라진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 않지만 이혼한 사람이 참석해서 안 좋게 평가하는 말들이 많다거나 이혼한 사람이 왜 왔는지 모르겠다는 표현은 이혼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에 더해서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 이혼한 사람에 대한 비난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혼한 사람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평가가 대법원에서 달라진 것인데요. 대법원은 다르게 봤는데 그 이유는 다르게 보고 의견 표현에 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피해자가 이혼했다는 사실 그리고 피해자가 제사에 참석하였다는 것이고 가족생활 변화에 따라 혼인제도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이 변화해서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평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면서 그러한 변화를 감안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이혼 경위나 사유 혼인 파탄의 책임 유무를 언급하지 않고 이혼 사실 자체만을 언급한 것은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떨어뜨린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 양소영: 부정적인 영향 사실은 제사에 참석했다. 이 말은 사실 비난의 이런 내용을 담고 있고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그 자체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건가요.

◆ 강효원: 대법원은 마을 제사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서 피해자가 이혼한 사람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표현을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 양소영: 사연으로 돌아가면 지금 이혼 도장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모임에 나왔다 이렇게 하면 지금 대법원의 입장에 비추어 보면 그 자체만으로 개인적인 의견이지 사회적인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강효원: 판례가 최근 판례여서 대법원의 입장을 참고하시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근데 대법원 입장에서 좀 유의하실 부분은 이혼 사실만 언급한 것은 명예훼손이 안 된다는 취지인데 그 밖에 이혼 경위나 사유 혼인 파탄의 책임 누구한테 있었다. 이런 말에 대해서까지 언급을 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말을 또 반대로 볼 수 있거든요.

◇ 양소영: 아주 가치 중립적인 이혼 그냥 이혼 사실의 적시 그다음에 도장이 마르기 전에 그 가치 평가를 저해하는 것은 아닌데 어떻게 해서 이혼했다더라 누가 뭐가 있다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 이런 말씀일까요.

◆ 강효원: 그렇습니다. 이혼 소송 중에도 사연자 분은 직장 동료가 이혼 사실을 말하고 이런 게 문제가 되지만 또 이혼 소송 중에는 부부 간에 이제 당사자 다른 일방에 대한 험담을 주변 사람들한테 친구한테 말한다든지 아니면 그 배우자의 직장 동료한테 말한다든지 이렇게 함으로써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연히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양소영: 최근에는 사실적시와 관련해서는 아예 명예훼손 형법 규정 자체를 삭제해야 된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고 이를 위해서 또 공익적인 일하시는 변호사님들이 이와 관련해서 논의를 좀 하고 계시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대법원의 이런 태도는 명예훼손과 관련해서 사실 적시 부분은 전향적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을 것 같네요. 오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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