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 납품 비리업체, 수리 능력도 없으면서 암호 장비 '무단 반출'까지

단독 군 납품 비리업체, 수리 능력도 없으면서 암호 장비 '무단 반출'까지

2022.06.17. 오전 05:1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자격 용역 수주' 업체, 군 장비 외부 유출도
무자격 업체 용역 수주 전엔 '내부 정비'가 원칙
군, 자체 정비 능력 상실에 기밀 유지도 실패
전문가들 "군 납품비리, 안보 치명타 직결 우려"
AD
[앵커]
국방정보본부 출신 공무원이 자격도 없이 3년간 100억 원대의 군 정보 암호 모듈 정비 용역을 수주한 '군 납품 비리' 의혹 사건을 단독 보도했는데요.

그런데 알고 보니 군사 비밀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이 장비를 수거한 후 외부로 무단 유출까지 했다는 사실이 YTN 취재 결과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우리 군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강민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허위 서류를 내고도 군 정보 암호 모듈을 정비하는 용역 사업을 단독으로 따내 3년간 100억 원을 챙긴 M 업체.

알고 보니 이 업체는 서류만 꾸민 게 아니라 실제 장비 수리 능력도 없었습니다.

국가수사본부의 수사에 따르면 능력 없이 예산부터 챙긴 이 업체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재하청'입니다.

군사 비밀과 직결되는 통신 모듈 장비를 수거한 뒤 제조 업체로 무단 유출해 정비를 맡겨버린 겁니다.

이들이 군 당국과 맺은 계약서에는 '계약업체 직접 정비'와 '무단 장비유출 금지'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명백한 계약 위반입니다.

이 업체가 계약을 따내기 전까지 암호 모듈 장비는 군 내 자체 정비가 원칙이었습니다.

긴급 상황에 대비해 기초적인 정비 시스템을 갖춰놨던 겁니다.

필요할 경우 제조업체에 수리를 맡기기도 했지만 엄격한 보안 절차를 통해 군사 기밀이 새지 않도록 조치했습니다.

그런데 자격도 없는 M 업체가 인맥을 고리로 외주 사업을 꿰차 군은 자체 정비 능력을 잃어버렸고, 장비까지 무단 반출해 기밀 유지에도 실패한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장비 점검 시간마저 길어져 현장의 불만은 쌓여 갔고, 내부 제보로 이어졌다는 게 경찰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전문가들은 군 납품 비리가 어떻게 안보에 치명타를 가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영수 / 국방권익연구소장 : 특정 업체에 이익을 주기 위해 군 자체의 정비 능력을 없애서 위기 시 국가 안보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권을 위해 군 기밀 유출까지 서슴지 않는 이들을 강하게 처벌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