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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사죄한 광주 버스 기사...끌어안아준 경찰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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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 버스를 몰다가 갑자기 날아온 최루탄 탓에 앞이 보이지 않아 경찰 4명을 치어 숨지게 한 버스 기사가 유족들에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42년 만에 용서를 빈다는 말을 들은 유족들은 버스 운전자를 끌어안고 큰 위로가 된다고 화답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80년 버스 위에 올라 태극기를 흔들던 광주 시민들.

시위대 버스를 몰던 배 모 씨의 인생은 경찰이 쏜 최루탄 한 발이 차 안으로 날아오면서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연기가 눈 앞을 가려 앞이 보이지 않자 경찰 저지선을 침범하게 되었고 결국 경찰관 4명을 치어 숨지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형 선고까지 받았지만 재심을 통해 겨우 죄를 벗을 수 있었습니다.

[박진언 / 5·18 진상조사위원회 대변인 : 배 씨는 지난 1982년 12월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고, 1998년 7월 재심에서 무죄까지 선고받았습니다.]

42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난 뒤 배 씨와 숨진 경찰 유족들이 현충원에서 만났습니다.

화해 의사를 확인한 5·18 진상조사위원회가 주선한 자리입니다.

배 씨는 죄스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고개부터 숙였습니다.

[배 모 씨 /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 버스 운전 :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그냥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유족들은 늦은 사과라도 큰 위로가 된다며 배 씨를 끌어안았습니다.

[정원영 / 故 정충길 경사 아들 : 선생님이 이제 아픔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안아주십시오.]

경찰 유족들로서도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다는 광주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 탓에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박덕님 / 故 정충길 경사 아내 : 어디 가서 경찰 부인이라고 떳떳하게 말도 못 하고, 당신들을 보호하러 갔는데 이렇게 광주사람들 죽였다고 하니 살 수도 없었고….]

[정원영 / 故 정충길 경사 아들 : 우리 아버지들의 죽음은 어떤 보상도 어떤 배상도 없던 죽음이었습니다. 어머니들의 삶은 너무너무 서러웠습니다.]

운전자 배 씨도 맘 아픈 시간을 보낸 건 마찬가지.

전두환 세력에 의한 무자비한 광주 진압 계획으로 서로 고통스럽게 마주해야 했던 기억 때문입니다.

[배 모 씨 /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 버스 운전 : 뭐라 할 말이 없네요. 고이 잠드소서….]

5·18 진상조사위원회는 앞으로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경 피해 기록도 조사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날 화해의 행사를 마친 5.18 조사위 관계자들은 광주에서 순직한 군 장병 23명의 현충원 묘역을 찾아 추모를 이어갔습니다.

조사위는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가 확인된 군경 유족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권고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YTN 정현우 (dg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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