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아직은 낯선 '비혼 입양'...우리 사회 인식은?

[뉴있저] 아직은 낯선 '비혼 입양'...우리 사회 인식은?

2022.05.19. 오후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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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권희범 / 시사 PD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5월은 가정을 주제로 다양한 이슈를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주제 취재한 권희범 피디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피디]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오늘 주제 소개해주시죠.

[피디]
네, 월간 뉴있저, 이번 달 주제는 말씀대로 가정인데요. 오늘은 결혼과 출산이 빠진 가정의 모습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두 분 앵커는 떠오르는 게 있으신가요?

[앵커]
결혼과 출산이 빠진 가정이요.

[피디]
아마 많은 분이쉽게 떠올리지 못하실 것 같은데요. 결혼도, 출산도 아닌 가정의 모습.바로 '비혼 입양' 가정입니다. 비혼으로 두 아이를 입양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린 백지선 작가의 가정 이야기, 먼저 보시겠습니다.

[백지선 / 비혼 엄마, 작가 : 살다 보니까 결혼할 기회가 없어서 이제 결혼은 못 하게 됐지만, 애는 갖고 싶어서 이제 비혼으로 아이를 입양하게 됐습니다.]

[앵커]
엄마가 미웠을 때 물어봤더니 공부 시켰을 때라고 하더라고요. 이거 보면 일반적인 가정하고 크게 다른 모습 같지 않더라고요. 실제로 만나보면 어떻던가요?

[피디]
실제로 만나봐도 일반 가정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영상 끝 부분에 잠깐 언급됐지만 세 모녀가 외모까지도 정말 닮은 모습이었거든요. 비혼이나 입양 사실을 모르고 만났다면 아마 눈치채지 못했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도 백지선 작가가 두 딸이 귀가 후 간식을 챙겨주거나 숙제를 봐주는 등 다른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녀의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세 모녀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봤는데 생활하면서 사회 속에서 혹시 편견이나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속상하거나 불편함을 겪는 게 있을까 걱정되는데 어떻습니까?

[피디]
앞서 영상에서 보신 대로백 작가의 첫째 딸은 자신의 입양사실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다고털어놨는데요. 백 작가도 이 부분은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제가 일반 시민은 비혼 입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우리가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취재했는데요. 이 내용 다룬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PD]
회원 수 1만 명이 넘는 입양 관련 온라인 카페입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글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공감하거나 지지하는 댓글도 꽤 많습니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 낯선 개념, 비혼 입양.

일반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경희 / 60대, 서울시 중계동 : 제가 이제 자녀를 길러본 입장에서는 적극, 반대하고 싶어요. (아이가) 모든 그 이치가 정상으로 있는 상태에서 자라야(한다고 생각해요.)]

[이은지 / 20대, 인천시 주완동 : 만약에 훗날 꼭 키울 조건이 다 갖춰진다면 입양을 통한 방법으로는 키울 수 있지 않나….]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020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물음에 여성의 28.8%, 남성의 32.5%가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10여 년 전인 2010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부정 답변은 줄고 긍정 답변이 높아지는 추세는 분명하지만 바꿔 말하면 10명 중 7명은 여전히 반대하는 겁니다.

입양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한 데다혼자서는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다는 인식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실제 입양 기관은 입양자가 비혼일 경우 이런 이유로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합니다.

[입양 기관 관계자 : 아이를 함께 양육할 가족 이런 부분에 대한 상담까지도 진행하면서 더 확실히 어떤 상황인지, 어떤 조건도 좀 더 까다로웠던 것 같아요.]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립니다.

아이 입장에서 따져야 할 현실적인 문제로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노혜련 /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현실적으로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같이 양육할 수 있는 그런 체계가 있는지….]

편견을 깨고 가정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정익중 /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입양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의미에서 비혼 부모, 미혼 부모 이런 분들이 함께해 주신다면 굉장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다양한 가족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사회적인 편견을 뚫고 비혼으로 아이 둘을 입양해 화제가 된 백지선 작가는진짜 가정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강조합니다.

[백지선 /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저자 :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봄을 주고받고 그게 본질이기 때문에 서로서로 진실하게 사랑하지 않고 돌봄을 주고받지 않는 그런 관계는진 짜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YTN 권희범입니다.

[앵커]
리포트 보니까 옛날보다는 조금 인식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충분하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렇다면 비혼 사례가 많지 않을 것 같거든요.

[피디]
설명에 앞서, 입양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해 드릴 필요가 있는데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입양기관을 통한 입양이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이런 입양기관 개입 없이 이뤄지는 입양이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입양은 개인정보 보호 등 이유로 법원에서 제공해주지 않았고요. 기관을 통해 이뤄지는 독신자 입양 통계만 저희가 확보할 수 있었는데요. 독신자가 입양한 사례는 지난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모두 4건에 불과했습니다.

입양기관을 통한 입양 전체 건수가 매년 4백 건 가까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드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가 중요한데요. 앞서 보신 것처럼 입양 기관 관계자도 현실적인 이유로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안정적인 양육을 위해서 공동의 양육자가 있는지 등을 따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다만 늘어나는 비혼 인구 등 가정 형태가 다양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비혼 입양 가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통계상으로는 잘 잡히지 않고 있고 아마도 공식적인 자료들을 보면 굉장히 극소수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그런데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생경한 개념의 가족이기 때문에 사회 존재적으로 보면 가족의 개념이 확장되는 그런 가정 같습니다. 그러면 비혼 입양과 관련해서 제도도 조금씩은 달라지는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피디]
입양과 관련된 제도도 변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입양의 두 가지 방법 중 입양 기관을 통한 입양은 지난 2006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입양할 부모의 조건에 '결혼 중일 것'이란 조항이 삭제됐습니다.

다시 말해서 결혼 중인 상태가 아니어도입양이 가능해졌다는 말이죠. 앞서 보신 백지선 작가의 사례가여기에 해당하고요. 또 입양의 두 번째 방법, 기관을 통하지 않은 입양 중 입양하는 부모에게 친권을 넘겨주는 '친양자 입양'이 있는데요.

이 입양은 여전히 결혼한 부부에게만 허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도 곧 바뀔 수 있습니다. 바로 지난달에 독신자에게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상태인데요.

국회의 동의 절차가 남았지만 분명한 건 부모가 모두 있는 경우에만 입양이 허용됐던 제도가 독신자에게도 허용되는 추세로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이렇게 우리가 평소에 잘 생각하지 못했던 점도 짚어볼 수 있고 월간 뉴있저 갈수록 깊이를 더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다음 주제는 어떤 건가요?

[피디]
다음 주제는 1인 가구입니다. 최근 1인 가구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었다는 통계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사실상 세 가구 중 한 가구는혼자 사는 가정인 셈이죠.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이 세대별 1인 가구를 만나서 이들을 향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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