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靑 인사수석실 통보"...'사퇴 압박' 녹취 파일 입수

단독 "靑 인사수석실 통보"...'사퇴 압박' 녹취 파일 입수

2022.04.01. 오전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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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장-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녹취
당시 실무 보던 사무총장이 인사수석 지시 시인
인사수석실, 3개 기관에 대해서도 사퇴종용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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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017년 말 산업부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에도 '사퇴 종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었는데요.

YTN 취재진이 당시 사퇴한 국책연구원장과 소관 기관 사이 통화녹취를 확보했는데, 청와대에서 '사퇴 종용'을 통보받았다는 내용이 뚜렷이 담겨 있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준엽 기자!

[기자]
네 서울 동부지방검찰청입니다.

[앵커]
이번에 확보한 녹취,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YTN 취재진이 확보한 녹취는 지난 2018년 1월 12일 11시 23분 손기웅 당시 통일연구원장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강 모 사무총장 사이 전화 통화입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국무총리 산하 공공기관인데요.

연구회의 26개 소관 연구기관 가운데 하나가 통일연구원입니다.

통화 두 달 전 연구회 이사장이 그만뒀기 때문에 사무총장은 당시 실무를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무총장이 손 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직접 시인하는 육성이 확인된 겁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손기웅 / 당시 통일연구원장 : 아, 그런데 거기 비에이치라는 게 청와대예요, 국가안보실이에요? 어디입니까, 그게?]

[강 모 씨 / 당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 저희는 그냥 인사수석실에서만 통보받아요.]

[손기웅 / 당시 통일연구원장 : 아, 민사수석에서? (인사, 인사.) 아, 인사수석?]

[강 모 씨 / 당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 예. 다른 루트는 저희가 모릅니다.]

또 통화에서 강 모 사무총장은 두 달 전 사퇴해야 할 소관연구원장 명단이 나왔다고도 하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손기웅 / 당시 통일연구원장 : 12월 말에 3대 기관장 나갈 때 제 이름이 청와대에서 나왔다고 제가 사무총장님 이야기 들었는데 더 망설일 이유도 없었고.]

[강 모 씨 / 당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 예. 저도 좀 저기 했던 게, 의아했던 게 다른 분. 그냥 이제 지나갔으니까. 다른 분들은 그게 11월 초 경에 나왔어요.]

그 뒤 사무총장은 손 원장 이름은 한 달 뒤에 나와서 충분히 정리할 시간을 주지 못했다며 "정부 측 잘못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합니다.

손 원장뿐만이 아니라 그보다 앞서 사퇴한 보건사회연구원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한국개발연구원장에 대해서도 인사수석실에서 명단이 내려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국무총리실 산하기관에서 청와대 주도로 사퇴종용이 이뤄졌다는 진술이 나온 건데, 강 사무총장은 뭐라고 해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YTN 취재진은 녹취록을 입수한 직후부터 강 사무총장에게 연락을 시도했는데요.

전화기는 내내 꺼져있고 메시지에도 아무 응답이 없었습니다.

또 녹취록에서 손 원장보다 먼저 사퇴한 것으로 언급된 한 기관장은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YTN 취재진에 전해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전방위적 사퇴 종용이 있었다면서 여러 가지 사례를 직접 본 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취재진이 확보한 녹취록 관련 의혹은 지난 2019년에 제기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받아쓴 내용만 공개돼, 음성이 나온 건 처음입니다.

손 원장이 물러나고 새로 들어온 인사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북한·통일문제 전문가로 활동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손 원장은 지난 2019년 10월 동부지검 요청으로 퇴임경과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는데요.

전 부처에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정황 진술이 나와 앞으로 이를 입증할 증거가 나올지가 검찰 수사의 관건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동부지검에서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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