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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 대담 :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윤석열 인수위에서 사라진 교육정책, 공정위해 수시 없애는 건 교각살우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매주 금요일, 대선에서 꼭 다뤄야 하는데 다루지 않은 점들을 이야기하는 대선 꼭짓점으로 함께했죠. 대선이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난주부터 대선을 떼고 꼭짓점으로 함께 합니다. 지금 꼭 다뤄져야 하는 이야기들,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교육 이야기입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화상으로 만나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이하 배상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코로나19로 사실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곳이 바로 학교 현장인데. 또 생각해보면 어디 코로나19 이전에 우리의 학교 교육은 좋았었나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새삼스럽지 않다는 생각도 들어요.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또 입시 제도에 있어서 공정성이라는 단어도 계속 대두되고 있고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현재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짚으시겠습니까.
◆ 배상훈> 한국 교육의 큰 문제는 일단은 학생 수가 줄고 또 디지털 전환이라는 게 들어왔는데 그것에 맞게 적응을 빨리 해야 되잖아요. 이를테면 지금까지 한국 교육이 해왔던 것은 대중교육, 이를테면 매스에듀케이션. 많은 학생들을 놓고 일방적으로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거라면 각 학생이 일당백이 되게. 이제 인구수도 줄었으니까요. 그래서 맞춤형 학습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맞춤형 학습으로의 빠른 전환이 안 되고 있다는 게 초등교육에서는 가장 큰 문제 같고, 대학에서는 쓰나미 같은 것이 역시 학력 인구가 줄어드는 거겠죠. 이를테면 대입 정원이 한 50만 대입니다. 대학에 책상이 50만 개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대학에 들어올 학생이 한 40만이 돼요. 한 10만이 비잖아요. 그런데 보통 대학의 입학 정원을 한 1500명 정도 잡으면 한 60여 개 대학이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위기인데요. 그런데 문 닫는 것이 수도권 집중 현상이 있잖아요. 지방 대학이 먼저 어려워지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대학과 도시는 공동 운명체라고 생각을 해요. 지방에서 대학이 어려워지면 아주 쉽게는 거기에 일자리가 있는 분도 어려워지겠지만, 인재 양성도 안 되고 지방에 있는 시청·군청에 이렇게 자문해주시는 교수님들도 어려워지고 그게 결국은 지역의 소멸과 쇠퇴로 이어진단 말이죠. 그럼 지역이 소멸되고 쇠퇴되면 우리나라 균형 발전에 위기가 오잖아요. 근데 더 심각한 것 중에 하나는 만약 수도권 대학은 그러면 안전한 것이냐. 그렇지 않은 게 수도권에 연구하는 대학들이 많잖아요. 연구 중심 대학의 목표 중에 하나는 교수 자원, 연구자를 배출하는 것인데 지방 대학에 일자리가 없어지면 연구 중심 대학의 대학원이 또 어려워지겠죠. 이렇게 되면 총체적으로 지역에서의 주민 일자리 삶의 질은 물론이고 기초과학, 기초 학문,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지식의 창출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져서 어려워져서 우리나라 고등교육 생태계가 굉장히 폐허가 될 정도로 어려워진다. 초중등에서의 빠른 학생 중심, 그다음에 맞춤형의 전환, 그리고 고등교육에 있어서는 줄어드는 학력 인구에 대한 대비, 이런 것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김혜민> 지방과 수도권, 또 대학 교육과 초등 교육, 이렇게 나눠서 말씀을 해주셨는데 결국 결론은 이건 것 같아요. 세상은 바뀌었는데 지금 우리 교육 현장의 교육 방법과 시스템은 바뀌지 않았다. 지금 그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오늘 윤석열 당선자의 교육 공약을 좀 살펴보고자 하는데 그전에 인수위의 교육 분야가 실종됐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한쪽에서도 지금 성명을 내고 그랬는데 이거 무슨 일인가요. 교수님.
◆ 배상훈> 인수위가 어제 각 분과 인수위원들을 발표했지 않습니까. 보니까 이과학기술 교육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그전에 이게 이름이 중요한 건 아닐 수 있지만 교육 과학기술이었는데 이제 과학기술 교육으로 바뀌면서 세 분을 인수위원으로 했는데 한 분은 국회의원 하시는 박성중 의원이라는 분인데 이분이 과학기술 방송통신위원회에 계셨다고 그럽니다. 그리고 또 두 분의 교수님이 가셨는데 김창경 교수님은 과학비서관 출신이시고 또 남기태 교수님도 공대 교수님이라서 초중등 교육을 비롯해서 대학 전문가들이 없는 거 아니냐.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좀 짚고 넘어갈 사항이 있다는 것이 사실 이번 대선만큼 교육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온 대선이 없었습니다. 두 후보가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정책 경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인재에 대한 얘기가 없었는데요. 우리나라가 1960년대 후반에 1인당 국민소득이 200달러였는데 작년에 3만 5천불이 돼서 175배가 늘었어요. 근데 알다시피 우리나라가 자원이 많은 나라도 아니고 뭐 없는 나라에서 우리나라가 이만큼 세계 10위권이 되는 데는 교육하고 인재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거든요. 그렇다면 대선이라는 것이 미래를 향한 선거라고 하는데 왜 교육 이슈가 이렇게 안 나왔을까, 그것이 고스란히 이어져서 지금 인수위 자리 배치까지 이렇게 이루어졌는데 혹자들은 과학 기술을 강조하는 것이다, 얘기하는데요. 과학기술 문제가 됐든 경제 문제가 됐든 앉아서 한 시간만 얘기하면 결국은 사람 문제. 인재 문제. 교육 문제로 넘어가게 돼 있거든요. 가장 국가나 개인 문제에 있어서도 기초적인 인프라가 교육 아니겠습니까. 근데 왜 이렇게 교육 얘기를 안 하시는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 이번 대선의 교육과 인재에 대한 이야기, 치열한 토론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 원인 중에 하나가 조국 전 장관 사태 이후 교육 이슈가 정치적 쟁점이 돼 버린 게 아닌가. 그래서 정말 이야기해야 하는 교육에 대한 논쟁이 없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들거든요.
◆ 배상훈> 그렇죠. 대학 입시 문제에서는 조국 전 장관 자녀 문제라든가, 또 그 전에 기억하다시피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자매에 대한 사안들이 있었죠. 근데 문제는 그러한 사건들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아주 컸는데 덕분에 공정이라는 가치에 대해서는 국민이 조금 더 긴장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교육이 공정만으로 설명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적으로 잘 키울 것인가가 이슈가 있는데 그 이슈가 완전히 줄어들고 모든 게 공정으로 가고 또 학교 현장에서 이념 갈등도 이제 우려할 만한 수준인 거죠. 진보, 보수 간의 이념 갈등. 그래서 아마 정치인들도 교육이 머리가 골치가 아프다, 이렇게 생각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김혜민> 그래도 교육을 홀대해서는 안 되죠. 말씀하신 대로 교육은 백년대계고 우리나라에 뭐가 있습니까. 정말 인재와 교육이 큰 축인데 인수위에서 앞으로 교육 이슈를 어떻게 다뤄나갈지, 저희가 주목해서 봐야 될 것 같고요. 공정 이야기하셨으니까, 그러다 보니까 윤석열 당선자가 정시 확대. 또 대입전형 단순화를 공약으로 내놨거든요. 방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배상훈> 대입 제도를 디자인할 때는 세 가지 요소를 고민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시험 문제 나오는 대로 공부한다. 그러니까 교육적 타당성이라는 건데, 대학에서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휘청거리는 거예요. 교육적인 타당성을 분명히 고려해야 되고요. 두 번째는 절차적인 공정성. 이번에 조국, 숙명여고 사태처럼 절차적인 공정성이 확보가 돼야 되고 마지막으로 대학의 자율성. 왜냐면 대입은 대학의 학생을 뽑는 거니까. 그런데 이 3개의 가치가 명확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대입 제도가 잘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조국 사건, 이런 사건이 있으면서 공정성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게 부각이 되다 보니까.
◇ 김혜민> 축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져 버렸군요.
◆ 배상훈> 정확합니다. 그렇죠. 그래서 사실은 정시라는 것은 쉽게 얘기하면 수능으로 뽑는 거잖아요. 그게 지난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30%로 늘렸다가 40%까지 늘렸어요. 함께 생각을 해보시자고요. 수능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자님이나 저나, 누구나 됐든 모든 사람이 한 날에 한 시간에 한 장소에 모여서 하나의 문제지를 풀고 점수로 줄을 쫙 세우는 거잖아요. 정답을 반드시 찾아야 되는 거죠. 문제 풀이 학습을 유도하는 거죠. 물론 뒤늦게 정신을 차려서 학생부 관리가 안 된 학생이 있을 수도 있고 수능형 학생이 있을 수는 있는데, 이게 너무 압도적으로 커져버리면 고등학교나 심지어 초등학교까지 미치는 영향이 문제 풀이 학습. 오직 하나의 정답을 찾는 학습. 교육적인 타당성이 무너질 수가 있어서 저는 새 정부가 선거 때는 국민 여론이 공정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했으니까 이렇게 얘기는 하겠지만, 교육적 타당성까지 잘 살펴봐서 아까 앵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 축이 기울어지면 다시 작용 반작용이라고 또 돌아갑니다. 왜냐하면 사교육이 창궐할 것이고 고등학교 교육의 황폐화될 거예요. 오로지 수능 문제 풀이만 앉아서 할 거거든요. 그게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형 창의 인재를 기르는 데 적합한 것이냐. 사실 미국 같은 데서도 수능에 해당되는 SAT를 안 보는 대학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문제 풀이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걸 이번 인수위가 잘 고민을 해야 될 텐데 말씀드렸다시피 전문가가 있는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 김혜민> 문제 풀이 위주, 그러니까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는 걸 탈피하기 위해서 도입했던 게 수시 제도 아니었어요. 교수님. 그런데 지금 이 부분에 공정성 논란이 있었던 거고 그럼 수시 제도의 취지는 사실 훌륭한 거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다듬어가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배상훈> 낮보다는 밤에 사고가 많이 나잖아요. 그럼 밤에 통행금지 시켜버리면 사고가 안 나잖아요.
◇ 김혜민> 그럴 수는 없죠.
◆ 배상훈> 그렇죠. 그러니까 사고가 있으면 그 사람을 딱 쪽집게처럼 집어서 일벌백계해야 되는데 첫 번째는 이거예요. 우리나라 대학들이 학생 뽑는 데 투자를 적게 합니다. 서울대학교 같은 경우에만 입학사정관이 한 2~30명 되는데 나머지 대학은 대여섯 명 가지고 움직인단 말이에요. 그러고 수백 명을 뽑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학생부를 열심히 읽고 질적으로 판단해야 되는데 대학에 입학 사정관 투자가 잘 안 된다는 게 하나가 있고, 두 번째는 선생님들이 진정성 있게 학생부를 써줘야 되겠죠. 이 학생의 장점. 이를테면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이 있는데 학생이 가진 꿈, 특기, 흥미, 잠재력은 들쭉날쭉하다. 우리는 그 들쭉날쭉한 걸 찾아서 키워줘야 되는 거예요.
◇ 김혜민>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안 하죠. 들쭉날쭉한 걸 한 줄로 세우려고 하죠.
◆ 배상훈> 바로 그거죠. 그래서 역사적으로 대입시 제도는 수십 년을 그렇게 수렴돼 왔어요. 한 70% 정도는 고등학교 때 평상시에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보고 전문적으로 평가해 주는 게 필요하고요. 거기에서 만약에 조국이 됐든 숙명여고가 됐든 문제가 있으면 확실하게 일벌백계하고 잘 못하는 대학도 확실하게 징계를 한다든지 이래야 되는데, 교각살우라고 목욕물 버리다가 애도 버린다고, 이거를 그냥 밤에 사건이 많으니까 통행금지 시키듯이. 그거는 교육적으로 타당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오늘 꼭짓점,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님과 교육 이야기 나눠보고 있는데 교수님. 아까 전에 지방대 소멸 이야기하시면서 그게 결국 지방사회 붕괴, 지역 균형 발전을 가로막는, 국가로서도 굉장한 손실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지적해 주셨는데 그래서 교수님께서 공유대학이라는 개념을 소개하셨어요. 이게 어떤 겁니까.
◆ 배상훈> 학생 수가 줄면 우리나라 대학은 등록금에 많이 의존을 하잖아요. 그럼 대학에 재정이 줄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충원하려고 하는 교수가 줄 것이고 개설하는 과목이 줄죠. 반면 우리는 교육의 질을 유지해야 되잖아요. 학생의 선택권도 보장해야 하고, 들어오는 수입은 적은데 과거와 같이 과목을 개설하고 선택권을 유지하려면 서로 연합해서 십시일반 해야 되죠. 근데 옛날에는 우리 학교 학생이 다른 데까지 이동해서 수업을 들어야 되니까, 남의 집에 가서 수업을 듣는 거잖아요. 그런 게 어려웠지만 지금도 보시면 우리 앵커는 YTN에 계시지만 저는 제 연구실에서 줌으로 충분히 가능한 거니까요. 그래서 재정은 줄었어도 교육의 질은 유지하고 학생의 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학이 가지고 있는 교과목, 교수 자원, 교육 자원을 공유하자. 예컨대 이제 포항 공대가 공대 아닙니까. 인문사회 계통이 적잖아요. 그래서 포항공대 총장님이 연세대학교하고 공유대학을 하는 거예요. 요새 AI가 유행이잖아요. 제가 조사해 보니까 성균관대나 이런 큰 대학은 를 가르치는 교수님이 한 20분 되는데 지방 가면 다섯 명 안팎입니다. 그러면 지방대학은 AI를 배우지 말아야 되나요. 그렇지 않잖아요.
◇ 김혜민> 그럼요. 안 배우면 격차가 더 벌어지잖아요.
◆ 배상훈> 그렇다면 요새 이제 플랫폼이 유행이잖아요.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서 수업을 탑재하고 그것을 선택해서 내려 받게 되면 지방의 대학이 재정이 줄어도 망하지 않거나, 아니면 없어지거나 사라지지 않고 자기 몫을 유지하면서 교육의 질도 유지할 수 있는. 일종의 공유대학을 만들어야 되겠다. 특히 이런 온라인 수업은요. 경제학의 한계 비용이라는 게 있는데 제가 수업을 할 때 온라인에 100명, 천 명이 들어도 비용이 추가되지 않는 거예요. 모든 게 온라인으로 될 필요는 없겠지만, 지방의 대학을 살리면서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특히 지방에 가면은 거점 국립대라는 게 있습니다. 경북대, 부산대, 이런 대학은 정부의 지원도 받고 큰 대학이기 때문에 이를테면 철학과, 국문학과, 사학과 같은 걸 유지할 수가 있어요. 반면 지방에 조그마한 사립대학은 어렵겠죠. 그렇다면 지방의 거점 국립대가 그 수업들을 지방의 중소규모 사립대학에 제공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전체적으로 다 살아날 수 있고 이게 공존과 상생과 연대 아니겠습니까.
◇ 김혜민> 그리고 코로나19로 그 플랫폼이 사실 충분히 마련됐고 대중화됐기 때문에 이 부분은 결단해서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지방대 입장에서는 이게 좋은데 수도권 대학에서는 이렇게 했을 때 이점이 있어야 되잖아요.
◆ 배상훈> 아까 말씀드린 대로요. 이가 빠지면 잇몸이 시리다고, 지방 대학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수도권 대학에 대학원이 안 돼요. 교수 자원이 안 나가니까. 그러니까 당장 수도권 대학도 마찬가지로 어려워지는 거예요.
◇ 김혜민> 맞아요. 아까 말씀하신 지방이 붕괴되면 결국 국가의 여러 균형이 붕괴되면 모든 피해가 국민들한테 돌아가는 것처럼, 수도권 대학들도 지금 당장 우리한테 이점이 뭐가 있어요? 이게 아니라 지방대들이 살아야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관점으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청년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계시니까, 이번에 공정과 함께 청년이 가장 큰 화두 아니었습니까. 대학생이나 청년 관련해서 교육적인 제안을 주신다면 어떤 걸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 배상훈> 코로나라는 2년이라는 긴 터널을 지났잖아요. 제가 연구하는 분야가 학생 성공입니다. 학생들을 가만히 보니까 단어로 요약하면 단절과 결핍 같아요. 물론 학습·학문력 결핍도 있는데요. 대학이라는 곳은 아시다시피 와서 MT도 하고 동아리도 하고 학생회도 하고 또 성균관대 방송국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한 인간관계, 정서적인 거, 이런 게 다 결핍이 되고 공동체 생활을 못 해본 거예요.
◇ 김혜민> 사실 너무 중요한 교육의 한 축 아닙니까. 그 경험들이.
◆ 배상훈> 네. 그래서 아마 다음 키워드는 인수위에서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아마 키워드는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겠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있잖아요. 일단 2년간의 아픔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게 중요할 것 같고 나머지는 공정한 일자리, 그리고 산학 협력을 통해서, 만약에 이런 거 진짜 저는 해봤으면 좋겠는데 만약 우리 윤석열 당선인께서 대통령 되고 난 다음에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생은 인턴을 보장하겠다. 얼마나 멋있어요. 협조해서 그런 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성균관대에도 방송국이 있어요. 제가 학생처장이라서 방송국 담당하는 교수인데요. 학생들이 YTN 가서 방송하는 것도 보고, 자기 취미 적성이 맞는지도 알게 되는 그런 꿈과 희망을 두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저희 실제 함께 일하고 있는 작가도 대학생 인턴으로 이곳에 와서 일하다가 저하고 같이 일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대학생들에게 지금 이 결핍이 단지 학업적 결핍만이 아니라 경험의 결핍이라는 말에 굉장히 동의하고,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각 대학에서 지금 이 시점에 고민해야 할 건 코로나19 이후 캠퍼스로 학생들이 돌아왔을 때 치유와 회복을 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제가 교수님과 이야기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게 됐습니다. 교수님 오늘 감사하고요. 저희가 또 다른 주제로 한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배상훈>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배상훈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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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 대담 :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윤석열 인수위에서 사라진 교육정책, 공정위해 수시 없애는 건 교각살우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매주 금요일, 대선에서 꼭 다뤄야 하는데 다루지 않은 점들을 이야기하는 대선 꼭짓점으로 함께했죠. 대선이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난주부터 대선을 떼고 꼭짓점으로 함께 합니다. 지금 꼭 다뤄져야 하는 이야기들,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교육 이야기입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화상으로 만나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이하 배상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코로나19로 사실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곳이 바로 학교 현장인데. 또 생각해보면 어디 코로나19 이전에 우리의 학교 교육은 좋았었나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새삼스럽지 않다는 생각도 들어요.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또 입시 제도에 있어서 공정성이라는 단어도 계속 대두되고 있고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현재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짚으시겠습니까.
◆ 배상훈> 한국 교육의 큰 문제는 일단은 학생 수가 줄고 또 디지털 전환이라는 게 들어왔는데 그것에 맞게 적응을 빨리 해야 되잖아요. 이를테면 지금까지 한국 교육이 해왔던 것은 대중교육, 이를테면 매스에듀케이션. 많은 학생들을 놓고 일방적으로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거라면 각 학생이 일당백이 되게. 이제 인구수도 줄었으니까요. 그래서 맞춤형 학습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맞춤형 학습으로의 빠른 전환이 안 되고 있다는 게 초등교육에서는 가장 큰 문제 같고, 대학에서는 쓰나미 같은 것이 역시 학력 인구가 줄어드는 거겠죠. 이를테면 대입 정원이 한 50만 대입니다. 대학에 책상이 50만 개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대학에 들어올 학생이 한 40만이 돼요. 한 10만이 비잖아요. 그런데 보통 대학의 입학 정원을 한 1500명 정도 잡으면 한 60여 개 대학이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위기인데요. 그런데 문 닫는 것이 수도권 집중 현상이 있잖아요. 지방 대학이 먼저 어려워지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대학과 도시는 공동 운명체라고 생각을 해요. 지방에서 대학이 어려워지면 아주 쉽게는 거기에 일자리가 있는 분도 어려워지겠지만, 인재 양성도 안 되고 지방에 있는 시청·군청에 이렇게 자문해주시는 교수님들도 어려워지고 그게 결국은 지역의 소멸과 쇠퇴로 이어진단 말이죠. 그럼 지역이 소멸되고 쇠퇴되면 우리나라 균형 발전에 위기가 오잖아요. 근데 더 심각한 것 중에 하나는 만약 수도권 대학은 그러면 안전한 것이냐. 그렇지 않은 게 수도권에 연구하는 대학들이 많잖아요. 연구 중심 대학의 목표 중에 하나는 교수 자원, 연구자를 배출하는 것인데 지방 대학에 일자리가 없어지면 연구 중심 대학의 대학원이 또 어려워지겠죠. 이렇게 되면 총체적으로 지역에서의 주민 일자리 삶의 질은 물론이고 기초과학, 기초 학문,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지식의 창출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져서 어려워져서 우리나라 고등교육 생태계가 굉장히 폐허가 될 정도로 어려워진다. 초중등에서의 빠른 학생 중심, 그다음에 맞춤형의 전환, 그리고 고등교육에 있어서는 줄어드는 학력 인구에 대한 대비, 이런 것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김혜민> 지방과 수도권, 또 대학 교육과 초등 교육, 이렇게 나눠서 말씀을 해주셨는데 결국 결론은 이건 것 같아요. 세상은 바뀌었는데 지금 우리 교육 현장의 교육 방법과 시스템은 바뀌지 않았다. 지금 그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오늘 윤석열 당선자의 교육 공약을 좀 살펴보고자 하는데 그전에 인수위의 교육 분야가 실종됐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한쪽에서도 지금 성명을 내고 그랬는데 이거 무슨 일인가요. 교수님.
◆ 배상훈> 인수위가 어제 각 분과 인수위원들을 발표했지 않습니까. 보니까 이과학기술 교육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그전에 이게 이름이 중요한 건 아닐 수 있지만 교육 과학기술이었는데 이제 과학기술 교육으로 바뀌면서 세 분을 인수위원으로 했는데 한 분은 국회의원 하시는 박성중 의원이라는 분인데 이분이 과학기술 방송통신위원회에 계셨다고 그럽니다. 그리고 또 두 분의 교수님이 가셨는데 김창경 교수님은 과학비서관 출신이시고 또 남기태 교수님도 공대 교수님이라서 초중등 교육을 비롯해서 대학 전문가들이 없는 거 아니냐.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좀 짚고 넘어갈 사항이 있다는 것이 사실 이번 대선만큼 교육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온 대선이 없었습니다. 두 후보가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정책 경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인재에 대한 얘기가 없었는데요. 우리나라가 1960년대 후반에 1인당 국민소득이 200달러였는데 작년에 3만 5천불이 돼서 175배가 늘었어요. 근데 알다시피 우리나라가 자원이 많은 나라도 아니고 뭐 없는 나라에서 우리나라가 이만큼 세계 10위권이 되는 데는 교육하고 인재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거든요. 그렇다면 대선이라는 것이 미래를 향한 선거라고 하는데 왜 교육 이슈가 이렇게 안 나왔을까, 그것이 고스란히 이어져서 지금 인수위 자리 배치까지 이렇게 이루어졌는데 혹자들은 과학 기술을 강조하는 것이다, 얘기하는데요. 과학기술 문제가 됐든 경제 문제가 됐든 앉아서 한 시간만 얘기하면 결국은 사람 문제. 인재 문제. 교육 문제로 넘어가게 돼 있거든요. 가장 국가나 개인 문제에 있어서도 기초적인 인프라가 교육 아니겠습니까. 근데 왜 이렇게 교육 얘기를 안 하시는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 이번 대선의 교육과 인재에 대한 이야기, 치열한 토론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 원인 중에 하나가 조국 전 장관 사태 이후 교육 이슈가 정치적 쟁점이 돼 버린 게 아닌가. 그래서 정말 이야기해야 하는 교육에 대한 논쟁이 없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들거든요.
◆ 배상훈> 그렇죠. 대학 입시 문제에서는 조국 전 장관 자녀 문제라든가, 또 그 전에 기억하다시피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자매에 대한 사안들이 있었죠. 근데 문제는 그러한 사건들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아주 컸는데 덕분에 공정이라는 가치에 대해서는 국민이 조금 더 긴장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교육이 공정만으로 설명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적으로 잘 키울 것인가가 이슈가 있는데 그 이슈가 완전히 줄어들고 모든 게 공정으로 가고 또 학교 현장에서 이념 갈등도 이제 우려할 만한 수준인 거죠. 진보, 보수 간의 이념 갈등. 그래서 아마 정치인들도 교육이 머리가 골치가 아프다, 이렇게 생각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김혜민> 그래도 교육을 홀대해서는 안 되죠. 말씀하신 대로 교육은 백년대계고 우리나라에 뭐가 있습니까. 정말 인재와 교육이 큰 축인데 인수위에서 앞으로 교육 이슈를 어떻게 다뤄나갈지, 저희가 주목해서 봐야 될 것 같고요. 공정 이야기하셨으니까, 그러다 보니까 윤석열 당선자가 정시 확대. 또 대입전형 단순화를 공약으로 내놨거든요. 방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배상훈> 대입 제도를 디자인할 때는 세 가지 요소를 고민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시험 문제 나오는 대로 공부한다. 그러니까 교육적 타당성이라는 건데, 대학에서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휘청거리는 거예요. 교육적인 타당성을 분명히 고려해야 되고요. 두 번째는 절차적인 공정성. 이번에 조국, 숙명여고 사태처럼 절차적인 공정성이 확보가 돼야 되고 마지막으로 대학의 자율성. 왜냐면 대입은 대학의 학생을 뽑는 거니까. 그런데 이 3개의 가치가 명확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대입 제도가 잘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조국 사건, 이런 사건이 있으면서 공정성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게 부각이 되다 보니까.
◇ 김혜민> 축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져 버렸군요.
◆ 배상훈> 정확합니다. 그렇죠. 그래서 사실은 정시라는 것은 쉽게 얘기하면 수능으로 뽑는 거잖아요. 그게 지난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30%로 늘렸다가 40%까지 늘렸어요. 함께 생각을 해보시자고요. 수능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자님이나 저나, 누구나 됐든 모든 사람이 한 날에 한 시간에 한 장소에 모여서 하나의 문제지를 풀고 점수로 줄을 쫙 세우는 거잖아요. 정답을 반드시 찾아야 되는 거죠. 문제 풀이 학습을 유도하는 거죠. 물론 뒤늦게 정신을 차려서 학생부 관리가 안 된 학생이 있을 수도 있고 수능형 학생이 있을 수는 있는데, 이게 너무 압도적으로 커져버리면 고등학교나 심지어 초등학교까지 미치는 영향이 문제 풀이 학습. 오직 하나의 정답을 찾는 학습. 교육적인 타당성이 무너질 수가 있어서 저는 새 정부가 선거 때는 국민 여론이 공정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했으니까 이렇게 얘기는 하겠지만, 교육적 타당성까지 잘 살펴봐서 아까 앵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 축이 기울어지면 다시 작용 반작용이라고 또 돌아갑니다. 왜냐하면 사교육이 창궐할 것이고 고등학교 교육의 황폐화될 거예요. 오로지 수능 문제 풀이만 앉아서 할 거거든요. 그게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형 창의 인재를 기르는 데 적합한 것이냐. 사실 미국 같은 데서도 수능에 해당되는 SAT를 안 보는 대학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문제 풀이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걸 이번 인수위가 잘 고민을 해야 될 텐데 말씀드렸다시피 전문가가 있는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 김혜민> 문제 풀이 위주, 그러니까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는 걸 탈피하기 위해서 도입했던 게 수시 제도 아니었어요. 교수님. 그런데 지금 이 부분에 공정성 논란이 있었던 거고 그럼 수시 제도의 취지는 사실 훌륭한 거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다듬어가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배상훈> 낮보다는 밤에 사고가 많이 나잖아요. 그럼 밤에 통행금지 시켜버리면 사고가 안 나잖아요.
◇ 김혜민> 그럴 수는 없죠.
◆ 배상훈> 그렇죠. 그러니까 사고가 있으면 그 사람을 딱 쪽집게처럼 집어서 일벌백계해야 되는데 첫 번째는 이거예요. 우리나라 대학들이 학생 뽑는 데 투자를 적게 합니다. 서울대학교 같은 경우에만 입학사정관이 한 2~30명 되는데 나머지 대학은 대여섯 명 가지고 움직인단 말이에요. 그러고 수백 명을 뽑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학생부를 열심히 읽고 질적으로 판단해야 되는데 대학에 입학 사정관 투자가 잘 안 된다는 게 하나가 있고, 두 번째는 선생님들이 진정성 있게 학생부를 써줘야 되겠죠. 이 학생의 장점. 이를테면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이 있는데 학생이 가진 꿈, 특기, 흥미, 잠재력은 들쭉날쭉하다. 우리는 그 들쭉날쭉한 걸 찾아서 키워줘야 되는 거예요.
◇ 김혜민>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안 하죠. 들쭉날쭉한 걸 한 줄로 세우려고 하죠.
◆ 배상훈> 바로 그거죠. 그래서 역사적으로 대입시 제도는 수십 년을 그렇게 수렴돼 왔어요. 한 70% 정도는 고등학교 때 평상시에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보고 전문적으로 평가해 주는 게 필요하고요. 거기에서 만약에 조국이 됐든 숙명여고가 됐든 문제가 있으면 확실하게 일벌백계하고 잘 못하는 대학도 확실하게 징계를 한다든지 이래야 되는데, 교각살우라고 목욕물 버리다가 애도 버린다고, 이거를 그냥 밤에 사건이 많으니까 통행금지 시키듯이. 그거는 교육적으로 타당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오늘 꼭짓점,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님과 교육 이야기 나눠보고 있는데 교수님. 아까 전에 지방대 소멸 이야기하시면서 그게 결국 지방사회 붕괴, 지역 균형 발전을 가로막는, 국가로서도 굉장한 손실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지적해 주셨는데 그래서 교수님께서 공유대학이라는 개념을 소개하셨어요. 이게 어떤 겁니까.
◆ 배상훈> 학생 수가 줄면 우리나라 대학은 등록금에 많이 의존을 하잖아요. 그럼 대학에 재정이 줄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충원하려고 하는 교수가 줄 것이고 개설하는 과목이 줄죠. 반면 우리는 교육의 질을 유지해야 되잖아요. 학생의 선택권도 보장해야 하고, 들어오는 수입은 적은데 과거와 같이 과목을 개설하고 선택권을 유지하려면 서로 연합해서 십시일반 해야 되죠. 근데 옛날에는 우리 학교 학생이 다른 데까지 이동해서 수업을 들어야 되니까, 남의 집에 가서 수업을 듣는 거잖아요. 그런 게 어려웠지만 지금도 보시면 우리 앵커는 YTN에 계시지만 저는 제 연구실에서 줌으로 충분히 가능한 거니까요. 그래서 재정은 줄었어도 교육의 질은 유지하고 학생의 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학이 가지고 있는 교과목, 교수 자원, 교육 자원을 공유하자. 예컨대 이제 포항 공대가 공대 아닙니까. 인문사회 계통이 적잖아요. 그래서 포항공대 총장님이 연세대학교하고 공유대학을 하는 거예요. 요새 AI가 유행이잖아요. 제가 조사해 보니까 성균관대나 이런 큰 대학은 를 가르치는 교수님이 한 20분 되는데 지방 가면 다섯 명 안팎입니다. 그러면 지방대학은 AI를 배우지 말아야 되나요. 그렇지 않잖아요.
◇ 김혜민> 그럼요. 안 배우면 격차가 더 벌어지잖아요.
◆ 배상훈> 그렇다면 요새 이제 플랫폼이 유행이잖아요.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서 수업을 탑재하고 그것을 선택해서 내려 받게 되면 지방의 대학이 재정이 줄어도 망하지 않거나, 아니면 없어지거나 사라지지 않고 자기 몫을 유지하면서 교육의 질도 유지할 수 있는. 일종의 공유대학을 만들어야 되겠다. 특히 이런 온라인 수업은요. 경제학의 한계 비용이라는 게 있는데 제가 수업을 할 때 온라인에 100명, 천 명이 들어도 비용이 추가되지 않는 거예요. 모든 게 온라인으로 될 필요는 없겠지만, 지방의 대학을 살리면서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특히 지방에 가면은 거점 국립대라는 게 있습니다. 경북대, 부산대, 이런 대학은 정부의 지원도 받고 큰 대학이기 때문에 이를테면 철학과, 국문학과, 사학과 같은 걸 유지할 수가 있어요. 반면 지방에 조그마한 사립대학은 어렵겠죠. 그렇다면 지방의 거점 국립대가 그 수업들을 지방의 중소규모 사립대학에 제공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전체적으로 다 살아날 수 있고 이게 공존과 상생과 연대 아니겠습니까.
◇ 김혜민> 그리고 코로나19로 그 플랫폼이 사실 충분히 마련됐고 대중화됐기 때문에 이 부분은 결단해서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지방대 입장에서는 이게 좋은데 수도권 대학에서는 이렇게 했을 때 이점이 있어야 되잖아요.
◆ 배상훈> 아까 말씀드린 대로요. 이가 빠지면 잇몸이 시리다고, 지방 대학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수도권 대학에 대학원이 안 돼요. 교수 자원이 안 나가니까. 그러니까 당장 수도권 대학도 마찬가지로 어려워지는 거예요.
◇ 김혜민> 맞아요. 아까 말씀하신 지방이 붕괴되면 결국 국가의 여러 균형이 붕괴되면 모든 피해가 국민들한테 돌아가는 것처럼, 수도권 대학들도 지금 당장 우리한테 이점이 뭐가 있어요? 이게 아니라 지방대들이 살아야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관점으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청년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계시니까, 이번에 공정과 함께 청년이 가장 큰 화두 아니었습니까. 대학생이나 청년 관련해서 교육적인 제안을 주신다면 어떤 걸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 배상훈> 코로나라는 2년이라는 긴 터널을 지났잖아요. 제가 연구하는 분야가 학생 성공입니다. 학생들을 가만히 보니까 단어로 요약하면 단절과 결핍 같아요. 물론 학습·학문력 결핍도 있는데요. 대학이라는 곳은 아시다시피 와서 MT도 하고 동아리도 하고 학생회도 하고 또 성균관대 방송국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한 인간관계, 정서적인 거, 이런 게 다 결핍이 되고 공동체 생활을 못 해본 거예요.
◇ 김혜민> 사실 너무 중요한 교육의 한 축 아닙니까. 그 경험들이.
◆ 배상훈> 네. 그래서 아마 다음 키워드는 인수위에서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아마 키워드는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겠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있잖아요. 일단 2년간의 아픔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게 중요할 것 같고 나머지는 공정한 일자리, 그리고 산학 협력을 통해서, 만약에 이런 거 진짜 저는 해봤으면 좋겠는데 만약 우리 윤석열 당선인께서 대통령 되고 난 다음에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생은 인턴을 보장하겠다. 얼마나 멋있어요. 협조해서 그런 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성균관대에도 방송국이 있어요. 제가 학생처장이라서 방송국 담당하는 교수인데요. 학생들이 YTN 가서 방송하는 것도 보고, 자기 취미 적성이 맞는지도 알게 되는 그런 꿈과 희망을 두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저희 실제 함께 일하고 있는 작가도 대학생 인턴으로 이곳에 와서 일하다가 저하고 같이 일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대학생들에게 지금 이 결핍이 단지 학업적 결핍만이 아니라 경험의 결핍이라는 말에 굉장히 동의하고,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각 대학에서 지금 이 시점에 고민해야 할 건 코로나19 이후 캠퍼스로 학생들이 돌아왔을 때 치유와 회복을 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제가 교수님과 이야기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게 됐습니다. 교수님 오늘 감사하고요. 저희가 또 다른 주제로 한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배상훈>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배상훈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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