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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예년의 절반 수준밖에 안 돼요. 아쉽기는 해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충분히 기쁩니다”
대구 평화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태원 씨는 헌혈증을 가져오는 사람들에게 장당 돼지고기 한 근을 내어줍니다.
지난 13년간 돼지고기와 맞바꾼 헌혈증은 총 5천 장에 이릅니다. 해마다 모인 헌혈증은 연말이면 모두 동구자원봉사센터로 전달됩니다.
“해마다 3,4백장씩은 들어왔던 거 같아요. 돼지로 따져도 1년에 한 7마리 가까이 될 거거든요. 한 10마리 가까이 될 때도 있었을 거예요.”
이 씨가 ‘헌혈증 나눔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건 지난 2008년, TV 프로그램에서 헌혈을 필요로 한다는 내용을 접하면서였습니다. 이 씨는 서랍 속에 묵혀둔 스무 장쯤 되는 헌혈증을 기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에 헌혈을 독려할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정육점을 운영하면서 가진 거라곤 고기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고기와 헌혈증의 교환이었습니다. 도축 작업을 직접 하면서 아낀 비용 덕분에 여력도 될 것 같았고, 일종의 재능기부라 생각한 거죠.”
헌혈증을 가져오면 고기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소문은 금방 퍼졌습니다. 헌혈증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온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나눔 활동하기 전에는 헌혈증이 그렇게 소중한 건지 몰랐어요. 그런데, 헌혈증은 하나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더라고요. 가치를 돈으로 매길 수도 없고요. 간혹 백혈병 환자나 간이식 수술을 앞둔 환자 분들께서 찾아와 도움을 청할 때와 이후에 많이 나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면 오히려 제가 고맙더라고요. 생명 나눔을 했다는 큰 보람을 느낍니다.”
헌혈증 기부 활동 외에도 이 씨는 여러 봉사활동을 펼칩니다. 두 달 정도 남은 연말까지 이 씨의 일정표는 연탄 나눔, 김장 봉사 등으로 가득 찼습니다.
“매달 주민 다섯 분 선정해서 고기를 나눠줘요. 어르신들이나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 지원도 하고요. 그러면서 시장 동료들과 봉사단을 꾸려 매일 시장 방역, 환경정화에 힘쓰고 있죠. 저도 몇 번 따라가봤는데, 장사하면서 봉사활동을 겸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도 이 모든 활동을 꾸준히, 열심히 하시니 참 보기가 좋습니다.”
-시장 동료
지난 30년간 꾸준한 봉사활동을 해온 공로로 지난 ‘대구시 자랑스러운 시민상’ 등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를 바라보는 주변 시선이 마냥 곱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십 년간 제 몸에 배어있어서 몸과 마음이 먼저 가는데 어쩌겠냐며 너털웃음을 터뜨린 이태원 씨.
이 씨는 가게 문을 닫지 않는 한 앞으로도 헌혈증 나눔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봉사가 거창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구나 할 수 있죠. 저는 그저 제가 봉사활동 나갈 때마다 행복과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에 그 행복감을 더 많은 분들이 느끼길 바랄 뿐입니다.”
제작지원: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YTN digital 강승민 (happyjournalist@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대구 평화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태원 씨는 헌혈증을 가져오는 사람들에게 장당 돼지고기 한 근을 내어줍니다.
지난 13년간 돼지고기와 맞바꾼 헌혈증은 총 5천 장에 이릅니다. 해마다 모인 헌혈증은 연말이면 모두 동구자원봉사센터로 전달됩니다.
“해마다 3,4백장씩은 들어왔던 거 같아요. 돼지로 따져도 1년에 한 7마리 가까이 될 거거든요. 한 10마리 가까이 될 때도 있었을 거예요.”
이 씨가 ‘헌혈증 나눔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건 지난 2008년, TV 프로그램에서 헌혈을 필요로 한다는 내용을 접하면서였습니다. 이 씨는 서랍 속에 묵혀둔 스무 장쯤 되는 헌혈증을 기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에 헌혈을 독려할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정육점을 운영하면서 가진 거라곤 고기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고기와 헌혈증의 교환이었습니다. 도축 작업을 직접 하면서 아낀 비용 덕분에 여력도 될 것 같았고, 일종의 재능기부라 생각한 거죠.”
헌혈증을 가져오면 고기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소문은 금방 퍼졌습니다. 헌혈증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온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나눔 활동하기 전에는 헌혈증이 그렇게 소중한 건지 몰랐어요. 그런데, 헌혈증은 하나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더라고요. 가치를 돈으로 매길 수도 없고요. 간혹 백혈병 환자나 간이식 수술을 앞둔 환자 분들께서 찾아와 도움을 청할 때와 이후에 많이 나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면 오히려 제가 고맙더라고요. 생명 나눔을 했다는 큰 보람을 느낍니다.”
헌혈증 기부 활동 외에도 이 씨는 여러 봉사활동을 펼칩니다. 두 달 정도 남은 연말까지 이 씨의 일정표는 연탄 나눔, 김장 봉사 등으로 가득 찼습니다.
“매달 주민 다섯 분 선정해서 고기를 나눠줘요. 어르신들이나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 지원도 하고요. 그러면서 시장 동료들과 봉사단을 꾸려 매일 시장 방역, 환경정화에 힘쓰고 있죠. 저도 몇 번 따라가봤는데, 장사하면서 봉사활동을 겸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도 이 모든 활동을 꾸준히, 열심히 하시니 참 보기가 좋습니다.”
-시장 동료
지난 30년간 꾸준한 봉사활동을 해온 공로로 지난 ‘대구시 자랑스러운 시민상’ 등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를 바라보는 주변 시선이 마냥 곱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십 년간 제 몸에 배어있어서 몸과 마음이 먼저 가는데 어쩌겠냐며 너털웃음을 터뜨린 이태원 씨.
이 씨는 가게 문을 닫지 않는 한 앞으로도 헌혈증 나눔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봉사가 거창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구나 할 수 있죠. 저는 그저 제가 봉사활동 나갈 때마다 행복과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에 그 행복감을 더 많은 분들이 느끼길 바랄 뿐입니다.”
제작지원: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YTN digital 강승민 (happyjournalist@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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