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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화재경보기, '안전불감증'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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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주거시설 등에서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크게 늘었는데요.

오작동이 잦으면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무뎌진다는 지적이 있어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혜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고양시 가구전문점 이케아 앞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있습니다.

지난 휴일, 화재경보기가 울려 매장 방문 고객 3천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겁니다.

소방 확인 결과, 화재경보기가 울린 이유는 화재가 아닌 오작동.

지난 2017년 이후 같은 곳에서 확인된 오작동만 해도 5번이 넘습니다.

[이케아 관계자 : 이전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어서 저희가 지속해서 감도 재설정이라든지 점검 같은 걸 진행을 해서 오작동 발생을 최소한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은 하고 있습니다.]

오작동이 잦은 화재경보기는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기 쉽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오피스텔에선 7월에만 벌써 3∼4번 화재경보기가 울렸습니다.

이유는 대부분 오작동이지만, 건물 관리자는 화재경보기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

경보기가 자주 울리는 건물에 사는 주민들은 이제 화재 방송도 믿지 않게 됐습니다.

오작동이 안전 불감증을 키우는 겁니다.

[오피스텔 관리자 : 3층에서 감지기가 오작동해서 (소방관이) 처리했다고. 다 점검이 됐고. 한 달에 한 번씩 전문가가 와서 확인해요.]

[주민 : 처음에 울렸을 때는 진짜 큰일 난 줄 알고 내려갔었거든요. (나중에는 대피한) 사람들도 별로 없고 아래에, 항상 한 3명? 경비원 부르시더니 아무렇지 않게 (경보기를) 끄러 가시더라고요.]

소방시설 오작동으로 인한 소방 출동 건수는 매년 늘어 2018년 2만여 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3만 8천여 건으로 86% 늘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은 7∼8월에 집중됐는데, 경보기 센서가 여름철 습기로 인해 전류를 감지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권하나 / 소방청 소방산업과 소방위 : (오작동으로 출동하면) 긴급 상황 발생 시 소방력 공백으로 인해 (더 급한 곳으로의) 출동이 지연될 수 있는 점을 가장 염려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안전불감증과 소방 행정 낭비를 불러일으키는 만큼 오작동 건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공하성 /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성능이 좋은 제품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재산세라든가 화재 보험이라든가 이런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지난달 17일 일어난 쿠팡 이천물류센터 화재 역시 시설 관계자들이 오작동이 잦은 경보기를 수차례 끄면서 대형 화재로 번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고를 남발해 다가오는 위험에 대비하지 못했던 양치기 소년의 비극을 반복하기 전에 화재경보기 오작동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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