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청소노동자에 '관악학생생활관' 영어로 써 보라 갑질"

"서울대, 청소노동자에 '관악학생생활관' 영어로 써 보라 갑질"

2021.07.07. 오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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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청소노동자에 '관악학생생활관' 영어로 써 보라 갑질"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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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지난달 2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숨진 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열고 서울대가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방치하고 업무와 상관없는 시험을 보게 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A 씨는 지난달 26일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A 씨가 군대식 업무지시, 힘든 노동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고인은 총 196명이 거주하는 엘리베이터 없는 서울대 학부생 기숙사에서 매일 대형 100ℓ 쓰레기봉투 6~7개와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를 나르는 것으로 시작해 무게가 많이 나가는 쓰레기 등을 처리하며 손이 저릴 정도로 힘든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달 안전관리팀장이 새로 부임한 이후 갑질이 심해졌다. 노조에 따르면, 새 팀장은 매주 수요일 청소노동자 회의를 열고 남성 노동자들에게는 정장이나 남방에 멋진 구두, 여성 노동자들에게는 최대한 멋진 모습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제대로 된 복장을 하지 않으면 모욕하기도 했다.

또한, 불필요한 시험을 쳐서 노동자를 망신 주거나 모욕감을 주기도 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이 공개한 서울대가 청소노동자들에게 풀게 한 시험지에는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라고 쓰라고 하고 건물 준공연도를 쓰게 하는 등 청소 노동이나 안전관리와는 관련이 없는 문제가 대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이 외에도 행정실장, 부장, 팀장 등 3~4명이 청소 상태를 ‘검열’ 하면서 오래된 건물이라 닦아도 티가 안 나는 창틈, 샤워실 곰팡이 등을 청소하느라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서울대가 A 씨 사망에 책임이 없다는 듯이 선을 그으면서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직장 내 갑질을 자행하는 관리자들을 묵인하고 비호하는 서울대는 A 씨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YTN digital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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