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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6월 23일 (수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뉴스톱 선정수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인터넷 전자 상거래 웹사이트 쿠팡이 연일 악재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와 김범석 전 의장의 사임이 맞물리며 논란을 빚었고, 음식 배달 대행 서비스 쿠팡이츠 입점 점주가 쿠팡이츠 상담사와 통화 도중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일부 이용자들은 쿠팡 해지, 탈퇴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지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 선정수 기자(이하 선정수):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화재사고부터 짚어봅시다. 최초 발화시점에 초동대응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 선정수: 네, 그렇습니다. 쿠팡에서 물건을 분류하고 화물차에 싣는 근로자들은 핸드폰을 소지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합니다. 화재 발생 당시 물류센터에서 근무했던 노동자가 보안요원 등에게 신고를 부탁했지만 묵살당하고 오히려 조롱당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소방 출동이 늦어지고 초기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서 결국 소방관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화재 경보기 오작동이 잦았고 스프링클러도 꺼둔 상태라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방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취지죠.
◇ 황보선: 간접피해도 잇따르고 있다고 하는데 상황은 좀 어떤가요?
◆ 선정수: 화재 발생 이틀만인 지난 19일 현장에서 1㎞ 정도 떨어진 복하천 3개 보에서 물고기 300여 마리가 죽은 채 물 위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20일에는 폐사한 물고기가 1천 마리를 넘었고, 21일 오후에도 50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이천시는 소화수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 성분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폐사한 물고기 사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또 화재 현장 인근 하천의 수질 시료를 채취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분석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인근 마을 주민 수십명은 두통과 눈 따가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고 닷새간의 진화과정에서 분진이 쏟아지며 농작물과 토양 오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 황보선: 쿠팡 자회사죠, 배달 대행 서비스 쿠팡이츠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입점 업주가 상담전화 도중에 쓰러져 결국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 선정수: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을 대신해 피해상황을 전달했습니다. 피해점주는 지난 5월 7일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 주문을 받았고 다음날인 5월 8일 소비자가 매장으로 전화해 배송 당일 다른 음식은 다 먹고 새우튀김 3개 중 하나는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다음날 확인하니 색깔이 이상하다며 환불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하루 지난 음식의 환불 요구에 피해점주가 새우튀김 1개만 환불해주겠다고 답변하자, 소비자는 쿠팡이츠에 별점하나와 비방리뷰를 게시하고 4차례 매장으로 전화를 걸어 전액환불을 요구하며 고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피해점주는 이후 3차례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환불요구 관련 전화통화 중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뒤 5월 29일 돌아가셨고요. 쿠팡이츠 고객센터 상담원은 업주가 쓰러져 통화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음에도 계속 전화를 걸어 종업원에게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달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부적절한 대응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 황보선: 화재사고 당일 쿠팡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국내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 소식이 전해졌죠. 이부분에 대해 분노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 선정수: 일부 언론들은 내년 중대재해법 처벌 조항 시행을 앞두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국내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쿠팡 측은 김 전 의장은 5월31일 사임해 화재사고 탓에 사임했다는 보도는 잘못됐다는 입장입니다. 사임 사실이 화재발생 당일에 알려지게 된 건 사임등기 완료를 확인한 한 언론사가 화재 당일 오전에 사임 관련 단독 보도를 먼저 했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를 본 다른 언론들의 관련 문의가 있어 부득이 화재 당일에 사임 소식을 발표하게 됐다는 거죠. 그렇지만 쿠팡 노동자 과로사, 물류센터 화재에 김범석 의장 사임 소식이 알려지고 쿠팡이츠 입점 업주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쿠팡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SNS를 통한 쿠팡해지 해시태그 운동이 진행되고 있기도 합니다.
◇ 황보선: ‘네카라쿠배’라고 하죠. 잘나가는 IT 기업들의 앞 글자를 딴 명칭인데요. 쿠팡, 잘나가는 플랫폼 기업이었단 말이죠. 미국 나스닥에 상장도 하고,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도 받고요. 그런데 지금 표출되는 시그널은 뭔가 단단히 잘못되고 있다, 이런 느낌인데요.
◆ 선정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2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김범석의 혁신에는 사람이 없다. 그가 달성한 수량적 성과는 혁신적으로 노동을 쥐어짜고, 사람 목숨을 갈아 넣어 만들어낸 것”이라며 “‘#쿠팡탈퇴’ 해쉬태그 인증이 이틀 전에 17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심 의원은 “쿠팡의 부실한 안전관리는 이번 화재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물류센터 직원들의 코로나 집단 감염 등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숱하게 지적되어온 사항”이라며“이렇게 인권과 노동권을 유린하는 혁신기업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나. 기술혁신이 곧바로 사회혁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쿠팡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은 노동권을 무시당한 노동자,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에서도 배제되는 배송기사,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중소상인, 아이템위너에 속은 소비자 등 다양하다며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과 같은 기본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함에도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고 비판합니다.
◇ 황보선: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정부가 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죠. 한참 지난 것 같은데 아직 통과는 안 된 모양이죠?
◆ 선정수: 지난 1월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을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오픈마켓, 앱마켓, 배달·숙박·승차 중개 등 앱(App) 서비스, 가격비교사이트, 부동산·중고차 정보제공사이트 등이 적용대상입니다. 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을 정하고 불공정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는 구입강제, 경제상 이익제공강요, 부당한 손해전가, 불이익 제공, 경영간섭 등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이런 법을 제정하자고 하는 마당입니다. 이미 온라인플랫폼에서 벌어지는 갑질에 대해 을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시장에 물건 내놓고 파는 상인들이 있고 이 시장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시장 상인들이 있어야 시장도 있는 것이겠죠. 그런데 지금은 시장 관리자가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 불균형이 막심합니다.
◇ 황보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선정수: 고맙습니다.
박준범 PD[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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