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지인과 술 마시고 "업무 협의"...'눈먼 돈' 업무추진비

[제보는Y] 지인과 술 마시고 "업무 협의"...'눈먼 돈' 업무추진비

2021.06.16. 오전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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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적인 업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매년 업무추진비가 배정되는데, '눈먼 돈'처럼 쓰인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지인과 술 마셔놓고 공무원들과 업무 협의하는 데 썼다고 속이거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상습 결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보는 Y, 김우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1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고깃집.

지역구민에게 술을 따르는 남성, 마포구의회 신종갑 부의장입니다.

2시간가량 이어진 술자리 비용은 신 부의장이 결제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식사한 고깃집입니다.

당시 신 의원은 밥값과 술값 비용으로 7만 원어치를 결제했는데, 확인결과, 사비가 아닌 공식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이 신 부의장이 작성한 업무추진비 내역을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참석 인원은 3명, 목적은 공원녹지과 업무협의.'

전부 거짓입니다.

[신종갑 / 서울 마포구의회 부의장 : 식사하다 보니까 금액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그랬습니다. 문제가 되는 그 금액에 대해서는 제가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적인 목적을 위해 써야 하는 업무추진비가 지자체 의원들의 쌈짓돈으로 전락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인천 미추홀구 3선 의원인 이한형 구의원.

과거 상임위원장 시절 업무추진비를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상습적으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한형 / 인천 미추홀구 의원 : 48만 원인가 그래요. 그래서 그건 내가 주체가 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반납은 했습니다.]

동료 의원들도 이 의원 가족 가게를 단골집처럼 드나들었습니다.

5년간 천백만 원.

모두 업무추진비와 의회운영비로 냈습니다.

[이한형 / 인천 미추홀구 의원 : 오늘 이한형 의원네 집 가서 얼큰하게 오리탕이나 먹지 그러면 그곳으로 가는 것이에요. 모 우리끼리 팔아주는 건데 그냥 한 번 거기 가서 먹지 그런 것이거든요.]

서울 은평구청은 지난 2018년, 김미경 구청장이 취임한 직후부터 3년간 개인 휴대전화 비용을 세금으로 대납했습니다.

비서실 직원들의 휴대전화 요금도 지원해줬는데, 그 비용만 수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다 한 시민단체의 정보공개 청구로 이런 사실이 들통 나자, 구청장과 비서진들은 전액을 반환했습니다.

[은평구청 관계자 : 2018년도 취임 당시 실무자가 착오가 좀 있었습니다. 문제점이 있을 수 있어서 바로 다 (지난) 4월 16일 자로 전액 다 환수조치를 했습니다.]

마포구의회 신종갑 부의장은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고발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미추홀구 이한형 구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횡령 혐의 등으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세금을 쌈짓돈처럼 쓰고 용처를 속이는 지자체 관계자들이 과연 이들 세 명에 불과할지, 의구심을 떨치기 힘듭니다.

[최동길 / NPO 주민참여 대표 : 문제가 된 것들은 극히 일부분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들이고, 수면 밑에서 예산 외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사적으로 사용되는 부분,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됩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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