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말문 안 트인 우리 아이..."언어 발달 지연 우려"

코로나19로 말문 안 트인 우리 아이..."언어 발달 지연 우려"

2021.05.30. 오전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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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다 보니 아이들이 말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가 줄어들면서 사회성이 퇴보했다는 우려도 있는데, 전문가들은 상담과 치료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1살 한송이 씨는 5살 아들 정우와 함께 일주일에 두 번씩 아동발달센터를 찾습니다.

아이가 말이 더뎌 어린이집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센터를 찾은 지 어느덧 1년이 돼 갑니다.

[한송이 / 아이 엄마 : 마스크를 쓰면서 아이들이 선생님 얼굴도 잘 안 보이고 말을 할 때도 모방이 덜해서인지 아이가 언어가 느는 속도가 더디더라고요.]

역시 5살 된 아들이 있는 이지영 씨도 고민이 많습니다.

어린이집 등원일수가 줄다 보니 첫째보다 언어나 사회성 발달이 늦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이지영 / 아이 엄마 : 누나에 비해서는 말이나 표현이 느린 것 같긴 해요. 유치원에서 전부 마스크를 쓰고 친구들끼리 서로 대화도 자제해야 하고….]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언어 발달이 느려진 것 같다며 아동발달센터를 찾는 부모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언어 발달 지연 문제로 이곳 센터를 찾는 아이들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지난해에만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올해는 관련 문의가 더 늘어 벌써 지난해 전체 상담 건수에 육박합니다.

서울과 경기 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은 마스크 착용이 아동의 언어 발달 기회를 빼앗았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이 아이들의 언어 습득에 방해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창 언어를 배워야 할 시기에 입 모양과 표정을 보지 못하니 언어 습득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강혜진 / 늘찬아동청소년발달센터장 : 아무래도 마스크를 착용하다 보니까 입 모양을 보지 못해서 이로 인해 발음 문제가 생기거나 아니면 말소리가 명확하지 않아서 전반적인 언어 발달 지연이 이루어지는….]

따라서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기관에서 교사들이 입 모양이 보이는 투명 마스크를 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현정 / 총신대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 투명 마스크를 사용할 때 아이들이 교사의 입 모양과 친구들의 입 모양을 통해 언어를 전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언어적인 발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가족 공동체 안에서라도 아이들이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교육이 필요해도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은 만큼 발달센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YTN 황보혜경[bohk101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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