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2기 진실화해위 본격 가동..."형제복지원 등 328가지 사건 조사"

[뉴있저] 2기 진실화해위 본격 가동..."형제복지원 등 328가지 사건 조사"

2021.05.28. 오후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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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정근식 / 진실화해위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해 말에 10년 만에 다시 출범한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어제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을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위원장님 어서 오십시오.

[정근식]
안녕하십니까?

[앵커]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과연 어떤 것들을 맡게 될까? 그런데 걱정이 앞서는 게 기간이 또 짧다고, 정해진 기간이 너무 짧다는 얘기도 들었고 사건은 엄청나게 많은데 사람이 부족한 거 아닌가, 이런 걱정도 있는데 맡아서 시작을 해 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정근식]
저는 조사 신청 첫날 아침에 제1호로 신청 접수를 했던 우리 형제복지원 피해자 한 분이 저한테 이렇게 말했습니다. 위원장님, 정말 먼 길을 돌고 돌아서 여기에 왔습니다. 그분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두 번째로 오신 분은 경주유족회 활동을 했던 분인데요. 올해 87세입니다. 1960년부터 60년간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서 노력했던 분이거든요. 제가 죽기 전에 꼭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저는 그분들의 간절한 소망과 기다림, 이것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비록 여러 가지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그분들이 바라는 대로 법령에 따른 조사 기간 내에 최선을 다해서 진실규명을 할까 생각 중입니다.

[앵커]
그러면 1호 사건은 형제복지원 사건입니까?

[정근식]
신청 사건은 그랬는데요. 저희들이 조사 개시 결정을 할 때는 천삼백 분 총 328건을 동시에 조사 개시 결정을 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앵커]
보니까 선감학원 사건, 그다음에 서산개척단 사건. 이거는 사실 1940년대에 시작된 것도 있고 1960년대에 시작된 것도 있고 상당히 오래된 것들이고 국가기관, 국가권력이 개입된 것들인데 이런 거는 어떻게 조사합니까?

[정근식]
지금 남아있는 분들은 일제시대부터 있던 분은 아니고요. 대체로 1960년대, 70년대에 주로 피해를 받았던 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요. 특히 70년대, 80년대 어려운 상황에서 침묵을 당하면서 자기들의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할 수 없었던 분들이 주로 호소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앵커]
사실은 선감학원 사건, 서산개척단 사건은 처음 이름을 듣는 분들도 아마 많을 것 같습니다. 선감학원은 아마도 안산 앞에 선감도라는 조그마한 섬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이어졌습니다마는, 방파제가 있어서. 거기에 수천 명을 가둬놓고 강제노역을 시켰고. 그다음에 서산개척단도 마찬가지고. 형제복지원하고 형태는 다 똑같은 거겠죠?

[정근식]
비슷합니다. 전부 어린 아동들, 특히 부랑아라고 불렸던 분들을 강제적으로 수용해서, 문제는 수용시설 안에서 우리가 미처 상상할 수 없었던 그런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를 받은 사건입니다.

[앵커]
거기서 남는 이익들은 물론 권력 가진 자들이 나눠가졌을 거고. 뻔한 겁니다마는 그런데 전체적으로 사건이 접수된 진상규명을 원하는 사건 신청 건수하고 이런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정근식]
작년 12월 10일부터 어제까지 신청 접수 건은 총 7400명 정도가 신청을 했고요. 건수로는 약 3600건 정도 됩니다. 그 말은 한 건당 여러 명이 신청한 그런 사건들도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보니까 중간쯤에 이춘재 사건 용의자 인권침해도 있습니다. 이거는 관련된 어떤 사건들. 살인사건들의 용의자로 막 경찰이 함부로 잡아가서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들이 아마 들어있을 것 같은데요, 상당히 많을 텐데요.

[정근식]
영화로도 국민들한테 널리 알려진 사건인데요. 정확한 사건의 진상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진실규명 신청은 일곱 분이 했는데요. 관련된 분들이 어느 정도 되는가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저희들이 수사는 하는데 직접적인 관련자들은 3000명 정도 되고요. 용의선상에 올랐던 다양한 형태의 간접적인 관련자까지 하면 4만 명 이렇게 된다고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경찰로서는 연쇄살인 사건을 어떻게든 해결하려다 보니까 닥치는 대로 불러다 조사하고 아마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들이 다 고령이고 진짜 아까 말씀하신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사건들 같은 경우는 다들 세상을 떠나신 분들도 있고 이거 어떻게 조사해야 되나요? 관계기관들이 협조를 잘해야 될 것 같은데요.

[정근식]
가장 큰 어려움은 목격자나 증언자들이 고령으로 이미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많고요. 두 번째는 굉장히 민감한 국가 공권력과 관련된 사건들이어서 과거에는 자료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코로나 이런 상황으로 관련 자료나 증언자들이 해외에 있는 경우에는 지극히 조사가 어렵죠. 그런 여러 가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형태의 자료나 증언이나 관련자들을 저희들이 조사를 해서 최대한 종합적으로 피해의 모습을 밝힐까 이렇게 생각 중입니다.

[앵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아니,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이미 옛날에 다 끝났 건데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1기 때도 그 사건들을 다시 꺼내서 바로잡은 게 다 있죠?

[정근식]
1기 때는 79건의 사건들이 재심을 통해서 바로잡혔습니다. 아시다시피 당시에 확정 판결이라 하더라도 무리한 수사나 이런 것을 통해서 판결이 이루어진 경우도 많고요.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고문을 받았다거나 그런 것 때문에 제대로 말씀을 못했던 그런 사건들이 굉장히 많았죠.

[앵커]
그 오래된 예전 것부터 수백 건을 꺼내서 다 조사하고 과거사 진상규명을 한다고 한다면 도대체 언제 끝나겠냐. 이제 덮을 때는 또 덮어야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얘기들도 나옵니다마는 과거에 있었던 불미스럽거나 아니면 불의했던 일에 대한 진상규명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 한번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정근식]
과거에 국가 공권력에 의한 침해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당하고도 말을 못했던, 이른바 침묵 당했던 그런 사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알려진 것에 비하면 훨씬 더 원래 인권침해는 광범위하고 깊은 것이었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과거사가 과거가 아니고 과거사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과거가 과거가 아닌 현재의 문제다. 우리는 늘 그렇게 얘기하고요. 또 한 가지는 이런 과거가 남긴 어두운 그림자를 우리 자라나는 후세대에게 넘겨줄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그걸 지금 해결하지 않고 또 미룬다고 하면 그것은 미래 세대에 짐을 지우는 거다. 그런 점에서 보면 또 미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보도연맹 사건이라든가 형제복지원 사건, 여러 가지 사건들을 취재를 다녀보면 그때 피해를 입었던 분들은 사실 그 이후의 삶이 순탄치가 않았고 정말 힘들어서 다들 정말 가난하시고 병들어 계시고 이런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진상규명을 하셨는데 거기에 대해서 국가가 권력을 남용해서 저지른 사건이니까 국가가 배상을 해야 된다면 이분들이 손배소송을 일일이 하기에는 정말 힘들어 보이거든요. 위원회가 직접 해 주면 안 되냐, 이런 얘기가 많았었는데 그건 견해가 어떠십니까?

[정근식]
지금 진상규명이 되면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시죠. 첫째는 국가가 국가 공권력에 의한 불법적 인권침해 사건이 잘못되었다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사회적 인정이라고 하는 게 중요하고요. 그다음에 그분들에게 씌워졌던 오명들이 벗겨진다는 점에서는 그 의미 자체가 명예회복으로 굉장히 중요하고요. 진실규명한 것을 가지고 예를 들어서 법원에 배보상 소송을 제기하죠.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숫자가 많다 보면 국가적인 전체로 보면 여러 가지 국력이 낭비된다거나 그런 문제가 있어서 아예 진실화해위 기본법에 배보상 규정을 넣는 것이 좋지 않는가, 이런 의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 측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재정적인 부담 때문에 자신 있게 그 문제를 처리를 못하고 있는데 지금 국회에서 많은 분들이 그 문제를 가지고 논의를 하고 있고요. 고민하고 있고요. 아마 조만간에 좋은 해답이 나오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래서 필요합니다, 이런 방향으로 이끌고 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께 말씀을 해 주시죠.

[정근식]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피해를 받은 분들에 대한 책임 문제는 결국은 국가가 져야 하는 것입니다. 누구에게 그걸 전가시키거나 모른 체하거나 그럴 수 없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보면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진실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여러 가지 변화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언젠가는 승리하는 그런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과거는 영원히 감출 수 없다. 우리가 진실 앞에서 겸허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 이런 도덕적인 엄명이 있는 거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저희들 입장에서는 진실의 세계에서는 소외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도록 우리가 국가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바로 그런 국가적 책임을 다하는 기관이 진실화해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그동안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사건들, 진실을 바로 밝혀주시고 국민들이 국가를 향해서 도대체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묻지 않도록 국가의 존재를 확인시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근식]
아무쪼록 과거에 그런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를 받은 분들이 저희 진실화해위원회를 믿고 신청을 해 주시고 또 많은 관심과 성원을 해 주시면 저희들이 더욱더 용기를 내서 진실규명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정근식 위원장님 고맙습니다.

[정근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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