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 조교 "훈련병 통제 어려워" 과중한 업무에 괴로움 호소

육군훈련소 조교 "훈련병 통제 어려워" 과중한 업무에 괴로움 호소

2021.05.28. 오전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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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조교 "훈련병 통제 어려워" 과중한 업무에 괴로움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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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들의 인권침해와 처우개선 문제로 시끄러웠던 육군이 이번에는 조교들이 열악한 처우와 과중한 업무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2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훈련소 조교 A 씨가 보낸 편지 한 통이 올라왔다.

육군훈련소에서 조교로 복무 중인 A 씨는 “근래 훈련병 인권에 대한 뉴스 기사와 부실 식단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면서 육군훈련소에서도 급하게 불 끄는 방식으로 격리통제지침이 바뀌고 훈련병 복지가 굉장히 많이 상향조정되고 있는 중”이라는 소식을 먼저 전했다.

A 씨는 1개 교육대 약 1,000여 명이 입소하면 1개 교육대의 4개 중대에서 지역별로 훈련병 230~240명을 나누고, 이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은 확진자가 있다는 가정하고 격리 통제를 해 훈련병들의 화장실 이용이나 샤워가 제한되었던 부분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A 씨는 훈련병뿐만 아니라 육군훈련소에서 복무 중인 기간 장병인 조교들도 휴가를 복귀했을 때는 똑같이 2주간 격리하며 일주일 동안 샤워, 세수, 양치 한번 못하고 화장실도 마음대로 이용 못 하며 훈련병과 똑같은 격리 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사실상 굉장히 강한 통제였던 것도 사실이고 개선 되어야 할 부분은 맞지만 이런 지침을 내린 것은 소장이고 지침을 전파받은 대로 이렇게 통제하라고 명령하는 것도 간부들”이라며 간부의 강한 통제 때문에 조교들에게 과중한 업무가 부과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0명의 넘는 훈련병들의 끼니마다 식사를 막사로 추진하고 동선이 겹치면 안된다는 이유로 화장실 이용을 생활관별로 통제하고 매 시설물을 1개 생활관이 이용할 때마다 소독해주는 게 일상”이었다며 개인 정비 시간도 없고, 훈련병들이 잠들고 다음 날 일정까지 결산하면 밤 11시가 넘어서야 잠들 수 있었고,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방호복을 입고 다시 똑같은 하루를 반복해야 했다고 전했다.

매일 17시간이 넘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조교는 훈련병 통제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A 씨는 현재 육군훈련소는 훈련병들 휴식을 보장해준다며 일과가 끝난 이후에는 훈련병들은 누워서 놀고 떠들고 조교들은 관물대 정리 교육이나 보급품 불출과 같은 업무를 미뤄둔 채 그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훈련병들에게 경어를 쓰고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젠 일과시간에 누워있어도 된다는 지침으로 인해 조교가 생활관에 들어와도 누워있고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일삼는 훈련병이 태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육군훈련소가 훈련병들에게 화를 내지 말고 풀어주라고 해놓고 통제가 안 되면 조교 탓으로 돌린다면서, 조기 전역 제도 때문에 공백이 생겨도 조교 인원을 채워주지 않아 조교에게 떨어지는 업무량은 간부인지 병사인지 모를 정도로 터무니없이 많다고도 말했다.

A 씨는 힘든 것은 훈련 조교뿐 아니라 행정병들도 마찬가지라며 "조교들도 사람이니 훈련병 생각하는 것 반만이라도 조교 인권도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육군훈련소도 이날 A 씨의 제보에 관련한 입장을 냈다.

육군훈련소는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현재 육군훈련소는 전 장병들의 기본권과 인권이 보장된 교육훈련과 병영문화(생활환경) 조성을 위한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훈련병을 포함하여 훈련소 전 장병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27 육군훈련소장이 조교(분대장)들을 대상으로 개선안 검토 경과에 대한 설명과 조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노고를 격려했다”고 전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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