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된 아들 두고 참전했던 6·25 전사자 유해 가족 품으로

두 달 된 아들 두고 참전했던 6·25 전사자 유해 가족 품으로

2021.05.14. 오전 11: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두 달 된 아들 두고 참전했던 6·25 전사자 유해 가족 품으로
고(故) 강성기 일병 유품 / 사진 출처 = 국방부
AD
부인과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들을 두고 6·25 전쟁에 참전했던 국군 용사의 유해가 71년여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14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17년 강원 양구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 유해 2구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유해의 신원은 각각 고(故) 윤덕용 일병과 고(故) 강성기 일병으로 확인됐다.

두 전사자는 모두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해 백석산 전투(1951.8.18∼10.1) 중에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덕용 일병은 1924년 9월 19일 경기도 파주시 와석면에서 4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고인은 생계를 위해 서울에서 양복 재단 기능사 일을 하다가 스무 살이 되던 1994년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결혼 후 5년 만에 아들이 태어났지만,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윤덕용 일병은 아내와 생후 두 달 된 아들을 남겨두고 참전했다.

고인의 아들 윤원덕 씨(73)는 "아버지를 뵌 적은 없지만 항상 존경하고 이 땅에 생명을 주신 것에 감사하다"며 "국가 차원에서 아버지를 찾을 수 있도록 신경 써주셔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성기 일병은 1933년 12월 23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에서 4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고인은 초등학교 졸업 후 바로 어부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던 중 6·25전쟁에 참전했다.

강성기 일병의 남동생 강성남 씨(71)는 "형님이 생전에 제가 막내라고 많이 아껴주셨다. 제주도에 땅과 집을 사주고 참전하셨다가 돌아오지 못하셨다"며 "형님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현충원에 모실 수 있게 돼 참으로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유해발굴감식단 측은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가 있었던 덕분에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덕용 일병 유가족은 유해발굴감식단 탐문관의 자택 방문을 통해, 강성기 일병 유가족은 인근 보건소에 직접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다.

지금까지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2000년 4월 이후 총 164명이다. 올해는 7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이달 말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진행한 후 두 전사자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