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키로 트랙터 억대 절도한 아랍인...파주→부산까지 옮긴 방법

만능키로 트랙터 억대 절도한 아랍인...파주→부산까지 옮긴 방법

2021.05.12. 오전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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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논밭에 세워둔 트랙터 5대를 훔쳐서 해외로 팔아넘긴 아랍인 2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농기구들만 노렸는데 미리 준비한 트레일러에 숨긴 뒤 부산까지 옮기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경기도 파주의 한 농가.

새벽 1시를 넘긴 시각, 두 남성이 탄 트럭이 들어섭니다.

볼 일을 마쳤는지 왔던 쪽으로 다시 머리를 돌리는 트럭.

트랙터에도 불이 켜지더니 트럭을 뒤따라갑니다.

외국인 2명이 트랙터를 훔쳐 달아나는 모습입니다.

[피해 농민 : 아침에 일하려고 했는데 없어졌지 뭐야 깜짝 놀라서 여기저기 다 알아봐도 없어요.]

이들은 인적이 드물고 cctv도 없는 곳에 세워진 트랙터를 노렸는데, 지난해 9월부터 같은 트럭을 타고 범행을 이어왔습니다.

이들이 이른바 '만능키'로 문을 따서 파주와 일산 일대에서 두 달 동안 훔친 트랙터는 모두 5대로 3억 원 상당입니다.

[김정현 / 경기 파주경찰서 형사과 강력 4팀장 : 농민들이 작업하다가 키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웬만하게 맞는 두께의 쇠를 집어넣고 돌리면 돌아가고 시동이 걸리고요.]

훔친 트랙터를 옮길 때도 가로등 없는 논길만을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인 피의자들.

범행 전 미리 공터에 마련해 놓은 화물칸에 트랙터를 넣어두고, 바로 다음 날에 화물트럭을 불러 부산항으로 옮기고 수출대행업체에 넘겼습니다.

[피의자 : 맹세하는데 이 모델은 최소 4천만 원이야. (와 알라께서 원하시는 대로.)]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들이 훔친 트랙터 두 대를 옮기던 화물차량을 추적해 이들을 붙잡았습니다.

파주에 있는 목장에서 일하던 아랍 국적의 30대 남성 2명이었습니다.

앞서 훔친 트랙터 세 대는 이미 팔아치우고, 판매 대금은 본국의 가족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김정현 / 경기 파주경찰서 형사과 강력 4팀장 : 현지 딜러도 조사했는데, 현지에서 판매한 대가는 피의자들 현지에 있는 가족들에게 입금해줬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들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해 검찰로 넘겼습니다.

경찰은 오가는 데 드는 유류비를 아끼기 위해 논밭에 트랙터를 두는 농민들이 많다며 범죄 예방을 위해 농기구는 집에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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