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기밀 빼돌리기에 이중 수수료까지...2위 배달대행업체의 이면

"배달대행 경쟁사 지사장이 본인 계약목록 보내"
업계 지점 확보 경쟁 치열…내부정보로 영입 시도
"식당마다 다른 계약조건…경쟁사에 알려져 피해"

[앵커]
제보는 Y입니다.

국내 2위 배달대행업체 간부가 지점의 기밀 계약 정보를 경쟁업체에 빼돌렸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뿐 아니라 이 대행업체가 지점에서 수수료를 이중으로 떼고 있는 부당한 실태도 드러났습니다.

이유가 뭔지, 박기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성북구에서 한 배달대행업체 지점을 운영한 문지수 씨.

지난해 11월 인근 지역 경쟁업체 지사장의 문자를 받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자신이 밤낮으로 발품 팔아 계약했던 식당 4백여 곳의 계약 목록을 보내온 겁니다.

[문지수 / 배달대행업체 지사장 : 본사가 갑질하고 있구나 (생각했죠.) 자기네들 살 붙이려고 우리는 이용 상대구나….]

알고 보니, 배달대행업체 본사 간부 2명이 경쟁업체 지사를 영입하려고 넘겨준 거였습니다.

업계에선 매출을 늘리고 배달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지점 확보 경쟁이 치열한데, 내부 정보까지 넘겨주고 영입하려 했던 겁니다.

[경쟁업체 지사장 : (문 씨 측 업체 간부가) 적당하게 해서 여기서 가지고 가라, 할 수 있는 만큼 (영업)해라 한 거죠. 거기 보면, 전화번호, 상점, 콜수, 가맹비, 콜비까지 다 나와 있으니까…. 그래도 상도의는 지켜야 하잖아요.]

문 씨는 식당마다 다른 배달 수수료와 계약 조건은 내부 기밀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문지수 / 배달대행업체 지사장 : 정확히 그걸(수수료 수준을) 알고 들어오면 저희는 무방비 상태가 돼요. 저희도 그걸 방어하려면 가격을 내려야죠. (계약)가게 이탈도 많이 됐고요. 돈 깎아달라는 이야기도 많이 했고요.]

이뿐 아니라 배달대행 업체 본사가 수수료를 이중으로 떼가는 부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배달대행 플랫폼 사용 수수료를 가져가면서 플랫폼 내 프로그램을 쓴다는 이유로 또 수수료를 뗀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대행업체 측은 정보를 넘긴 문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고, 이중 수수료는 계약서에 담은 내용이라 문제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배달대행업체 관계자 : 상점한테도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고, 라이더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는 거죠, 라이더분들 한테도…. 상점한테는 월 회비 1%의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는 거예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약 형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통일된 브랜드 로고와 영업 정책을 내려보내 대행업체가 사실상 가맹사업본부 역할을 하면서 지점과는 가맹점 계약이 아닌, 개인 간 계약만 맺고 있다는 겁니다.

가맹점으로 계약하면 공정거래위원회 규제를 받아야 하니 이를 피해 이중 수수료를 떼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진욱 / 변호사 : 전체가 통일된 정책을 펴고 있고, 가맹금을 수취하고 있고요. 그렇다면 이게 가맹사업체로 포괄 안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거죠. 가맹금 수취도 시스템 이용료로 변칙적으로 받고 있고,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되는 거죠.]

배달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장하면서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각종 불공정 행위가 드러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입니다.

지점장 문 씨는 본사 간부 2명을 영업비밀 유출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또 이중 수수료 계약은 불공정 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YTN 박기완[parkkw0616@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