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넥스, 약품 불법 제조 지시...식약처, 판매 중단

바이넥스, 약품 불법 제조 지시...식약처, 판매 중단

2021.03.09. 오후 1: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YTN은 제약회사 바이넥스의 원료 용량 조작 관련 보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어제(8일) 첫 보도 직후 식약처는 현장 조사를 시작했고, 바이넥스 6개 제품에 대해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명령했습니다.

식약처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본부 조사관까지 추가 투입하며, 사건 경위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취재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우준 기자!

어제 YTN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부터 다시 짚어보죠.

그러니까 제약사 바이넥스가 의약품을 만들면서, 원료 용량을 속이고 제조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이넥스가 생산해 시중에 판매하는 의약품은 70여 개입니다.

이 가운데 일부 의약품을 불법으로 제조했다고 지적한 겁니다.

크게 3가지 약품에 대해서 지적했는데요.

바이넥스에서 만든 고혈압 치료제와 우울증 약, 관절염 치료제 및 해열제입니다.

의약품을 만들 때는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용량과 제조 방법대로 제조해야 합니다.

바이넥스는 위 3가지 제품에 대해 식약처의 허가 제조대로 만들지 않았고,

제조 공정 과정에서 원료 용량과 제조 방법을 제멋대로 사용한 점이 드러난 겁니다.

그 근거로 취재진은 바이넥스 직원들에게 배포됐던 내부 문건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제조 방법이 담긴 내부 문건은 '허가 제조방법' 옆에 '별지 제조방법'이 적혀 있었는데요.

직원들은 이 문서를 이른바 '별지'라고 불렀습니다.

'별지'에는 식약처 허가 사항과 다른 제조 방법 등이 제시돼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제의 주성분인 '글리메피리드'는 첫 번째 혼합단계에서 1,000g이 들어가야 하는데, 100g만 넣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나머지 900g을 뺀 게 아니라, 추후 단계에서 추가 투입을 했다고, 항변했는데요.

식약처 문의 결과 민감한 의약품 특성상 제조 방법 순서도 명확히 지켜야 한다며,

제조 순서와 혼합 방법이 달라져도 문제며, 불법 의약품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확보한 별지에 따르면, 당뇨병 치료제 말고도 우울증 치료제 등에서 허가받지 않은 원료가 투입되거나,

주성분을 임의로 증량해 넣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바이넥스 측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잘못을 인정했나요?

[기자]
취재를 위해 바이넥스 측에 처음 접촉했을 때는 일부 현장 공정 과정에서 실수는 있을 수도 있지만, 불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실수도 식약처에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범위라고 항변했는데요.

하지만 취재진이 '별지'를 제시하며, 질문하자 돌연 태도를 바꿨습니다.

업체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바이넥스' 관계자 : 식약처에 자진신고 하겠습니다. 해당 품목에 대해서 식약처 처분은 당연할 것 같습니다만 아마 해당 품목은 제조 정지나 허가취소가 될 것 같고요.]

허가되지 않는 원료가 들어간 게 맞고, 제조 공정을 임의대로 바꾼 사실 대부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사 제품 전수 조사를 통해 식약처에 자신 신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같이 답한 시점이 지난 4일이었고, 주말 동안 자사 의약품을 조사한 뒤,

상습적으로 불법 제조해왔거나 일부 기간이라도 별지로 제조한 제품이 10여 개가 발견됐다며,

문제가 된 제품은 식약처에 자신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보도 직후 식약처가 조사관을 현장에 투입했는데, 바이넥스 일부 의약품에 대해 제조 및 판매 중지 조처를 내렸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보도 직후 식약처는 부산에 위치한 바이넥스 본사와 공장에 조사관을 투입했습니다.

실무자들에 대해서 현장 조사를 벌인 건데요.

바이넥스 측의 자신 신고 내용과 현장 조사 등을 벌인 결과,

식약처는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뒤 즉시 임시 판매 중단 조치를 명령했습니다.

식약처가 판매 중지 명령을 내린 제품은 당뇨병 치료제인 아모린 정과 우울증 약인 셀렉틴 정과 셀렉틴 캡슐10mg,

관절염 약인 닥스펜정과 염증 치료제인 로프신정, 고혈압 약인 카딜정 등 바이넥스 의약품 6개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원료 조작뿐만 아니라 해당 제조 공장 전반에 대한 불법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데요.

특히, 3년마다 이뤄지는 식약처 정기감사를 피하기 위해 업체 측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다고 보고,

부산지방식약청 외에 본부 조사관도 추가 투입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식약처 감사를 피하기 위한 내부 관계자의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10여 년간 부산 제조공장에서 일했던 직원은 감사를 피하기 위한 조직적인 은폐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 정기 감사는 3년마다 이뤄지는데, 감사 일정이 미리 나오면,

전 직원이 총동원돼 불법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겁니다.

[박 모 씨 / '바이넥스' 출신 직원 : 일단 감사 날짜가 정해지면, 하도 오래된 관행이니까 관리자부터 알아요. 별지부터 일단 정리하고.]

기본적인 제조 공정부터 달라지다 보니까,

출·퇴근 기록과 제조 기계 관리 장부 등 허위로 꾸며야 하는 서류가 한둘이 아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특히 중요 문서는 따로 은밀한 곳에 따로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간부 사물함이나 차량 트렁크가 보관 장소로 사용됐는데요.

문제가 될 것 같은 서류는 파기하고, 그렇지 않은 서류는 따로 모아놨다가,

감사가 끝나면 다시 꺼내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바이넥스 측도 은폐 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며, 당시 실무자가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식약처는 어제(8일)에 이어 오늘도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판매 중단 조처를 내린 바이넥스 6개 약품 가운데 상당수 제품이 다른 제약사에서 위탁받은 복제약, 이른바 제네릭 제품으로 확인했다며,

복제약 특성상 이름과 포장만 달리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만큼 추가 행정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우준[kimwj0222@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