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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3월 3일 (수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신정현 경기도의회 의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매주 수요일 우리 동네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역의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 가지고 있는데요. 최근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피해자 망언으로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더욱 더 제대로 알고, 지켜야 할 때인데요. 교과서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청소년은 물론 시민들까지 독립운동사 교육에 참여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경기도의회 신정현 의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신정현 의원(이하 신정현): 안녕하세요.
◇ 최형진: 요즘 학교에서는 그래도 저희가 학교 다닐 때보다는 독립운동사나 근현대사의 비중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습니까?
◆ 신정현: 사실은 그렇게도 보여지지만, 근현대사도 독립운동사만큼 정치적으로 부침이 많습니다. 멀지도 않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국정교과서 전환 시도가 있었지요. 시수를 줄여야 한다, 그 이유는 150년 남짓한 짧은 시간을 역사 교과의 50%를 채울 수 없다고 해서, 150년만큼만 역사 교육을 시키자는 말도 안 되는 주장도 당시에 있었고요. 근현대사, 혹은 독립운동사를 축소하거나 왜곡할 수 있는 시도들이 최근까지 있었다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현재까지는 독립운동사, 근현대사의 비중이 오히려 확대되는 부분들, 비중 있게 다루려는 노력들이 있고요. 더 재미있는 부분은 범교과 수업 제도가 확산되면서 역사 교과뿐만 아니라 국어나 윤리, 그 외 다양한 교과에서도 역사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 최형진: 과거에 비해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의 폭도 상당히 넓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조망 받지 못 했던 독립운동가의 가족이나 여성 독립운동가 등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고요. 그런데 반대로 왜곡된 인식도 늘어난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신정현: 독립운동가의 삶이나 가족 분들의 삶을 알아가는 과정을 노력으로써 보여주는 건 중요한데요. 역사를 왜곡하거나 왜곡된 역사를 조롱의 대상으로 끌어내리는 시도 또한 정말 많습니다. 특히 요즘 유튜브, 혹은 특정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가에 대한 원색적인 조롱과 왜곡된 내용들을 계속해서 생산해내고 있거든요. 최근엔 이런 얘기들이 있었죠. 독립운동이 이슬람 국가의 테러와 무엇이 다르냐, 성노예 할머니들은 자발적 매춘부다, 램지어 교수가 말하기 한참 전부터 유튜브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비극적이고 슬픈 얘기들을 직접 만들어서 주목을 끄는 노력들은 해왔다는 거죠. 최근에는 친일 미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반일종족주의’라는 책도 있었지 않습니까. 이런 역사를 왜곡한 컨텐츠들이 한국에서만 20만 부가 팔렸고요. 일본에서 10만 부가 팔렸습니다. 저는 어쨌든 3.1운동과 독립운동, 그 외 우리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안경이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역사가 갈기갈기 찢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많이 했고, 그 과정에서 의정활동에 노력한 바가 있죠.
◇ 최형진: 조금 전 독립운동을 테러로 폄하하고, 유관순 열사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을 하는 걸 보면서 안타까웠는데요.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 신정현: 저는 역사를 특히 정치적 이념의 색채로 자꾸 들여다보려는 노력들이 문제라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 국정 교과서로 바꾸고 근현대사를 줄이려는 노력들을 하면서, 박정희 시기의 한국적 민주주의를 언급했고, 국정 교과서로 전환시키는 목적을 올바른 국가의식, 분단시대에 필요한 기준이 있는 역사 교육이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 박정희 시대를 소환했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이념적 색채를 너무 입혀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특정 이념에 몰입되어 있던 분들이 SNS를 통해서 그런 내용을 생산해내고 있어요. 사실상 SNS에서 생산되는 왜곡된 정보를 제재하거나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행법 상 없어요. 그래서 역사 왜곡과 인권 침해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청소년통일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학생들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느낍니까?
◆ 신정현: 학생들을 많이 만나는데요. 학생들에게는 사실 제가 놀란 것이 색채, 선입견, 편견을 최대한 갖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오히려 청소년 세대였어요. 그래서 하나의 이야기를 두고 두 가지의 시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을 시키면 아주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결론을 내려줍니다. 오히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근거들을 놓고 토론하면, 응당 좋은 결론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충분히 있는데요. 성인보다 나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역사 교육, 독립운동사, 근현대사 교육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친구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SNS, 유튜브,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왜곡된 정보가 진짜 역사인 양 오해를 하는 것이죠.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 방식, 절차, 컨텐츠를 가지고 역사 교육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 최형진: 조금 전 왜곡된 사안들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나 정보를 접하는 분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 보이거든요.
◆ 신정현: 장치라는 것이요. 어떤 하나의 기준을 만들자고 하면, 국정교과서를 만들자고 했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일 수 있지요. 그런 점에서 적확한 정보, 역사 사료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가령,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 특히 독립운동의 흔적들 등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료들이 풍부하거든요. 그런데 항상 입시 중심으로 교과서를 들여다보니까, 문자적 해석만 익숙하지 우리 삶 속에서 제대로 된 역사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독립운동사 교육 활성화 조례를 만들게 되었고요. 이 조례 안에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우리 지역의 제대로 된 역사를 학습하고 주도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도 만들고, 컨텐츠도 만들어서 함께 공유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학생들뿐 아니라 학교 교사와 지역의 다양한 전문 기관들이 네트워크화 할 수 있는 지원 조항을 넣었기 때문에, 이런 과정 자체가 제대로 된 정보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최형진: 지금 말씀으로 듣기는 조금 이해가 안 돼서요.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가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겁니까?
◆ 신정현: 제가 살고 있는 일산, 고양, 화정 같은 곳은 지역 안에 이미 역사적 사료들이 가득합니다. 일산역은 전철역으로만 기억되지만, 3.1 운동 당시에 독립운동 당시에 아주 중요한 독립운동가들의 전초기지였습니다. 또 마을의 수없이 많은 시민이 한 데 모여 3.1 운동을 시작했던 지역이기도 하죠. 그때 사료들을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맨날 타고 다녔던 일산역에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피흘려 싸웠고,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들은 나도 한번 알아보고 싶다, 하고 경험하게 되겠죠. 다시 말하면, 선생님들이 짜주고 현장에 가서 김밥 한 줄 먹고 오던 방식에서 내가 발로 걷고 눈으로 보던 일상의 삶 속에 독립운동사, 근현대사 등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사료들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을 돕는 것입니다,
◇ 최형진: 조례안 이름이 독립운동사 교육 활성화 조례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어야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신정현: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을 탈피하는 것이고요. 지금도 입시에 역사 과목이 선택이냐 필수냐 가지고 많은 논쟁을 하지만, 선택이어도 필수여도 항상 문제는 존재해요. 우리 역사를 선택하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필수로 놓고 역사를 들여다보게 되면 텍스트를 중심으로 그저 공부할 뿐이죠. 하지만 독립운동사나 근현대사는 가슴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마음이 뛰어야 하는 것이에요. 그런 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당연히 왜곡된 정보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는 학교 현장에서 학교사 공부도 교육청 차원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학교에서 쉽게 이뤄지는 다양한 것들, 예컨대 종소리는 도대체 언제 시작한 걸까, 수업의 시작과 끝에 경례는 왜 하는 걸까, 학교의 교실청소와 교훈은 어디서 시작된 거지 등등이요. 사실 이 모든 것들이 일제의 잔재입니다. 일제 교육의 잔재로 시작됐고, 그때는 신민, 황민을 키운다는 이름 하에 복종하는 시민들을 키웠단 말이죠. 소풍, 수학여행이라고 하는 것도 학교사 안에서는 일제의 잔재입니다. 예전에는 소풍가자고 하면 공포를 쏘고 병사 배치 연습, 지도 그리는 연습, 무장 연습을 했거든요. 지금과는 많은 다르죠. 학교 안에서 익숙한 것, 학교사를 통해서 독립운동사와 근현대사, 그리고 왜곡된 정보들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함께 할 수 있겠죠.
◇ 최형진: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건, 근현대사 등의 교과서 비중이 높아졌다고 해도 사실 특별활동이 아닌 이상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교 수업에서 자세한 활동들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겠습니까?
◆ 신정현: 최근에 우리 교육 제도가 변한 것이, 학기제에서 학점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대학 교육을 연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불어불문을 전공했는데요. 하지만 불문학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국제관계도 공부할 수 있고, 심지어 이공계도 공부할 수 있잖아요.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수과목인 국영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교양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요. 그 중에 역사, 근현대사, 독립운동사라는 과목에 방점을 찍고 교육하고 공부하는 여건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교육 과정이 지루하게 만들지 않고, 충분히 신나게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교사, 지역 주민, 교직원, 그리고 재학생과 졸업생이 연결된 역사학습 공동체를 구성해서요. 우리 지역, 우리 학교, 향토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한 청취자님께서 의견을 보내주셨는데요. 아까 전에 유튜브를 통해 왜곡된 정보가 많이 전달되고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런 몰상식한 유튜버들 처벌할 수 없나요, 화가 나네요, 라고 분노를 표출하셨습니다.
◆ 신정현: 최근에 최재성 의원실에서 관련된 법제화 토론회를 한번 열었었죠. 역사 왜곡이 곧 인권 침해고, 우리 민족, 국가에 대한 모욕이라고 해서 관련 내용을 제재, 징계할 수 있는 법령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아직 결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 최형진: 최근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이런 교과과정이 좀더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 신정현: 반드시 있죠. 역사에 대한 흥미를 충분히 만들어내고 그걸 학교에서 텍스트적 교과방식이 아니라, 학생들과 지역주민, 전문가가 함께 어우러지는 교과방식을 통해서 선택할 수 있게 만들면 된다고 보거든요. 고교학점제라는 제도를 통해서 얼마든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요. 또 학교 교과 이외 시간에 동아리 제도가 있습니다. 학교의 역사 동아리 등을 통해서 관련 활동을 학교에서 연장하고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다면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들도 이런 독립운동사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까?
◆ 신정현: 지금 현재로써는 그렇지 않습니다. 작년 초에 이 조례를 대표발의했고요. 교육청에서 3개년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인데요. 학교 밖 청소년, 가정 밖 청소년들에겐 아쉽지만 해당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님께서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저도 같은 지적을 교육청에 해놓은 상태고요. 공교육 밖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독립운동사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학교 밖 청소년, 가정 밖 청소년, 뿐만 아니라 대안학교, 비인가 대안학교도 있어요. 학교 밖에 참 많은 청소년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런 청소년들을 위한 협력 프로그램, 지원 예산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고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청소년들을 교육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 최형진: 변하는 학교 현장에 따라 교육도 많은 부분에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후에 계획 중인 내용이 있으실까요?
◆ 신정현: 말씀 드리기 전에, 조례의 취지에 대한 언급을 조금 하겠습니다. 독립운동사 교육 활성화 조례라고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민족주의가 아닌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독립운동사라고 하는 건 엄밀히 말하면, 인간성을 회복하는 교육입니다. 그리고 평화 교육이기도 하고요. 전세계가 아직도 회복하고 따라가지 못했던 평화적 투쟁이었고,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항쟁이 독립운동사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문화 혹은 외국인들, 그 누구도 독립운동사를 통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우리의 독립운동사고요. 청소년들이 독립운동사를 배움으로써 가장 의미 있는 것은 훌륭한 민주시민, 평화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후의 제 과정은 청소년 이야기로 시작했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학생자치기본조례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학교 내 구성원의 n분의1로써도 되지 못했던 학생들이 학교 안의 모든 결정과정에 참여도 하고, 주요한 이슈와 정책을 스스로 예산을 세워 편성, 집행하고, 또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써의 학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조례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독립운동사 열심히 공부하면서 이런 학생 자치 참여도 잘 한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도 한껏 성숙해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신정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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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1년 3월 3일 (수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신정현 경기도의회 의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매주 수요일 우리 동네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역의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 가지고 있는데요. 최근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피해자 망언으로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더욱 더 제대로 알고, 지켜야 할 때인데요. 교과서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청소년은 물론 시민들까지 독립운동사 교육에 참여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경기도의회 신정현 의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신정현 의원(이하 신정현): 안녕하세요.
◇ 최형진: 요즘 학교에서는 그래도 저희가 학교 다닐 때보다는 독립운동사나 근현대사의 비중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습니까?
◆ 신정현: 사실은 그렇게도 보여지지만, 근현대사도 독립운동사만큼 정치적으로 부침이 많습니다. 멀지도 않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국정교과서 전환 시도가 있었지요. 시수를 줄여야 한다, 그 이유는 150년 남짓한 짧은 시간을 역사 교과의 50%를 채울 수 없다고 해서, 150년만큼만 역사 교육을 시키자는 말도 안 되는 주장도 당시에 있었고요. 근현대사, 혹은 독립운동사를 축소하거나 왜곡할 수 있는 시도들이 최근까지 있었다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현재까지는 독립운동사, 근현대사의 비중이 오히려 확대되는 부분들, 비중 있게 다루려는 노력들이 있고요. 더 재미있는 부분은 범교과 수업 제도가 확산되면서 역사 교과뿐만 아니라 국어나 윤리, 그 외 다양한 교과에서도 역사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 최형진: 과거에 비해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의 폭도 상당히 넓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조망 받지 못 했던 독립운동가의 가족이나 여성 독립운동가 등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고요. 그런데 반대로 왜곡된 인식도 늘어난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신정현: 독립운동가의 삶이나 가족 분들의 삶을 알아가는 과정을 노력으로써 보여주는 건 중요한데요. 역사를 왜곡하거나 왜곡된 역사를 조롱의 대상으로 끌어내리는 시도 또한 정말 많습니다. 특히 요즘 유튜브, 혹은 특정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가에 대한 원색적인 조롱과 왜곡된 내용들을 계속해서 생산해내고 있거든요. 최근엔 이런 얘기들이 있었죠. 독립운동이 이슬람 국가의 테러와 무엇이 다르냐, 성노예 할머니들은 자발적 매춘부다, 램지어 교수가 말하기 한참 전부터 유튜브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비극적이고 슬픈 얘기들을 직접 만들어서 주목을 끄는 노력들은 해왔다는 거죠. 최근에는 친일 미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반일종족주의’라는 책도 있었지 않습니까. 이런 역사를 왜곡한 컨텐츠들이 한국에서만 20만 부가 팔렸고요. 일본에서 10만 부가 팔렸습니다. 저는 어쨌든 3.1운동과 독립운동, 그 외 우리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안경이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역사가 갈기갈기 찢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많이 했고, 그 과정에서 의정활동에 노력한 바가 있죠.
◇ 최형진: 조금 전 독립운동을 테러로 폄하하고, 유관순 열사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을 하는 걸 보면서 안타까웠는데요.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 신정현: 저는 역사를 특히 정치적 이념의 색채로 자꾸 들여다보려는 노력들이 문제라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 국정 교과서로 바꾸고 근현대사를 줄이려는 노력들을 하면서, 박정희 시기의 한국적 민주주의를 언급했고, 국정 교과서로 전환시키는 목적을 올바른 국가의식, 분단시대에 필요한 기준이 있는 역사 교육이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 박정희 시대를 소환했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이념적 색채를 너무 입혀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특정 이념에 몰입되어 있던 분들이 SNS를 통해서 그런 내용을 생산해내고 있어요. 사실상 SNS에서 생산되는 왜곡된 정보를 제재하거나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행법 상 없어요. 그래서 역사 왜곡과 인권 침해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청소년통일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학생들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느낍니까?
◆ 신정현: 학생들을 많이 만나는데요. 학생들에게는 사실 제가 놀란 것이 색채, 선입견, 편견을 최대한 갖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오히려 청소년 세대였어요. 그래서 하나의 이야기를 두고 두 가지의 시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을 시키면 아주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결론을 내려줍니다. 오히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근거들을 놓고 토론하면, 응당 좋은 결론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충분히 있는데요. 성인보다 나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역사 교육, 독립운동사, 근현대사 교육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친구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SNS, 유튜브,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왜곡된 정보가 진짜 역사인 양 오해를 하는 것이죠.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 방식, 절차, 컨텐츠를 가지고 역사 교육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 최형진: 조금 전 왜곡된 사안들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나 정보를 접하는 분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 보이거든요.
◆ 신정현: 장치라는 것이요. 어떤 하나의 기준을 만들자고 하면, 국정교과서를 만들자고 했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일 수 있지요. 그런 점에서 적확한 정보, 역사 사료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가령,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 특히 독립운동의 흔적들 등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료들이 풍부하거든요. 그런데 항상 입시 중심으로 교과서를 들여다보니까, 문자적 해석만 익숙하지 우리 삶 속에서 제대로 된 역사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독립운동사 교육 활성화 조례를 만들게 되었고요. 이 조례 안에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우리 지역의 제대로 된 역사를 학습하고 주도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도 만들고, 컨텐츠도 만들어서 함께 공유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학생들뿐 아니라 학교 교사와 지역의 다양한 전문 기관들이 네트워크화 할 수 있는 지원 조항을 넣었기 때문에, 이런 과정 자체가 제대로 된 정보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최형진: 지금 말씀으로 듣기는 조금 이해가 안 돼서요.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가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겁니까?
◆ 신정현: 제가 살고 있는 일산, 고양, 화정 같은 곳은 지역 안에 이미 역사적 사료들이 가득합니다. 일산역은 전철역으로만 기억되지만, 3.1 운동 당시에 독립운동 당시에 아주 중요한 독립운동가들의 전초기지였습니다. 또 마을의 수없이 많은 시민이 한 데 모여 3.1 운동을 시작했던 지역이기도 하죠. 그때 사료들을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맨날 타고 다녔던 일산역에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피흘려 싸웠고,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들은 나도 한번 알아보고 싶다, 하고 경험하게 되겠죠. 다시 말하면, 선생님들이 짜주고 현장에 가서 김밥 한 줄 먹고 오던 방식에서 내가 발로 걷고 눈으로 보던 일상의 삶 속에 독립운동사, 근현대사 등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사료들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을 돕는 것입니다,
◇ 최형진: 조례안 이름이 독립운동사 교육 활성화 조례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어야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신정현: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을 탈피하는 것이고요. 지금도 입시에 역사 과목이 선택이냐 필수냐 가지고 많은 논쟁을 하지만, 선택이어도 필수여도 항상 문제는 존재해요. 우리 역사를 선택하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필수로 놓고 역사를 들여다보게 되면 텍스트를 중심으로 그저 공부할 뿐이죠. 하지만 독립운동사나 근현대사는 가슴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마음이 뛰어야 하는 것이에요. 그런 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당연히 왜곡된 정보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는 학교 현장에서 학교사 공부도 교육청 차원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학교에서 쉽게 이뤄지는 다양한 것들, 예컨대 종소리는 도대체 언제 시작한 걸까, 수업의 시작과 끝에 경례는 왜 하는 걸까, 학교의 교실청소와 교훈은 어디서 시작된 거지 등등이요. 사실 이 모든 것들이 일제의 잔재입니다. 일제 교육의 잔재로 시작됐고, 그때는 신민, 황민을 키운다는 이름 하에 복종하는 시민들을 키웠단 말이죠. 소풍, 수학여행이라고 하는 것도 학교사 안에서는 일제의 잔재입니다. 예전에는 소풍가자고 하면 공포를 쏘고 병사 배치 연습, 지도 그리는 연습, 무장 연습을 했거든요. 지금과는 많은 다르죠. 학교 안에서 익숙한 것, 학교사를 통해서 독립운동사와 근현대사, 그리고 왜곡된 정보들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함께 할 수 있겠죠.
◇ 최형진: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건, 근현대사 등의 교과서 비중이 높아졌다고 해도 사실 특별활동이 아닌 이상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교 수업에서 자세한 활동들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겠습니까?
◆ 신정현: 최근에 우리 교육 제도가 변한 것이, 학기제에서 학점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대학 교육을 연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불어불문을 전공했는데요. 하지만 불문학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국제관계도 공부할 수 있고, 심지어 이공계도 공부할 수 있잖아요.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수과목인 국영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교양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요. 그 중에 역사, 근현대사, 독립운동사라는 과목에 방점을 찍고 교육하고 공부하는 여건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교육 과정이 지루하게 만들지 않고, 충분히 신나게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교사, 지역 주민, 교직원, 그리고 재학생과 졸업생이 연결된 역사학습 공동체를 구성해서요. 우리 지역, 우리 학교, 향토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한 청취자님께서 의견을 보내주셨는데요. 아까 전에 유튜브를 통해 왜곡된 정보가 많이 전달되고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런 몰상식한 유튜버들 처벌할 수 없나요, 화가 나네요, 라고 분노를 표출하셨습니다.
◆ 신정현: 최근에 최재성 의원실에서 관련된 법제화 토론회를 한번 열었었죠. 역사 왜곡이 곧 인권 침해고, 우리 민족, 국가에 대한 모욕이라고 해서 관련 내용을 제재, 징계할 수 있는 법령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아직 결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 최형진: 최근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이런 교과과정이 좀더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 신정현: 반드시 있죠. 역사에 대한 흥미를 충분히 만들어내고 그걸 학교에서 텍스트적 교과방식이 아니라, 학생들과 지역주민, 전문가가 함께 어우러지는 교과방식을 통해서 선택할 수 있게 만들면 된다고 보거든요. 고교학점제라는 제도를 통해서 얼마든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요. 또 학교 교과 이외 시간에 동아리 제도가 있습니다. 학교의 역사 동아리 등을 통해서 관련 활동을 학교에서 연장하고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다면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들도 이런 독립운동사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까?
◆ 신정현: 지금 현재로써는 그렇지 않습니다. 작년 초에 이 조례를 대표발의했고요. 교육청에서 3개년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인데요. 학교 밖 청소년, 가정 밖 청소년들에겐 아쉽지만 해당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님께서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저도 같은 지적을 교육청에 해놓은 상태고요. 공교육 밖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독립운동사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학교 밖 청소년, 가정 밖 청소년, 뿐만 아니라 대안학교, 비인가 대안학교도 있어요. 학교 밖에 참 많은 청소년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런 청소년들을 위한 협력 프로그램, 지원 예산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고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청소년들을 교육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 최형진: 변하는 학교 현장에 따라 교육도 많은 부분에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후에 계획 중인 내용이 있으실까요?
◆ 신정현: 말씀 드리기 전에, 조례의 취지에 대한 언급을 조금 하겠습니다. 독립운동사 교육 활성화 조례라고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민족주의가 아닌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독립운동사라고 하는 건 엄밀히 말하면, 인간성을 회복하는 교육입니다. 그리고 평화 교육이기도 하고요. 전세계가 아직도 회복하고 따라가지 못했던 평화적 투쟁이었고,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항쟁이 독립운동사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문화 혹은 외국인들, 그 누구도 독립운동사를 통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우리의 독립운동사고요. 청소년들이 독립운동사를 배움으로써 가장 의미 있는 것은 훌륭한 민주시민, 평화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후의 제 과정은 청소년 이야기로 시작했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학생자치기본조례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학교 내 구성원의 n분의1로써도 되지 못했던 학생들이 학교 안의 모든 결정과정에 참여도 하고, 주요한 이슈와 정책을 스스로 예산을 세워 편성, 집행하고, 또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써의 학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조례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독립운동사 열심히 공부하면서 이런 학생 자치 참여도 잘 한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도 한껏 성숙해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신정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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