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내려 팔 뻗은 승객…끼인 채 버스 출발
버스 뒷문 실험…주먹 크기 끼면 문 다시 열려
옷자락은 인식 안 돼…두께 4cm 이상만 감지
"얇거나 작은 물체 끼면 언제든 사고 가능성"
버스 뒷문 실험…주먹 크기 끼면 문 다시 열려
옷자락은 인식 안 돼…두께 4cm 이상만 감지
"얇거나 작은 물체 끼면 언제든 사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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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버스에서 내리다 옷자락이 끼인 20대 여성이 숨진 사고가 있었죠.
취재진 실험 결과, 4cm가 안 되는 얇은 물체가 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지 않았는데요.
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운행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일 파주시의 한 도로.
정류장에서 내린 승객이 뒤를 돌아 팔을 뻗습니다.
닫히는 뒷문에 옷자락이 끼었지만, 버스는 그대로 출발했고 이 승객은 숨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 운전자로서 승객이 안전하게 내렸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는 거죠. 본인 입장에선 승객이 완전히 하차한 걸 보고 출발했다고….]
당시 옷이 끼었는데도 왜 다시 문이 열리지 않았을까.
시내버스 뒷문에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주먹을 끼우니 경고음이 울리면서 열리지만, 손가락이나 옷의 경우 그대로 닫혀버립니다.
두께가 4cm 이상인 물체가 껴야만 자동으로 열리는 데다가 문을 세게 밀어내는 힘도 필요합니다.
[이은영 / 도원교통 버스 정비과 : 가방이나 옷소매처럼 지긋이 눌리는 압력에선 작동이 안 됩니다. 문이 닫히고 필수로 확인하고 운행하는 게 맞기 때문에….]
버스 후문 계단엔 적외선 감지기도 있는데요.
계단에 서 있을 땐 문이 닫히지 않지만, 차에서 내리면 바로 문이 닫힙니다.
얇거나 작은 물체가 끼면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망 사고 이후 안전 운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차가 완전히 멈춘 뒤 문을 열고, 승객이 내린 뒤 거듭 확인하는 것, 급출발·급정차 금지 등 당연한 기본 수칙에 대한 교육이 강조돼야 한다는 겁니다.
[김호연 / 서울 신도림동 : 아무래도 기사들도 빨리 가셔야 하니까 문만 빨리 여닫는 경우는 많이 봤어요. 카드를 못 찍고 급하게 내릴 때도 많아요.]
하지만 버스 기사들은 긴 운행 시간에다 배차 간격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꼼꼼하게 수칙을 지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버스 기사 : 앞차 간격이 벌어지면 아무래도 운행할 때 서두를 수밖에 없죠. 격일제나 복 격일제 근무하는 곳에선 저희보다 피로도가 더 높겠죠.]
실제로 사고가 일어난 경기 지역에서 격일제 근무를 하는 버스 기사는 90% 이상.
이틀에 한 번 14시간 이상 연속해 일합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 워낙 열악하고 경영이 악화된 회사가 많아요. 그래서 배차 간격을 억지로 심하게 한다든지 해서 이런 건 제도적으로 방지해야 하거든요.]
전문가들은 근무시간을 줄이고 운행 수칙 준수를 최우선으로 강조해 지키지 않을 경우 징계하는 등 버스 운행 여건과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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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리다 옷자락이 끼인 20대 여성이 숨진 사고가 있었죠.
취재진 실험 결과, 4cm가 안 되는 얇은 물체가 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지 않았는데요.
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운행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일 파주시의 한 도로.
정류장에서 내린 승객이 뒤를 돌아 팔을 뻗습니다.
닫히는 뒷문에 옷자락이 끼었지만, 버스는 그대로 출발했고 이 승객은 숨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 운전자로서 승객이 안전하게 내렸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는 거죠. 본인 입장에선 승객이 완전히 하차한 걸 보고 출발했다고….]
당시 옷이 끼었는데도 왜 다시 문이 열리지 않았을까.
시내버스 뒷문에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주먹을 끼우니 경고음이 울리면서 열리지만, 손가락이나 옷의 경우 그대로 닫혀버립니다.
두께가 4cm 이상인 물체가 껴야만 자동으로 열리는 데다가 문을 세게 밀어내는 힘도 필요합니다.
[이은영 / 도원교통 버스 정비과 : 가방이나 옷소매처럼 지긋이 눌리는 압력에선 작동이 안 됩니다. 문이 닫히고 필수로 확인하고 운행하는 게 맞기 때문에….]
버스 후문 계단엔 적외선 감지기도 있는데요.
계단에 서 있을 땐 문이 닫히지 않지만, 차에서 내리면 바로 문이 닫힙니다.
얇거나 작은 물체가 끼면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망 사고 이후 안전 운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차가 완전히 멈춘 뒤 문을 열고, 승객이 내린 뒤 거듭 확인하는 것, 급출발·급정차 금지 등 당연한 기본 수칙에 대한 교육이 강조돼야 한다는 겁니다.
[김호연 / 서울 신도림동 : 아무래도 기사들도 빨리 가셔야 하니까 문만 빨리 여닫는 경우는 많이 봤어요. 카드를 못 찍고 급하게 내릴 때도 많아요.]
하지만 버스 기사들은 긴 운행 시간에다 배차 간격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꼼꼼하게 수칙을 지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버스 기사 : 앞차 간격이 벌어지면 아무래도 운행할 때 서두를 수밖에 없죠. 격일제나 복 격일제 근무하는 곳에선 저희보다 피로도가 더 높겠죠.]
실제로 사고가 일어난 경기 지역에서 격일제 근무를 하는 버스 기사는 90% 이상.
이틀에 한 번 14시간 이상 연속해 일합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 워낙 열악하고 경영이 악화된 회사가 많아요. 그래서 배차 간격을 억지로 심하게 한다든지 해서 이런 건 제도적으로 방지해야 하거든요.]
전문가들은 근무시간을 줄이고 운행 수칙 준수를 최우선으로 강조해 지키지 않을 경우 징계하는 등 버스 운행 여건과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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