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장서는 소비자·뒤따르는 제도...'환경 보호' 발맞추기 절실

앞장서는 소비자·뒤따르는 제도...'환경 보호' 발맞추기 절실

2021.01.17. 오전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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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칫솔·스테인리스 빨대…재활용 쉬워
포장지 없는 가게…용기 직접 준비해 담아가
쓰레기 안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 활발
움직이는 기업…빈 생수통 수거해 자체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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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의 쓰레기 관련 기획 시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한쪽에선 환경을 지키려는 소비자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기업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성수동에 있는 한 상점.

생활필수품을 파는 건 여느 상점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친환경 소재로 만든 제품과 유기농 농산물만 판다는 겁니다.

대나무로 만든 칫솔, 스테인리스 빨대도 있습니다.

또 포장지가 없어 손님은 저마다 용기를 준비해 와야 합니다.

[김진영 / 서울 신사동 : 집에서 쓰는 반찬 통에 넣어 가려고 가지고 왔어요.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줄여 보려고 실천해 보려고 왔어요.]

물건을 담아주는 종이가방도 있기는 한데, 모두 다른 손님들이 기부한 겁니다.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소비를 줄여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이른바 '제로 웨이스트' 가게입니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 관련 매장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송경호 / '더 피커' 대표 : 실제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쓰임새가 다할 때까지 오래 사용하고, 불필요한 제품들은 소비하지 않는 것들이 중요한 '제로 웨이스트'의 개념이거든요.]

변화한 소비자들은 기업들도 움직였습니다.

한 생수 업체는 친환경을 내세워 고객이 모아 둔 빈 생수통을 매달 무료 수거합니다.

서비스 다섯 달 만에 회수율이 30%대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이혜정 / 경기도 성남시 야탑동 : 회수해 가신 다음에 회사에서 생분해성 농업용 필름을 만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제 행동이 작지만, 의미가 있는 행동인 것 같아서 보람됩니다.]

다른 음료 업체는 분리수거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아예 페트병 라벨을 없앴고,

한 대형마트는 빈 용기를 가져오면 40% 가격에 세제를 다시 채워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 윤 / 세제회사 부장 : 기존의 용기를 버리지 말고 다시 매장으로 가져와서 다시 충전하는 시스템입니다.]

제도적 과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03년 도입된 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입니다.

재활용 의무를 지키지 않은 생산자에게 부과금을 물리는 건데, '눈 가리고 아웅'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돈만 내면 그만이란 인식을 심어준다는 겁니다.

[홍수열 / 자원순환경제사회연구소 소장 : 실제 재활용이 안 되더라도 돈만 내는 것으로 자기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는 거거든요. 돈으로 재활용 의무를 때우고 갈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제도라서….]

정부는 이른바 '탈플라스틱'을 내걸고, 오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20년 기준 20% 줄인다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코로나19로 사용량이 늘어난 배달 용기는 단계적으로 두께 등에 제한을 걸 계획입니다.

시민과 기업, 정부가 한몸이 돼 대응할 때 '쓰레기 대란' 위기는 비로소 사라질 수 있습니다.

YTN 홍민기[hongmg122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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