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6.5m 떨어져 5분 접촉 후 감염..."에어컨 공기 흐름 탓"

식당서 6.5m 떨어져 5분 접촉 후 감염..."에어컨 공기 흐름 탓"

2020.12.01. 오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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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서 6.5m 떨어져 5분 접촉 후 감염..."에어컨 공기 흐름 탓"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출처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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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형 에어컨이 설치된 식당에서 6.5m 떨어져 5분간 머문 사람들 간에 코로나19 침방울 감염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주형 교수팀은 질병관리청 감염병 조사시스템으로 6월 17일 양성 판정을 받은 전주시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이었던 전주시 확진자 A는 6월 16일 최초 증상이 나타났고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구팀은 잠복기를 고려해 A가 같은 달 2일부터 15일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가정했다.

A는 해외여행은 물론 전주 외 여행이 없었고 이 기간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경우는 한 곳뿐이었다. 그곳은 전주시에 있는 한 식당이었는데, CCTV 분석 결과 A는 12일 대전에서 전주를 방문한 확진자 B와 5분가량 이 식당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B가 A의 감염원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A 일행은 12일 오후 4시에 식당에 들어왔고, 오후 5시 15분 B 일행이 들어오기 전 식사를 마쳤다. A 일행은 B 일행으로부터 6.5m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있었고 A는 테이블에서 이동하지 않았다.

이후 A는 5시 20분쯤 식당에서 나갔다. 5분 사이 두 사람은 모두 마스크 없이 각자의 일행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B는 이날 이 식당에서 방문객 11명과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직원 2명과 밀접 접촉했다.

이들 13명을 추가 검사한 결과 B 일행으로부터 4.8m가량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있던 C도 6월 2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이 식당 천장에는 에어컨 두 대가 가동되고 있었다. A와 B 사이의 공기 흐름은 초속 1.0m, B와 C 사이는 초속 1.2m였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실내에서 공기 흐름으로 인해 2m 이상 떨어진 사람 간에도 침방울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B와 더 오랜 시간 가까이 머물렀던 다른 손님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공기 흐름 방향이 감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봤다.

연구팀은 "의료 환경뿐 아니라 일상적인 실내 환경에서도 N95 마스크 또는 이와 비슷한 마스크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KF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등은 침방울 차단 효과가 충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내 환경에 대한 역학 조사 시에는 냉·난방기 위치를 봐야 하고 실내를 자주 환기해야 한다. 식당이나 카페 내 테이블 사이 거리는 1~2m가 넘어야 하며 공기 흐름에 따른 칸막이 설치가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연구팀은 "2m 이상 거리에서 침방울 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승인될 때까지 코로나19 방역 및 관리에 대한 업데이트된 지침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 호에 게재됐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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