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이어 지뢰까지...최전방 농촌의 '목숨 건 추수'

수해 이어 지뢰까지...최전방 농촌의 '목숨 건 추수'

2020.09.23. 오후 2:4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강진원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이용금 / 강원도 철원군 농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 저희 뒤로 보이는 이곳, 민간인 통제선 안쪽에 있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의 이길리 마을입니다. 1979년 정부 주도로 형성된 '전략 촌' 개념의 마을입니다.

당시 북한 오성산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이유로 한탄강보다 5m 정도 낮은 지대에 형성됐습니다. 저지대이다 보니 수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겠죠.해마다 크고 작은 수해가 발생하고 있고 집중호우에 한탄강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도 올해가 벌써 세 번째였습니다.

지난달 초 닷새간 7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주택 68동이 침수됐고 주민 139명이 대피했습니다.

그릇, 주걱 등 가재도구는 거리로 쏟아졌고 토사가 집안을 채웠습니다. 심지어 하천 범람으로 비무장지대에서 떠내려온 지뢰가 수십 발 발견되면서 공포감까지 더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확철 벼 베기 작업이 문제입니다.

[앵커]
참다 못한 주민들, 결국 청와대 앞까지 올라와서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현지 사정은 어떤지,강원도 철원군 농민 이용금 씨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이용금]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도 벼 베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뢰 폭발 위험 때문에 두려움도 크실 텐데 현장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이용금]
현장은 지금은 위험을 감수하고 들어가고 있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 되나요. 진짜 이거는 식은땀이 줄줄 나요. 거기 간다는 것 자체가.

그런데 이걸 우리가 추수해야 농민들이 먹고사니까. 안 할 수도 없고. 그나마 다소 안전한 지역이라고 하지만 진짜 논에 잠깐 깜빡하고 들어갔더라도 다시 나올 정도니까요.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벼 베기 작업인데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추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까?

[이용금]
그럼요. 콤바인 작업이, 거의 콤바인의 80%가 외지에서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9월 말이나 10월 1~2일쯤 되면 벼 베기를 해 되기 때문에 그 이유가 대부분 콤바인이 수급이 좀 어려워지고요.

또 벼가 생육이 비가 많이 와서 생육이 안 좋은 상태인데 다 적절한 시기에 베지 않는 벼가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그게 안 좋죠. 안 좋은 벼죠.

그래서 손해가 많이 나게 됩니다. 그래서 수확 시기에 맞춰서 수확을 해야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확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콤바인을 언제까지나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확 시기를 놓치면 벼의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하고 있다라고는 말씀을 해 주셨고요.

이렇게나마 추수를 할 수 있는 논이 있지만 아예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논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 면적이나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이용금]
정확히 그 면적이 얼마라고 추정할 수는 없는데, 우리가 농사짓는 사람들이 봤을 때 한 10헥타르 정도는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아예 군인들이 못 들어가게 바리케이드를 쳐놨습니다.

거기는 지뢰가 수십 발이 발견된 지역이고 그래서 아예 못 들어가게 바리케이드를 쳐놨죠. 그리고 물이 차가지고 강물이 차서 넘은 거죠. 지뢰가 150발 이상 발견됐으니까요.

그러니까 거기도 위험 지역으로 볼 수도 있죠. 왜냐하면 지뢰 탐지를 했지만 아주 꼼꼼하게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어디에 어떤 게 있을지 알 수가 없죠. 10헥타르 정도는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한 50헥타르 정도는 위험지역이라고 볼 수가 있죠.

[앵커]
선생님, 그리고 이길리 같은 경우에는 비 피해도 올해 특히 컸는데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입장이신 것 같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용금]
지금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수확을 못 하고 있는 논들 같은 경우는 그런 논들은 지뢰를 만들고 살포하면 국방부나, 민간인들이 만들어서 뿌리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면 그 논에 대해서 수확을 못하게 하면 그런 거에 대해서 보상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이용금 선생님과 휴대전화로 연결을 하다 보니까 오디오 연결음 상태가 좋지 않아서 다음 기회에 다시 연결해서 관련된 이야기 한번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철원군 농민 이용금 씨와 관련된 이야기 나눴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